윤석열*김건희가 기다리는 사건들
검찰*공수처*경찰*감사원*금감원 줄줄이 대기 중...
동시다발 진행 가능성...
특별검사 나설수도
방패가 깨지고 봉인이 풀렸다. 윤석열은 '대통령'에서 '전 대통령'으로 바뀌었다.
4일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으로 윤석열·김건희 부부를 지켜주던 헌법 84조 대통령 불소추특권이 사라졌다. 앞으로 그들을 둘러쌌던 갖가지 의혹들 수사가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 경찰, 공수처에 더해 정치적 상황에 따라 특검이 나설 가능성도 있다. 재구속은 시간 문제라는 전망이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 부부, 나토 정상회의 참석 일정 마치고 귀국길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지난해 7월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75주년 정상회의 참석 일정을 마친 뒤 전용기인 공군1호기에 탑승하고 있다
[내란·체포 거부 관련] 재구속 1순위?
윤석열씨를 제외하고 12·3 내란 사태로 재판에 넘겨진 이들에게는 모두 내란중요임무종사와 함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가 적용됐다. 대통령 직위에 있을 때 기소된 윤씨는 불소추 특권 탓에 직권남용 혐의가 빠졌는데, 추가 기소는 시간 문제일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검찰이 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윤씨는 체포 거부 관련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 피의자이기도 하다. 경찰 국가수사본부는 대통령경호처 김성훈 차장, 이광우 경호본부장 구속영장을 검찰을 통해 법원에 청구하면서 윤씨를 공범으로 묶어 놓은 상태다.
[20대 대선 공직선거법 위반] 다시 돌아가기 시작한 공소시효 시계... 남은 시간 4개월
수사 의지가 약해도 공소시효가 임박한 경우에는 마냥 뭉갤 수만은 없다. 20대 대선 명태균씨의 윤석열 후보 여론조사 무상 제공·조작 의혹이 이 경우다.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공소시효는 선거일 이후 6개월인데, 대선 2개월 뒤 대통령 취임에 따라 공소시효가 정지됐다. 이제 임기가 끝나면서 공소시효 시계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약 4개월 남았다.
명씨는 당시 윤석열 후보, 김건희 여사에게 80차례가 넘는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했고, 상당수는 조작된 것이라는 의혹이 핵심이다. 명씨가 여론조사 관련 내용을 윤 후보에게 보고하는 텔레그램 메시지가 공개되는 등 정황 증거는 이미 충분하다. 이는 윤석열·김건희 부부가 여론조사 무상 제공을 대가로 2022년 재보선에서 김영선 전 국회의원의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과도 엮여 있다. 어쨌든 검찰은 결론을 내야 한다.
▲조상원 서울중앙지검 4차장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시세조종 가담 의혹 사건 관련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24.10.17
[디올백·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검찰, 스스로 뒤집을까?
지난해 10월 서울중앙지검이 무혐의·불기소 처분한 디올백 수수 사건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은 검찰의 불공정·봐주기 논란의 대명사로 거론된다. 최재영 목사가 스스로 "청탁을 했다"고 자백하고, 대검찰청 검찰수사심의위원회에서 청탁금지법 위반 공소제기를 권고했는데도, 검찰은 면죄부를 줬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은 김 여사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 자체가 없었다는 점에서 논란은 더욱 컸다.
헌법재판소는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등 수사지휘라인 탄핵을 기각하면서도 "김건희의 문자나 메신저 내용, PC 기록 등을 확보할 필요가 있을 수 있음에도 각 피청구인(검사 3인)이 위와 같은 증거를 수집하기 위해 적절히 수사를 하였거나 수사를 지휘·감독했는지 다소 의문이 있다"라고 지적한 바 있다.
두 사건 모두 고발인의 항고로 현재 서울고등검찰청에 가 있다. 검찰이 스스로 뒤집을 수 있을까? 아직 끝나지 않았다.
[고발사주 시즌2, 해병대 채 해병 사건, 인천세관 마약수사 사건] 줄줄이 대기중, 칼 가는 공수처
공수처는 벼르고 있는 분위기다. 우선 '고발사주 시즌2'가 있다. 공수처는 지난달 고발 사주 사건 제보자 조성은씨가 윤석열, 김건희, 한동훈 등을 고발한 사건을 수사3부에 배당했다. 이 사건은 이미 한 차례 수사했는데, 대통령 취임 직전인 2022년 5월 손준성 검사장만 재판에 넘겼다. 손 검사장은 1심에서 유죄 선고를 받았지만 2심에서 무죄로 뒤집어졌다. 손 검사장은 웃었지만, 2심 재판부가 당시 검찰총장(윤 전 대통령)이 고발 사주 기획자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결문에 적시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은 상황이다.
공수처는 윤석열 김건희 부부가 2015~2019년 코바나컨텐츠 전시회에서 여러 기업으로부터 뇌물성 협찬을 받았다는 의혹 수사를 2년 넘게 가지고 있다. 지난 2023년 3월 검찰이 무혐의 처분을 내린 뒤,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 바로 공수처에 고발했다. 아직 수사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공수처가 진행중인 또하나 굵직한 수사는 해병대 채 상병 사망사고 관련이다. 2023년 채 상병 사고 수사에 대통령 신분이었던 윤씨가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 임성근 해병대 1사단장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김건희 여사의 계좌를 관리했던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를 통해 구명 로비를 했다는 의혹 등이다.
인천세관 마약수사 외압 의혹 수사도 공수처가 쥐고 있다. 2023년 9월 당시 백해룡 서울 영등포경찰서 형사2과장은 마약수사 브리핑을 앞두고 김찬수 영등포경찰서장으로부터 "용산에서 심각하게 보고 있다, 브리핑을 연기하라"는 말을 들었다고 폭로한 바 있다. 또한 조병노 서울경찰청 생활안전부장도 백해룡 과장에게 전화했는데, 김 여사와 친분이 있는 이종호 전 대표가 그를 승진 대상자로 언급해 논란이 더욱 커졌다.
▲이 시각 공수처 앞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윤석열 강제구인 시도를 예고한 지난 1월 22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종합청사 내 공수처 정문 입구에 취재진이 보이고 있다.
[양평고속도로, 대통령 관저 공사,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어른거리는 김건희 그림자
아직 본격적인 수사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폭발력이 큰 사안도 적지 않다. 대표적인 사안이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의혹이다. 2023년 5월 국토교통부는 예비타당성조사를 거쳐 확정된 서울-양평고속도로 종점을 양평군 양서면에서 강상면으로 바꾸었는데, 강상면 일대에는 김건희 여사 일가 땅이 있어 특혜 의혹이 불거졌다. 국토부 감사가 있었지만 꼬리자르기라는 비판이 컸다. 현재 경기남부경찰청이 수사 중이지만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대통령 관저 이전 공사 특혜 의혹에도 김 여사의 그림자가 아른거린다. 감사원은 김오진 전 대통령실 관리비서관, 대통령경호처 간부 수사를 요청하며 감사를 마무리했다. 관저 공사를 따낸 업체(21그램)가 김 여사의 코바나컨텐츠 후원 업체였는데, 감사원은 누가 추천했는지를 파악하지 못했다. "(김오진 전 비서관에게) 고문해서 밝힐 순 없지 않느냐"고 항변하기도 했다. 논란이 커지자, 감사원은 재감사에 나서기로 한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이 조사중인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도 있다. 삼부토건은 2023년 5월 우크라이나 재건 테마주로 주목받아 주가가 급등했는데, 의혹에 불이 붙은 건 김 여사 계좌관리인 이종호 전 대표가 카카오톡 단체방에서 "삼부 내일 체크하고"라고 발언한 사실이 드러나면서부터다.
2017년과 2018년 서울중앙지검장으로서 전직 대통령 박근혜·이명박씨 수사를 진두지휘했던 윤 전 대통령. 시간이 흘러 윤씨는 그들 신세가 됐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입장한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에 입장해 있다.
2025년 4월 4일 오전 11시,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시선은 정면에 머물러 있었다. 그로부터 약 1분 동안 숨막히는 정적이 흘렀다.
그리고 11시 22분, 그의 입에서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는 주문이 나왔다. 탄핵소추안이 접수된 지 111일 만이었다. 12·3 비상계엄 이후 최대 위기에 처했던 민주주의가 다시 시민의 품으로 돌아왔다. 동시에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사회적 정의가 실현될 수 있는 굳건한 토대가 다시 만들어졌다.
다만, 내란 우두머리 혐의 피의자 윤 전 대통령은 여전히 관저에 있다. 이런 상황에 대해 김준일 시사평론가는 이틀 전(2일),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검찰이) 김건희부터 포토라인에 세울 거다. 파면되면 일주일 안에 김건희 소환 조사한다. 왜냐하면 명태균 게이트 같은 경우는 지금, 김건희 빼놓고는 다 조사했다. 다 조사했는데 김건희를 못 부르는 이유는 딱 하나밖에 없다. 아직 파면이 안 됐으니까. (파면되면) 검찰은 바로 태세 전환할 거다. 검찰이 얼마나 정치적 조직인지 봐 왔잖나. 이제 줄타기 기막히게 해야 하니까 김건희부터 부를 거다."
'법불아귀(法不阿貴)', 법이 신분이 귀한 자에게 아부하지 않는 그 시간이 마침내 김건희 여사 앞에 도달했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사진은 2023년 12월 12일, 네덜란드 국빈 방문 당시 차량에 탑승한 전 대통령 윤석열씨와 부인 김건희씨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 의혹
공교롭게도 3일 나온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대법 판결 결과만 봐도 그러하다. 이날 대법원은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 9명 모두에게 전원 유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이에 대해 참여연대는 같은 날 논평에서 "검찰은 김건희의 계좌와 자금이 활용되고 최은순의 계좌도 빌려준 것으로 보았지만 시세 조종 행위와 무관하다는 납득하기 어려운 판단을 내렸다"며 "김건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 앞에서 검찰은 법 앞에 예외와 성역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건희 특검법을 즉각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가조작 방조 혐의로 기소돼 최종 유죄가 확정된 손아무개씨에 대한 재판부의 판단이 이같은 주장의 정당성을 뒷받침한다. 전주로 알려진 그에 대해 재판부는 "권 전 회장의 주가 조작 범행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지하면서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매수했다"고 판단했다.
이제까지 알려진 사실만으로도 김건희 여사의 경우는 손씨와 매우 다르다. 김 여사는 개명 전부터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갖고 있었으며, 유상증자 당시에는 권 회장의 소유 회사로부터 주식을 취득했다. 뿐만 아니라 권 회장 또는 도이치모터스 측에 사업자금을 빌려줄 정도로 김 여사는 권 회장과 특수 관계였다. 이 때문에 "김 여사가 미리 주가조작이 시작될 것을 알고 있었을 개연성이 있다"는 의혹(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선 당시부터 제기됐다.
공판 과정에서는 김 여사 계좌에서 이뤄진 거래 49건 중 48건이 시세 조종에 동원된 사실이 확인되기도 했다. 재판부가 유죄로 판단한 김 여사 소유 계좌 거래를 관리했던 주체는 블랙펄인베스트먼트로 이 사건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던 곳이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김 여사와의 연관성은 재조사를 통해 반드시 밝혀져야 할 의혹이다.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무혐의 처분했던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과 조상원 4차장, 최재훈 반부패2부장에 대한 탄핵심판 첫 변론기일이 2025년 2월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렸다. 최재훈 반부패2부장,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조상원 4차장이 입장하고 있다.
헌재도 의문을 제기한 김 여사와 이종호와의 관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관제탑'이었던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와 김 여사와의 관계 또한 그 실체가 무엇인지 명명백백하게 밝혀져야 할 의혹이다.
이 전 대표는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의 당사자로 지목 받을 정도로 김 여사와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두 사람이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던 시기에 집중적으로 연락을 주고받은 상황만 봐도 그러하다.
2024년 9월 jtbc는 김 여사와 이 전 대표의 통신 내역을 입수해 보도했는데, 그에 따르면 이들은 "검찰이 주가조작 사건을 고발한 황희석 전 법무부 인권국장을 불러 고발인 조사를 한다는 소식이 알려진 직후였던 2020년 9월 23일부터 1주일 동안 통화나 문자를 36차례나 주고받았다"고 한다. 이런 상황을 검찰은 확인하고도 김 여사에 대해 제대로 수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 3월 13일 헌법재판소가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사건을 부실수사했다는 등의 이유로 국회가 파면을 요구한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사 3인의 탄핵 소추를 기각하면서 드러낸 문제의식과도 맞물려 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주범들의 시세조종 범행에 김건희 명의의 증권계좌들이 활용된 사실이 수사과정 및 주범, 공범에 대한 형사재판을 통해 확인됐다. 김건희에게 공동가공의 의사가 있었는지, 정범이 시세조종 행위를 한다는 사실을 인식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김건희의 문자나 메신저 내용, PC 기록 등을 확보할 필요가 있을 수 있음에도 각 피청구인(검사 3인)이 위와 같은 증거를 수집하기 위해 적절히 수사를 하였거나 수사를 지휘·감독했는지 다소 의문이 있다."
▲2023년 5월 17일, 당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부인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를 접견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삼부토건 주가조작은 권력형 비리"라는 의혹
또한 이 전 대표는 삼부토건 주가 조작 의혹 사건과 관련해서도 거론되는 인물이다. 그가 '멋쟁해병' 단체 카카오톡 대화방에 2023년 5월 14일 "삼부 내일 체크하고"란 글을 남기고 나서 공교롭게도 우크라이나 재건주 호재가 쏟아져 나왔다.
그 후 12시간여 만에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부인 젤렌스카 여사가 입국했다. 윤 전 대통령과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의 젤렌스카 여사 접견, 추경호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우크라이나 측과의 1억 3000만 달러 규모의 차관 협정 합의 등이 이어졌다. 윤 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이 진행됐고, 삼부토건은 원 전 장관의 우크라이나 전후 재건사업을 위한 출장에 참여했다.
이 과정에서 삼부토건 주식 거래량은 폭증했으며, 이 전 대표가 카카오톡 대화방에 "삼부 내일 체크" 글을 남겼을 당시 1027원이었던 최고가는 두 달여 만인 7월 17일 5500원으로 급등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일부 이해관계자들의 100억 원 대 이익 실현이 있었다"고 인정하면서도, 김 여사의 연루 여부에 대해서는 "포함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국회에서 밝혔다. 하지만 금감원 측 조사 결과가 명확하게 공개되지 않은 현 상황에서 김 여사의 연루 여부는 여전히 의혹 대상이다.
"이종호와 김건희는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을 한 공범 관계이기도 하다. 그래서 삼부토건 주가 조작은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에 이어서 대통령의 권력을 주가 조작에 활용한, 소위 권력형 중대 카르텔 범죄, 권력형 비리라고 보고 있다. 금감원은 주가 조작 배후까지 조사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하고 싶다,"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3월 18일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
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 특혜 의혹... '법불아귀'의 시간
윤석열 정부 초기 제기됐던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종점 변경 특혜 의혹 역시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의혹의 핵심은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까지 통과한 사업이 뚜렷한 이유 없이 왜 김 여사 일가 소유지 쪽으로 노선이 변경됐느냐는 점이다.
이에 대해 지난 3월 11일 주무부처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자체 감사 결과는 오히려 의문을 키워놓은 모양새다. 국토부는 부적정행위로 적발된 공무원이 총 7명이었다고 밝히면서도, 정작 노선 변경과 관련하여 '누가, 어떤 이유로 그와 같은 지시를 했는가'라는 의혹의 '알맹이'에 대해서는 제대로 다루지 않았다. 철저한 진상 조사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윤석열 대통령 파면, 기쁨의 눈물촛불행동 주최로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관저 인근에서 열린 '윤석열 파면 선고 생중계'에 참석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 파면 선고를 지켜본 뒤 기쁨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법불아귀, 김 여사에 대한 비공개 검찰 조사를 사전에 보고받지 못 했던 이원석 전 검찰총장이 자신의 소회를 밝히면서 널리 알려진 말이다.
"검찰총장에 취임하면서 '법불아귀'라는 말씀을 드렸다. 국민들께 여러 차례에 걸쳐서 우리 법 앞에 예외도 특혜도 성역도 없다고 말씀드렸다. 그러나 대통령 부인 조사 과정에서 이러한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국민들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 했다." (2024년 7월 22일 당시 이원석 검찰총장 출근길 일문일답 중)
법 앞에 예외와 성역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회적 약속'과 마침내 김 여사가 마주할 것으로 보인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 피의자는 이제 전 대통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