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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탄고도

온리하프 2013. 6. 22.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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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백두대간의 산허리를 따라 걷다

 

 

 

운탄고도는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교역로인 차마고도(茶馬古道)에서 본뜬 이름이다.

중국 서남부의 고산지대에서 차와 말을 거래하기 위해 낸 길처럼 석탄을 운반하기 위해 닦았기 때문이다.

운탄고도는 채탄이 활발하던 1960년대부터 강원도 정선과 태백, 영월 등지에 만들어졌다.

그런데 1989년 채산성이 떨어지는 탄광을 정리하는 석탄산업합리화 정책이 시행되면서 쓸모없는 길로 전락했다.

1990년대 후반에는 폐광으로 인해 방치된 도로에 옹벽을 설치하고, 노면을 정비하는 공사가 진행됐다.

잊혔던 운탄고도는 레저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서서히 관심을 끌고 있다.

1천m를 넘나드는 고개와 굽이치는 능선을 따라 뻗은 길을 무리하지 않고 걸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태백산맥의 절경이 끝없이 펼쳐지고, 인파로 붐비지 않아 고요하고 평화롭다.

사실 운탄고도는 딱히 정해진 경로가 없다.

보통 야생화가 많이 피어 '천상의 화원'으로 불리는 만항재에서 영화 '엽기적인 그녀'에 등장했던 소나무가 있는 새비재까지를 일컫는다.

표고는 만항재가 1천330m, 새비재가 850m로 만항재에서 산행을 시작하면 오르막보다는 내리막이 많다.

문제는 길이다.

두 지점만을 걷는다 해도 약 32㎞이다.

한 시간에 3~4㎞를 나아간다면 8~10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길이 익숙하지 않고, 평탄하지 않는 곳도 있어서 시간을 넉넉하게 잡는 편이 낫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중간에 위치한 화절령을 활용한다.

만항재에서 화절령까지 걷거나, 화절령에서 새비재까지 이동하는 식이다.

만항재와 화절령이 출발점으로 적당한 이유는 교통이다.

만항재는 영동선이 다니는 고한역과 비교적 가깝고, 화절령은 하이원리조트에서 곤돌라를 타면 쉽게 닿을 수 있다.

반면 새비재는 버스 정류장에서 한참을 걸어야 하고, 운탄고도로 들어서는 길목을 찾기 어렵다.

또 해발고도가 낮아서 등산처럼 산길을 올라야 한다는 점도 부담스럽다.

운탄고도에는 편의시설이 없기 때문에 짐을 잘 꾸려야 한다.

식수를 넉넉히 챙기고, 먹을거리도 여유 있게 준비한다.

기온이 낮고 바람이 강하게 부는 구간이 있으므로 점퍼나 두꺼운 옷도 가져간다.

또 표지판과 지도가 거의 없기 때문에, 미리 갈림길 정보를 확인한다.

고도가 높은 운탄고도에는 봄이 늦게 찾아온다.

지난 5월 중순에 방문했을 때 비로소 신록이 우거져 있었다. 반면 가을과 겨울에는 빨리 접어든다.

특히 온 세상이 새하얀 운탄고도의 설경은 무척 아름답다고 알려져 있다.

 


② 만항재에서 새비재까지 트레킹 공략법

 

 

운탄고도는 32㎞에 이르는 긴 트레킹 코스이다. 크게 세 구간으로 나눠 코스별 특징을 정리했다.


만항재∼하이원C.C = 대장정의 시작이다. 만항재에는 강풍이 분다. 고산도시인 태백과 정선 시가지보다도 훨씬 높은 지점이다.

그러나 운탄고도를 걷다 보면 바람은 시나브로 잦아들고, 햇볕이 강해진다.

눈앞에는 높은 봉우리가 솟아 있고, 길가에는 다양한 나무가 자란다.

유명한 산처럼 사람이 많지 않아 좋다.

길이가 8.3㎞인 첫 번째 구간은 '혜선사'를 따라 걸으면 된다.

만항재 기점 3.5㎞, 혜선사까지 300m 남은 갈림길에서 바리케이드가 있는 오르막으로 나아간다.

이곳까지 아쉬운 점은 그늘이 별로 없다는 사실이다.

잠시 배낭을 내려두고 쉴 만한 장소를 찾아내기가 쉽지 않다.

바리케이드부터 약 1.5㎞ 정도의 완만한 오르막길이 끝나면 전망이 좋다.

강원도 동부를 가로지르는 산맥의 형세가 웅장하다.

이후에는 오르막과 평지, 내리막이 번갈아 나타나 지루함을 덜어준다.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저수지와 산사태를 막기 위해 박아놓은 나무 지지대가 눈에 띈다.

첫 번째 구간의 마지막 지점에 이르면 하이원리조트의 호텔과 골프장이 보인다.

운탄고도에서 대면하게 되는 유일한 대규모 인공 시설물이다.

함편 운탄고도는 산림청이 허가한 차량을 제외하면 통행이 불가능하다.

임도 어귀에 주차한 뒤 일부 구간만 걸을 수도 없다는 점에 주의한다.


하이원C.C∼화절령 = 이 구간은 전체적으로 힘겹지 않은 편으로 하이원리조트의 '하늘길'과 겹친다. 길이도 약 6㎞로 짧다.

하이원C.C에서 '마운틴콘도' 쪽으로 가면 산길이 이어진다.

그리고 다시 임도가 나타나면 왼쪽으로 걷는다.

이 구간에는 하이원리조트에서 도보여행자를 위해 표지판을 여기저기 세워 놓은 덕분에 길을 잃을 염려가 없다.

운탄고도에서 만나는 첫 번째 침상은 약 1.5㎞의 오르막이 끝나는 만항재 기점 10.6㎞ 지점에 있다.

그리고 200m 뒤에는 벤치가 있다. 적당한 곳에서 휴식을 취한다.

하이원C.C에서 화절령까지는 첫 번째 구간보다 나무가 우거졌고, 길도 포장돼 있지 않은 구간이 많다.

그래서 호젓한 분위기를 만끽하며 걸을 수 있다.

만항재를 기점으로 12㎞부터 화절령까지는 경사가 급하지 않은 내리막이다.

12.4㎞ 지점에는 두 번째 벤치가 있고, 상쾌한 숲길이 이어진다.

14㎞ 지점은 하이원리조트 곤돌라 탑승장으로 갈 수 있는 갈림길이다.

운탄고도는 앞으로 20㎞ 가까이 남았으므로 하산 여부를 판단한다.

화절령은 정선에서 영월로 넘어가는 고개이다.

땔나무를 구하러 산에 올라온 젊은이들이 꽃 꺾기 내기를 했다고 한다.

하이원리조트로 이동할 수 있는 마지막 분기점으로 리조트 폭포주차장까지는 40~50분 정도 걸린다.


화절령∼새비재 = 운탄고도에서 탄차가 가장 빈번하게 드나들었던 구간이다. 피로를 잊게 하는 전망 좋은 곳이 산재해 있는 것이 특징이다.

길이는 약 16.8㎞로 만항재에서 화절령까지와 비슷하다.

빠른 걸음으로 걸어도 4시간 이상 걸린다.

화절령에서 정면의 바리케이드를 지나면 오른쪽에 작은 표지판이 있다.

철쭉으로 유명한 두위봉으로 향하는 갈림길이다.

두위봉까지는 약 5㎞를 가야 한다.

운탄고도의 마지막 구간에는 오르막이 두 번 나온다.

우선 화절령에서 1.5㎞ 정도가 완만한 오르막이다.

경사진 길 왼편으로 백두대간의 산줄기가 펼쳐진다.

백두산에서 지리산에 이르는 백두대간은 한반도의 물줄기가 시작되는 곳이다.

트레킹으로만 접할 수 있는 비경이다.

화절령 기점 1.5㎞ 지점부터 약 5㎞는 내리막길이다.

표고 차가 350m 정도 된다. 중간에 쉬어갈 만한 침상, 작은 폭포, 푸른 숲이 있다. 이후 5㎞는 평탄한 길이다.

따라서 10㎞ 정도는 조금 편하게 걸을 수 있다.

운탄고도 최후의 오르막을 거치면 고랭지 채소밭으로 풍광이 변한다. 이곳은 채소를 수확하기 전인 8월이면 이국적인 풍경이 펼쳐진다.

만항재에서 시작된 운탄고도 트레킹은 새비재에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소나무 한 그루가 홀로 서 있는 새비재는 여행을 마무리하기에 적당하다.

타임캡슐공원에서 굽어보는 풍경이 아름답다.


 


③ 이동 방법, 함께 둘러볼 곳

 

운탄고도는 자가용보다 대중교통이 편리하다.

순환형 코스가 아니어서 도착지에서 차를 세워둔 곳까지 버스나 택시를 타고 가야 한다.

만항재까지 가는 법 =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열차가 좋다.

                                 서울 청량리역에서 정선 고한역까지 하루 7~8회 운행된다. 소요 시간은 약 3시간 20분이다.

                                 동서울터미널에서 고한터미널까지 시간당 두 대꼴로 운행되는 버스에 탑승해도 된다.
                                 고한에서 만항마을까지는 하루 4회 버스가 다닌다. 만항마을에서 만항재까지는 30분 정도 걸어야 한다.

                                 버스를 놓치면 택시를 탄다. 요금은 약 1만5천 원이다.

새비재에서 나오는 법 = 트레킹을 새비재에서 마치면 우선 함백역까지 내려가야 한다.

                                    거리는 5.7㎞,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함백역은 현재 기차가 운행되지 않기 때문에 버스를 타고 정선읍이나 영월읍으로 이동한다.

                                    정선읍보다는 영월읍으로 가는 버스가 많다. 도중에 예미역에서 내려 열차를 타도 된다.

추가 정보 = 새비재와 함백역 근처에는 식당이 없다.

                    함백역으로 하산했다면 상점에서 간단한 요깃거리를 살 수 있다.

                    반면 고한에서는 물품을 쉽게 구할 수 있다.

◇ 둘러볼 곳

▲ 함백역 = 건물이 낡았다는 이유로 2006년 철거됐으나, 주민들의 복원 운동으로 2008년 11월 다시 세워졌다. 1957년 처음 지어졌을 때는 주한 미국대사가 개통식에 참석했을 정도로 중요한 역사였다.

지금은 광업으로 활기가 넘쳤던 당시의 모습을 담은 사진 자료와 광부의 임금명세서, 광산 관련 서적 등이 전시돼 있다.

▲ 타임캡슐공원 = 영화 촬영지이자 '추억을 저장하는 장소'로 2011년 문을 열었다. 소나무를 중심으로 12개 별자리를 상징하는 방사형 블록이 배치돼 있으며, 그 아래 타임캡슐을 묻는다.

자유롭게 낙서할 수 있는 타일과 포토 존이 설치돼 있다. 타임캡슐은 짧게는 100일, 길게는 3년 동안 보관할 수 있으며, 이용료는 1만~7만 원이다.

▲ 정암사 = 삼국시대인 645년 지장율사가 수마노탑을 쌓고, 창건한 사찰이다. 세속의 티끌이 묻지 않은 절이라는 뜻으로 '정암사(淨巖寺)'라 명명됐다.

고한에서 만항재로 향하는 길에 있으며, 오대산 월정사의 말사지만 볼거리가 적지 않다. 특히 산비탈에 위치한 수마노탑은 수법이 정교해 보물 410호로 지정돼 있다.


④ 트레킹의 휴식처, 가리왕산 자연휴양림

 

동강으로 흘러드는 오대천과 조양강의 발원지인 가리왕산은 정선 서북쪽에 자리한다. 최고 높이는 1천561m로 함백산보다 약간 낮다.

자연휴양림은 깊은 골짜기인 회동계곡을 따라 조성돼 있다. 고한과 새비재까지의 거리는 약 45㎞이고, 자동차로는 50분 정도 걸린다.

가리왕산 자연휴양림에는 주목과 구상나무, 마가목 등 많은 수목이 자란다.

그래서 사방을 둘러보면 온통 초록빛이다. 어은골까지 이어지는 5㎞의 등산로, 탐방로와 야생화 화단 등이 갖춰져 있다.

3월부터 10월까지는 숲과 자연환경에 대한 지식을 전달하는 해설 프로그램과 목걸이, 솟대 등을 제작하는 목공예 체험이 운영된다.

숙박 시설로는 야영장과 숲속의 집, 휴양관이 있다. 야영장은 세 곳으로 나뉘는데, 제2야영장이 주차장과 가깝고 전망도 좋다.

제2야영장의 5개 덱(Deck) 중에는 1번이 명당이다.

다리 건너편에 있는 제1야영장은 갓길에 차를 대고 짐을 옮겨야 한다.

덱이 지나치게 붙어 있는 편인데, 그나마 13, 15, 17, 19번 덱을 선택하면 조용하게 쉴 수 있다.

오토캠핑장은 덱 사이에 나무가 있어서 보다 오붓한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또 샤워장과 화장실도 가깝다.

숲속의 집은 10채가 있고, 휴양관에는 방 14개가 있다.

입장료는 성인 1천 원, 청소년 600원, 어린이 300원이다. 숙박료는 야영장 7천 원, 오토캠핑장 9천 원이며, 숲속의 집과 휴양관은 3만2천~10만4천 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