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막골에서 바라보는 가장 아름다운 소양호 '춘천 오지마을 부귀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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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투데이=김미희 기자] 춘천 소양호선착장에서는 30분마다 유명 사찰이자 관광지인 청평사로 가는 배가 뜬다. 청평사는 1972년 소양댐이 들어서기 전에는 걸어서 찾던 곳이다. 지금은 설악산에서 발원해 인제와 양구를 거쳐 춘천에 이르는 물줄기 전체를 소양강이라 부르지만, 옛날 청평사 골짜기 아래에는 ‘작은’ 신영강이 흘렀다.
부귀리 산촌 생태 체험 마을 고갯마루를 넘어서자 부귀리 산촌생태체험마을이라는 알림판이 나타난다. 녹색마을이라는 문구도 보인다. 부귀리 노인정 앞 부귀교를 중심으로 길이 사방으로 나 있다. 부귀교 위로는 물안계곡을 따라 비포장길이 텃골까지 이어지고, 도중에 천전초등학교 부귀분교 터에 산촌생태체험장이 들어서 있다. 아래로 뻗은 길은 산막골까지 이어진다. 부귀리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산골짜기마다 집이 몇 채씩 흩어져 있고, 제각기 다른 이름을 가진 마을이 존재한다. 산막골로 넘어가는 고갯길은 작은 굽이가 한참 이어진다. 도중에 길 아래로 보이는 소양호반이 멋지다. 산막골을 2.5km 남겨둔 지점에 ‘건봉령 승호대’라는 안내판이 서 있다. 여기서 바라보는 소양호는 그야말로 절경이다. 고갯길을 돌아서는 순간, 뭐라 형언키 어려운 환상적인 절경에 감탄사가 절로 터진다. 육지 속 바다라고 할까? 아니면 산중 도원경이라고 할까? 호반은 하늘빛을 받아 푸르게 빛나고, 작은 섬들이 군데군데 떠 있는 모습이 어느 고요한 바다를 만난 듯하다. 아니, 그 어떤 바다보다 더 빼어나다. 이런 곳에 이만한 절경이 숨어 있다니, 마치 보물을 만난 듯 기쁜 마음에 카메라 셔터를 연신 눌러댄다. 건봉령 승호대에서 바라본 소양호 절경의 여운을 음미하며 산막골에 이르자 또 하나의 폐교가 나타난다. 1992년에 폐교된 상천초등학교 청천분교다. 풀이 자란 교정에 안내판이 서 있다. 1948년에 내평초등학교 청평분교로 설립돼 몇몇 이름을 거치다가 소양댐 건설로 수몰될 처지에 놓이자 원래 자리보다 고지대인 현 위치로 옮겨왔고, 거주민 감소에 따라 자연히 폐교됐다는 내용이다. 안내판을 읽고 있자니 건물지기 어르신이 더운 날씨에 칡차라도 한잔하라며 부르신다. 알고 보니 한국화가이자 서예가인 우안 최영식 선생이다. 폐교된 청천분교 교사를 개조해 작업실로 쓰고 있으며 14년째 거주 중이라고 한다. 우연한 만남이지만 우안 선생이 부귀리 내력이며 소양댐 수몰과 관련된 옛이야기를 술술 풀어놓는다. 재미난 이야기를 경청하자니 조금 전 하우고개와 텃골에서 만난 주민들이 생각난다. 그들 역시 낯선 여행자에게 마을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었다. 모두가 마을에 애착이 크다. 지난 추억을 되살리기라도 하듯, 기억으로만 존재하는 물 밑 마을의 이야기를 들려주려 애쓴다. 오지마을로 향하는 오향리 산막골을 돌아 나와 물안계곡이 소양호와 합류하는 지점까지 가 본다. 부귀교 위쪽 상류처럼 하류 쪽 물안계곡도 아기자기한 물길이 바위를 휘감아 돌거나 폭포와 소를 이루며 소양호에 흘러든다. 계속된 폭우 뒤끝이라 수위가 턱까지 차오른 합수 지점에 낚시꾼 하나가 자리를 잡고 있다. 대를 휘둘러 미끼와 찌를 멀리 던지는가 싶더니 고요가 찾아든다. 그 풍경 속으로 잠자리가 날아들어 물가 풀잎에 내려앉는다. 부귀리 고개를 넘어 오항리로 향한다. 오항리는 북산면 소재지다. 부귀리와 마찬가지로 한때 섬마을이었다가 추곡리를 지나는 국도와 길이 뚫리며 오지마을을 면한 곳이다. 그래도 여전히 강가에 배터가 있고, 하루 두 차례 배가 드나든다. 면소재지에서 좀더 들어가면 ‘수청’이라 새긴 현판이 걸린 정자가 보이고, 길이 두 갈래로 나뉘어 내평리와 오항리 배터까지 이어진다. 어느 쪽이든 끝나는 지점은 소양호다. 내평리와 오항리를 둘러본 뒤 추곡리 쪽으로 빠지면 춘천~양구 간 국도를 다시 만난다. 추곡리는 뭐니 뭐니 해도 추곡약수가 유명하다. 약수골을 찾아 약수를 바가지에 가득 퍼서 벌컥벌컥 마신다. 씁쓸한 듯 쇠 맛이 감돌며 청량한 기운이 몸안에 퍼져나간다. “크~ 좋다!” 요즘 대유행하는 ‘힐링’이란 말은 이럴 때 쓰는 거겠지? 부귀리와 오항리를 달리며 때 묻지 않은 청정한 기운을 온몸 가득 받아들인 뒤 춘천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가볍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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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특집|가자! 경춘선] 남춘천역 봉화산 735m
청평사선착장~청평골~하우고개~615봉~정상~청평골 월간마운틴 글 편집부 · 사진 양계탁 기자 입력 2013.03.07 11:25 수정 2013.03.08 17:50춘천의 북쪽을 방비하던 호국의 산
나라에 전란이나 큰 변고가 생겼을 때 피우던 불을 봉화(烽火)라 부른다. 빠른 통신수단이라고 해봤자 말이 전부였던 시절, 봉화는 변방 외적들의 침입과 같은 급보를 중앙에 알리거나 역으로 조정의 급한 사정을 지방으로 전하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었다. 문헌상으로 확인 가능한 봉화 사용의 시작은 삼국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고려를 거쳐 조선시대에 이르러서는 교통과 지형적 요지에 자리한 산 정상부라면 어김없이 봉화대가 설치돼 운용됐다.
↑ 정상에서 물안리 방향으로 내려가다 만난 노송 한 그루. 주변 조망이 가능한 조망 터다.
↑ 청평사선착장. 소양호의 수위에 따라 선착장의 위치는 그때그때 틀리다.
봉화산이라는 이름을 가진 산은 우리나라 도처에 널려 있다. 2007년 산림청 조사에 따르면 현재 확인 가능한 전국 봉화산의 수는 모두 47개. 봉화대가 사라졌거나 행정지역 개편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개명 가능성을 감안하더라도 적지 않은 수의 봉화산이 남아 있는 셈이다. 강원도 춘천시 역시 예외가 아니다. 군사나 지정학적으로 큰 산이나 물이 흐르는 곳은 예나 지금이나 요지중의 요지. 두 요소를 모두 갖춘 춘천은 봉화대 설치가 꼭 필요한 지역 중 하나였다. 이는 문명이 발달한 지금도 산과 물을 우회해 나 있는 현지 교통을 감안하면 쉽게 이해가는 대목이다. 현재 춘천에는 두 개의 봉화산이 자리해 있다. 북산면의 봉화산(735m)과 남면 방곡리와 강촌리의 경계에 솟아 있는 봉화산(486.8m)이 그것이다. 이 외 춘천 시내에 자리한 봉의산(301.5m)에도 봉화대가 있었다고 전한다.
한 때 긴 연기를 피워 올렸을 봉화대는 사라지고 지금은 주춧돌마저 온데간데없다. 하지만 멀게는 고려 말 몽고군의 침입에서부터 가까이는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을미의병 봉기에 이르기까지 이들 산정에서는 구국충절과 결사항전 의지를 담은 의로운 불꽃이 밤을 밝혔을 것이다.
한가한 평일 오전 춘천행 열차에 몸을 실었다. 연인들의 높은 웃음소리와 창밖을 무심히 바라보고 있는 노인들의 눈빛이 묘한 대비를 이룬다. 규칙적인 열차 진동에 몸을 내맡기길 두 시간 남짓. 남춘천역에 닿았다. 역사를 빠져나가 역 광장 한편에 서 있는 소양호선착장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버스는 매시 30분에 출발한다.
↑ 높이를 더하며 잡목 사이로 소양호와 일대 산들이 조망되기 시작한다.
산길
봉화산은 북쪽을 제외한 삼면을 소양호에 적시고 있다. 소양댐 전망대에서 바라볼 경우 청평사 방향 우측 대각선으로 바라보인다. 청평사선착장을 사이에 두고 오봉산(779m)과 마주하고 있으며 춘천시와 화천군 경계에 솟은 북쪽 부용산(882m)과 능선으로 이어져 있다. 봉화산 산행거리는 그리 길지 않다. 하지만 찾는 이들이 적은 탓에 길 찾기에 애를 먹을 수 있다. 간혹 만나는 선답자들의 표지기 외에는 산행 안내 팻말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초행자의 경우 단독산행을 피하고 경험자와 함께 하는 게 좋다.
↑ 봉화산 정상에 나부끼고 있는 하얀 표지기. 정상임을 알 수 있는 유일한 표식이다.
산행 기점인 청평사선착장으로 가려면 소양강댐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한다. 선착장에서 왼쪽은 청평사, 오른쪽은 하우고개를 거쳐 물안리로 이어진 길이다. 하우고개 쪽으로 포장로를 따르면 작은 농가 하나와 만난다. 여기서 왼쪽 골짜기를 거슬러 오르면 하우고개에 닿게 된다. 잡목이 우거진 산길은 잘 닦인 도심 속 등산로에 익숙한 이들을 갸웃하게 만든다. 하지만 초입의 다리수고를 감내하면 이후 길은 비교적 뚜렷해진다. 계곡 물줄기를 따라 40여분 오르면 하우고개에 닿는다. 고개를 약간 내려선 지점 오른쪽에 표지기 두 개가 바람에 나부끼고 있다. 이곳에서 산길로 접어들어 줄곧 능선을 따르면 삼각점이 있는 615봉을 거쳐 봉화산 정상에 올라서게 된다. 도중에 크고 작은 바위들이 얼기설기 얽힌 바위지대를 지나는데 눈이나 비가 내린 후라면 미끄러짐에 유의해야 한다. 또 이 구간에는 뱀이 많이 살고 있다하니 주의할 필요가 있다.
↑ 615봉 지나 정상 오르기 전 만나는 바위지대. 왼쪽 아래는 가파른 절벽을 이루고 있다.
높이를 더하며 능선 오른쪽 잡목 사이로 소양호가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이웃한 오봉산과 부용산도 뚜렷이 바라보인다. 봉화산 정상에는 정상석은 고사하고 마땅한 팻말 하나 찾아볼 수 없다. 그만큼 찾는 이들이 적다는 반증이다. 편리함에 익숙한 이들에게는 다소 불편할지 모르나 호젓한 산행을 원하는 이들에게는 제격이다.
하산은 왔던 길로 되돌아 내려가거나 하우고개로 내려간 뒤 포장길을 따라 선착장으로 가면 된다. 후자의 경우 다소 지루하게 여겨질 수 있지만 차량 통행이 없는 도로를 따라 걸으며 주변 산세와 소양호를 즐길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해빙기에는 도로 옆 가파른 사면에서 낙석이 자주 발생하므로 유의해야 한다. 산막골이나 물안리로 내려가는 방법도 있지만 교통편과의 연계가 용이하지 않아 그리 추천할만하지 못하다.
↑ 봉화산 등산로는 뚜렷이 식별이 가능하나 찾는 이들이 적은 탓에 잡목이 우거져 있다.
먹을거리
남춘곤계란
곤계란이란 부화가 진행 중이거나 중단된 유정란을 익힌 것을 가리키는 단어. 각종 영양소들이 고루 들어있고 특히 단백질이 풍부해 건강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제 형태를 거의 갖춘 병아리의 모양이 부담스러워 찾는 이들은 마니아층에 국한되어 있다. 이곳은 남춘천역 광장 앞에 있으며 실제로 가보면 상호와는 달리 푹 찐 계란도 낸다. 계란 세 개에 천원, 막걸리 한잔에 천원이라는 저렴한 가격 탓에 열차를 기다리며 시간 때우기 장소로는 그만이다. 이 외 파전과 순대, 닭발 등의 안주류와 토스트 등도 맛볼 수 있다.
남춘곤계란 033-256-3936 ⓜ
information
청평사
청평사는 서기 973년, 고려 광종 24년에 영현선사가 세운 사찰이다. 창건 당시에는 백암선원이라 명명하였다가 문종 22년(1068)에 감찰사로 내려온 이의에 의해 중건되며 보현원이라 개명됐다. 후에 이 절을 중수한 이자현은 이의의 아들로 절에 문수원이라는 새 이름을 붙였다. 특히 이자현은 아름다운 일대 경관에 반해 관직을 버리고 이곳에 은둔하며 선(禪)을 즐긴 걸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청평사 주변에 자연경관을 살린 대규모의 정원을 가꾸기도 했다. 청평사라는 지금의 이름은 조선 명종임금 때 보우스님이 단 것이다.
절은 소양호유람선선착장에서 배로 10여분 거리에 위치한 청평사관광지 내에 자리하고 있다. 청평사선착장에서 내린 뒤 왼쪽으로 가다보면 다리 하나 건너 수목이 우거진 숲길에 들어서게 된다. 이 길을 계속 따르면 산림청 지정 100명산 중 하나인 오봉산(779m) 등산로와 만날 수 있다. 아기자기한 계곡을 거슬러 오르면 높이 7m에 아홉 가지 소리를 낸다는 구성폭포가 얼굴을 내민다. 그밖에 청평사 고려정원 영지, 회전문, 3층 석탑 등의 볼거리들이 널려 있다.
청평사매표소 (033-244-1021)
신북장터
날짜 끝에 4와 9가 들어간 날이면 신북읍사무소 앞에서 장이 열린다. 장터는 소양강댐 오가는 길목에 위치해 둘러보기 편하다. 도심 속 대형마트의 편리함이나 화려한 구색 따위는 찾아볼 수 없지만 구수한 인심과 입담을 곁들인 한 순배 술에 산행의 피로가 씻은 듯 사라진다. 값싸고 질 좋은 농작물은 보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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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양호에 이런 곳이? 산동백 흐드러진 건봉령
[강원도 구석구석] 소양호 호숫가 산동백 군락지, 산막골 가는 길
산막골에 다녀왔다. 산막골 가는 길, 소양호가 내려다보이는 높은 고갯길에 산동백이 노란 꽃망울을 터트리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서다. 산동백이 호숫가 높고 가파른 산비탈을 노랗게 물들이고 있다니, 그 풍경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산막골은 춘천시 북산면 청평2리, 730여 미터 봉화산 아래 소양호가 내려다보이는 위치에 있는 작은 마을이다. 산촌생태마을인 부귀리에서도 산길을 더듬어 가며 한참을 더 들어가야 하는 곳이다. 지도만 봐도 산자락을 타고 넘어가는 길이 상당히 어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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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벽을 깎아 만든 좁은 길. 낙석 주의 표지판. | |
ⓒ 성낙선 |
이런 곳에 길을 내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사람들 참 용하다. 그 길에 다행인지 불행인지 아스콘이 깔렸다. 하지만 폭이 좁은 게 요즘에도 이렇게 험한 길이 있나 싶다. 길은 또 왜 그렇게 심하게 구부러지는지 그 길에 뭐가 있을지 알 수 없다.
하지만, 듣던 대로 그 험한 길 곳곳에 산동백이 노란 꽃을 피우고 있다. 이 무렵 강원도 깊은 산골에 꽃을 피우는 나무는 산동백이 거의 유일하다. 산이 온통 회색빛을 드러내고 있을 때 노란 산동백 몇 그루가 매우 강렬한 인상으로 다가온다.
만약에 산동백과 다른 꽃이 같이 피었다면, 산동백이 그처럼 강한 인상을 주지는 못했을 것이다. 산동백 자체는 은은한 노란 빛을 띠고 있다. 굳이 경쟁을 해야 할 상대가 없는 상태에서 필요 이상으로 강한 빛을 띨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그러고 보니, 이 길에 산동백마저 없었다면 얼마나 삭막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고 이 산에 산동백만 있는 건 아니다. 그 수로는 오히려 다른 나무에 밀릴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시점에 산동백이 이 산의 주인 노릇을 하고 있는 건 피할 수 없는 사실이다.
지금 이 산에서 산동백 말고 다른 나무는 거의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중간에 소월정이라는 현판이 붙은 정자 아래, 진달래가 몇 그루 꽃을 피우고 있는 게 눈에 띈다. 하지만 그 진달래도 지금 이 산 속에서는 아직은 객쩍은 나그네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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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봉령에서 내려다 보이는 소양호. | |
ⓒ 성낙선 |
노란 산동백 곱게 물든 소양호, 그곳에서 마주한 비경
그 산 속을 얼마나 돌아 들어갔는지 알 수 없다. 그러다 어느 순간, 소양호가 내려다보이는 높은 고개 위에 철판으로 만든 표지판이 하나 서 있는 게 눈에 들어온다. 그 표지판에 검은 글씨로 '건봉령', '승호대'라는 명칭이 적혀 있다.
이 길에서는 조금 생뚱맞다 싶은데, 이곳에 이런 표지판을 세운 이유는 깊이 생각해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그 자리에서 거대한 소양호와 그 소양호를 둘러싸고 있는 산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 풍경이 가히 절경이다. 산과 호수를 발 아래로 내려다보는 기분이 장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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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양호가 한눈에 내려가 보이는 건봉령 정상, 승호대라고 적혀 있는 표지판. | |
ⓒ 성낙선 |
가슴이 벅차다. 호수 너머 먼 산에는 아직도 산 정상이 하얀 눈으로 덮여 있다. 마치 소양호가 겨울과 봄의 경계선을 형성하고 있는 듯한 풍경이다. 이곳에 서서 비로소 산막골로 산동백을 보러 와줄 것을 청했던 사람의 마음을 읽는다.
산막골 가는 길은 길 자체가 풍경이다. 대관령, 미시령도 이 길처럼 심하게 굽어 돌지는 않는다. 굽잇길마다 다른 풍경이 나타난다. 그 길에 소양호가 있고, 산동백이 있다. 계절을 달리 해서는 또 다른 풍경을 보여줄 게 틀림없다.
산동백은 소설가 김유정이 <동백꽃>이라는 제목의 소설을 써서 유명해진 꽃나무다. 원래 이름은 '생강나무'다. 강원도에서는 생강나무를 '동박나무' 또는 '산동백'이라 부른다. 영 다른 이름이 붙은 셈인데, 그 배경에 강원도 사람들만의 애환이 있었던 모양이다.
옛날에는 머리를 단장할 때 동백기름을 이용했다. 그런데 강원도에서는 동백기름을 구하기가 어려워 생강나무 열매로 짠 기름을 대신 사용하면서 산동백이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진짜 동백기름은 아니지만 생강나무 기름도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았었을 듯싶다.
김유정은 소설에서 산동백을 두고 '한창 피어 퍼드러진 노란 동백꽃'이라거나, '알싸한 그리고 향긋한 그 냄새'와 같은 표현을 썼다. 어쩌면 생강나무 기름의 그 알싸하고 향긋한 냄새가 동백기름보다 더 좋았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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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막골, 산비탈을 물들인 산동백. | |
ⓒ 성낙선 |
뒤숭숭한 세상, 그래도 꽃 피우기를 멈추지 않는 산동백
산동백은 개나리, 진달래보다 먼저 꽃을 피워 온 세상에 서서히 봄이 도래하고 있음을 알려주는 식물 중 하나다. 자연히 헐벗은 산에 저 혼자 노란 빛을 띠고 서 있는 모습이 상당히 고고해 보인다. 하지만 요즘은 그 모습이 더러 애처로워 보일 때도 있다.
요즘은 날씨가 봄인지 겨울인지 분간이 안 갈 때가 많다. 하루에도 몇 번씩 날씨가 뒤바뀌는 게 도무지 정신이 차릴 수가 없다. 세상이 뒤숭숭하다 보니, 날씨마저 세상 분위기 따라 제멋대로 변하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요망한 세상, 맘 편히 살 수 있는 날이 언제나 오려는지이럴 때 우리가 자살률 1위에 행복지수 하위권인 나라에 살고 있는 현실을 실감하지 않을 수 없다. 사실 평생을 '전쟁'을 치르며 사는데 '행복'을 말하는 게 우습다. 이런 때 기필코 제 먼저 꽃을 피워내야만 하는 산동백의 신세가 왠지 남의 일 같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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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수유 | |
ⓒ 성낙선 |
건봉령을 되넘어오는 길, 굽잇길을 돌 때마다 또 다시 산동백이 슬쩍 슬쩍 고개를 내민다. 그런데 저 멀리 서 있는 나무가 산동백인지 산수유인지 잘 구분이 가지 않는다. 그렇다고 그 나무를 자세히 들여다보기 위해 산비탈을 기어오를 수도 없는 노릇이다.
산동백 꽃은 산수유 꽃과 모양이 비슷해 얼핏 그 차이를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꽃이 먼저 피고 잎이 나중에 나오는 것도 똑같다. 그래도 산동백의 경우 꽃받침이 여섯 개이고, 산수유는 네 개라는 점이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또 다른 차이는 산수유가 가지에서 튀어나온 짧고 가느다란 꽃대 끝에 꽃을 매다는 것에 비해 산동백은 꽃이 별다른 꽃대 없이 가지에 밀착해 핀다는 점이다. 산동백이 주로 산에서 많이 자라는 것과 달리 산수유는 주로 평지에서 많이 자란다는 것도 조금 다르다.
산막골에 산동백이 아름답게 피었다는 소식을 알려준 사람은 올해로 14년째 산막골 주민으로 살고 있는 우안 최영식 화백(60)이다. 최 화백은 산막골에서 폐교가 된 청평분교를 화실로 개조해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소나무를 주로 그려 '소나무 화가'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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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막골, 어느 집 지붕을 덮고 있는 산수유. | |
ⓒ 성낙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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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막골, 농가 지붕 위로 불이라도 붙은 것 같은 산수유. | |
ⓒ 성낙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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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막골, 어느 집 지붕을 덮고 있는 산수유. | |
ⓒ 성낙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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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막골, 농가 지붕 위로 불이라도 붙은 것 같은 산수유. | |
ⓒ 성낙선 |
승용차 : 45km/1h20m 소요
가지능선 : 8km/4h
봉화산의 가지능선 산행(소양호)
지역:춘천시 북산면 청평리,부귀리
날짜:2014년3월9일(일요일)
날씨:맑음
산행인원:27명
산행시간:3시간20분
소양호 선착장:오전출발,동면배 승선 08시30분
작은산막골 입구에서 산행시간:08시40분
산행종료시간:12시00분
소양호 가지능선 끝에서 자유시간
가지능선 끝에서 15시10분경 동면배 승선
소양호 선착장 도착:16시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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