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권역

금강산 화암사~신선대 트레킹

온리하프 2020. 11. 9.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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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  랭  글

 

 

 

 

11:34    금강산 화암사 제1주차장

 

"대한민국"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의 공식적 국호다.

그것을 모르는 이는 아무도 없다.

그리고 또 하나 일컫는 말이 하나 있는데, 바로 "금수강산"이다.

비단에 수를 놓은 듯 매우 아름다운 산천으로

함경북도 북쪽 끝에서 제주도 남쪽 끝까지

3,000리가 되는 우리나라의 자연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그중 금강산이야 말로 백미가 아닐 수 없다.

1998년 금강산 관광이 시작되었다.

그때는 사회초년병이라 한참 일에 여념이 없을 때라서 엄두 조차 못 냈고~

 몇 년의 시간이 흘러 방문 계획을 짜는 순간, 박왕자 사건(2008년)이 터지고 말았다.

 

그 뒤 일정 금액 선납하면 "여행경비 50% 할인" 상품에 가입하였고,

아직까지 10년이 더 흘렀지만 남북관계는 크게 나아지질 않았다.

함께 살고 있는 여와 야가 흑백논리로 서로를 경멸시하는 데~

어언 70년 간 가로막힌 남북의 휴전선이 쉽게 뚫릴 리 만무하다. 

 

그 갈증을 축일 수 있는 곳이 고성이다.

강원 고성에는 금강산의 3개 봉우리인 신선봉, 마산봉 그리고 향로봉이 있다.

 

오늘은 신선봉 아래 추색 짙어가는 금강산 화암사를 찾아보고자 한다.

 

 

 

 

 

고성군 토성리에 있는 천년고찰 화암사.

신라(769년) 때 창건되었으나 몇 차례 화재와 수마~

그리고 6.25로 많은 손실을 입어 1990년대에 중창되었다.

 

일주문을 보면 ‘금강산 화암사(金剛山 禾巖寺)’라고 표기되어 있다.

금강산이 시작되는 초입에 터를 잡고 있다.

민통선 내(거진읍 냉천리)의 건봉사 역시 '금강산 건봉사'라 칭한다.

 

설악산과 금강산 정기가 그대로 흘러내린 터에 지어진 화암사.

조금 오르면 사찰 뒤로 금강산 일만 이천 봉 중 첫 줄기인 신선봉(1204m)을 볼 수 있다.

 

 

 

 

 

일주문을 지나면 좌측으로 부도탑이 보인다.

 

 

 

 

 

덕이 높은 승려의 사리나 유골을 넣고 쌓은 둥근 돌탑.

이는 화암사에서 수행한 고승들의 사리탑을 모아놓은 곳이다.

춘담대법사탑을 비롯하여 화곡, 영담, 원봉, 청암스님 등의 부도 15기가 세워져 있다.
모두 조선 후기에 것으로 추정된다.

 

조금 더 걷다 보면 이곳 말고도 부도군 승탑이 여러 곳에 산재해 있음을 알 수 있다.

 

 

 

 

 

완연한 가을~

걷기 좋은 계절이다.

 

좌우로 뻗은 참나무숲길이 맑은 자연을 선사하며 말없이 길을 내준다.
가을이면 화려하게 단장하는 단풍나무와 푸른 참나무 등의 활엽수들은~

무성하게 우겨져 그늘을 드리우고,

쉬어가는 바람결 따라 잔물결 소리 내어

길을 걷는 이들에게 자연의 풍요로움과 마음의 안정을 선사한다.

숲길은 깨끗하게 포장되어 사찰 입구까지 차로 편히 이동할 수도 있지만~

그보다 자연이 주는 메시지를 되새기며 걸음걸음 명상에 잠겨 걸어 본다.

 

 

 

 

 

음식 냄새가 난다.

간단히 먹을 것을 판매하나 보다.

 

신선한 공기에 기름 냄새 스미니 불편스럽다.

 

 

 

 

 

11:53    산행 시작한 지 20여 분 만에 수바위에 도착한다.

 

화암사의 명성은 수바위에서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화암사 이름은 이곳과 관련된 전설에서 유래됐는데~

 

민가와 떨어져 시주를 구하기 어려운 두 승려가 

바위 꼭대기 구멍에서 쌀을 얻었다는 데서 연유해

벼 화(禾), 바위 암(巖) 자를 사용하게 됐다고...

 

 

 

 

 

수바위에서의 화암사 전경.

 

윗 사진에 설명되었듯, 수바위에 대한 그러한 전설도 유래되고 있지만~

내가 보기엔 사진 우측의 손가락처럼 생긴 바위를 보고

손 수(手)자를 써서 수바위라 칭하게 되지 않았나 싶다.

 

 

 

 

 

눈에 보이는 상봉과 신선봉이 금강산 일만 이천봉의 출발점인 동시에 끝 지점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 몇 번 돌아보았으니...

 

그래서인가? 이젠 신비감도 좀 덜하고, 힘도 달려 엄두가 나질 않는다.

물론 무릅관절 보호가 최우선이고...

 

가게 된다면 이젠 두 코스로 나눠야 할 듯하다.

화암사~상봉~화암재~화암계곡~화암사.

창암~대간령~신선봉~문암천~도원저수지.

 

두 산행 끝 지점에 청정옥수가 있다.

금강산 기를 받고자 산행과 족욕이 가능하다.

 

 

 

 

 

수바위를 내려와 다시 산길을 따라 성인대로 향하는 데~

주변 소나무에서 나오는 솔향의 그윽함이 진하고 좋다.

 

 

 

 

 

12:30    신선대(성인대 645m).

오늘 코스 중 가장 높은 곳이다.

화암사 오르는 길 입구에서 한 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신선암.

능선에 오르니 북풍이 대한 하다.

휘몰아치는 바람에 몸 가누기 힘들 정도다.

 

 

 

 

 

오늘 코스 중 하이라이트인 곳~~

바다, 설악산, 금강산... 등 사방 조망이 장쾌한 곳이다.

 

 

 

 

 

그러나 박무, 연무, 해무, 운무... 때문인가?

아니면 그것들이 여럿 썩인 현상 때문인지 조망이 형편없다.

달마산과 울산바위는 형태뿐이고 화채봉은 어렴풋하다.

 

 

 

 

 

오랜 시간의 풍화작용으로 바위 형태가 비밀의 정원인 듯 착각된다

 

 

 

 

 

이 기이한 바위 앞에서 어느 누가 인증샷 마다하겠는가?

늘 문전성시인 곳인데~

언택트 시대라 그나마 여유롭다.

 

 

 

 

 

낙타바위 배경 삼아 인생 샷 하나 건져야겠지만 그렇지 못하다.

찍히는 것보다 찍는 것을 더 좋아하니...

유명 화가나 사진사의 작품에, 본인이 없듯 말이다. ㅎ~

 

 

 

 

 

거센 바람, 바위 절벽...

스릴 느끼며 신선암 마지막까지 내려와 속초를 담지만 여엉~ 아니 올씨다 다.

 

 

 

 

 

거리와 산행시간이 짧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주변 조망이 대단하고,

기이하고 특이한 바위형상에 유혹되어 자주 오게 된다.

 

 

 

 

 

강풍 때문인가?

낙타바위 옆에 장사진 치고 있어야할 무리들이 보이질 안는다.

간혹 이렇게 쏠로 산객만이...

 

우리는 Untact니, Ontact니 하는 이런 생활이 익숙지 않지만 터득해야 한다.

코로나19로 인한 세상살이가 많은 변화를 준다.

백신이 개발된다 해도 또 다른 제2, 제3의 바이러스가 창출되지 않으리란 법은 없다.

 

개인은 약하지만, 단체로라면 강하다.

그래서 너도 나도 클럽 몇 개 쯤은 갖고 있다.

그렇게 어울릴 친구들이 없다면 사회낙제생으로 취급받기 쉽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어쩔 수 없는 변화에 적응하려면 이렇게 홀로 강해지는 연습이 필요하다.

 

 

 

 

 

오후가 되니 조망이 편해진다.

상봉과 신선봉이 한눈에 들어오고...

 

그 어느 겨울이었던가?

저곳을 넘을 때의 매서웠던 겨울 칼바람이 아직도 몸서리 쳐진다.

 

따스한 여름, 움푹 파인 웅덩이엔 고추개구리가 헤엄치곤 했는 데...

이제는 어디서 날라 왔는지 낙엽만이 가라앉아 있다. 

살아 움직이는 생물은 서서히 동면에 접어든다. 

나 또한 내년 봄을 기약한다.

 

 

 

 

 

13:35    이곳에서 직진하면 백두대간

황철봉~미시령~상봉~신선~마산봉으로 연결되지만 출금지역이다.

하지만 많은 이가 30만 원의 벌금을 의식치 안고 통행한다.

우측이 화암사 방향~~

 

 

 

 

 

신선계곡 가로지르는 세심교를 건너며 마음을 깨끗이 씻고~~

 

 

 

 

 

이 어리석은 중생은 그 계곡물 한 모금에 해탈을 바란다.

 

 

 

 

 

팔각모양의 종각이 감탄을 자아낸다.

금강산의 다른 이름 풍악산을 뜻하는 것인지 풍악제일루이다.

그 뒤로 수바위가 멋지게 비친다.

 

 

 

 

 

금강산 팔만구암자의 첫 번째로 손꼽히는 토성면 신평리에 위치한 화암사(禾巖寺).

 

대웅전은 건립된 지 얼마 안 된 건물이지만~

꽃 문살과 단청이 매우 화려하면서도 정교하게 장식돼 있다.

 1991년 세계 잼버리대회 때 불교국가 천여 명이 대웅전에 왔다고 한다.

 대웅전 앞에는 구층석탑이 마주 보고 자리해 있다.

화암사는 절터의 기운이 매우 센 곳이라 예부터 많은 화재가 발생했는데,

이 탑은 주변의 이러한 센 기운을 억누르기 위해 최근에 세운 비보 성격의 탑이라고...

 

 

 

 

 

수바위가 얼마나 거대한지

사진 우측의 서있는 두 사람과 그 크기를 비교해보면 알 수 있다.

 

 

 

 

 

삼성각 안에는 금강산 천선대, 상팔담, 세전봉, 신선대 등~

금강산의 이채로운 풍경이 그려져 있다고 한다.

이것이 화암사가 금강산 1만 2천 봉 8만 9암자 중 남쪽에서 시작하는 신선봉의

첫 암자라는 것을 증명해주는 것이라고...

 

 

 

 

 

14:25    "금강산 1만 2천봉 8만 9 암자"라 하여

12,000개의 봉에 80,009개의 절이 있다는 얘기가 아니고~

팔만(八萬)이란 인도 말로 "많다"라는 뜻이고 실제 숫자와는 거리가 멀 것이다.

 

추색 가득한 화암사 숲길에서의 명상시간은

어지렵혀 있던 내 마음을 한층 깨끗하게 해줬다.

 

설악과 바다 조망에 미련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 몸 추해감 어찌할 수 없다지만, 그 바다와 산이 어디 갈쎄냐?

 

다음을 기약하고 내 고향 춘천으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