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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1 남춘천역에서 09:23 상봉행 열차를 타고 굴봉산역에 하차했다.
역에서 북한강 방향으로 500 여 m를 빠져나와 남산초등학교 서천 분교장 앞에 섰다.
이곳 반대편으로 굴봉산 들머리가 있기 때문이다.
굴봉산 들머리 방향~~
2016년 2월에 굴봉산 등산을 마지막으로 거의 5년 만에 다시 찾게 되었다.
곳곳의 봉우리엔 벤치가 놓여 있고~
가쁜 숨을 고르며 잠시 휴식을 취한다.
북한강 건너편의 월두봉이 하늘로 치솟아 있다.
숨을 고른 후~
갈 채비를 마치고 잠시 봉우리를 내려서니,
이내 다시 오름 계단이 나타난다.
그러기를 두서너 번~
이윽고 굴봉산 정상부에 도착한다.
11:03 굴봉산 정상에서의 경치가 좋다.
월두봉(460m) 좌측 뒤로 연인산(1068m)과 명지산(1267m)이 보이고~
경기의 최고봉인 화악산(1468m)이 그 우측으로 희미하게 비친다.
명지산에 가려진 한북정맥 마루금은 마음으로만 짐작이 되고...
이 정도의 조망만으로도 충분한 보상이 된다.
오늘은 뷰가 참 좋다.
힘겹게 정상에 올라 지난 시절 올랐던 산그리메를 더듬어 보노라면~
영화관 촬영실의 영사기에 필름 감기듯 이내 그 추억들이 스쳐 지나간다.
사람은 추억을 먹고 산다는 데~~
저 수많은 산들을 함께 넘나들었던 인연들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개중엔 세상을, 산을 등진 이도 있고~
속세를 벗어난 이도 있으며...
그 끈을 놓치 못해 아직도 산을 헤메는 이가 있을 것이다.
굴이 많아서 지여진 굴봉.
굴봉산(窟峰山·394m)은 '아침에 일어나니 유명해졌다'는 말이 잘 어울리는 산이다.
10년 전 이맘 때 경춘선 복선전철이 개통되면서
인근에 '굴봉산역'이 생겨 갑자기 유명해졌기 때문이다.
옛 경춘선 열차가 경강역에 섰던 시절에는 찾는 이가 거의 없었던 조용한 곳이다.
하지만 전철로 접근이 쉬워지며 경춘선의 새로운 인기 산행지로 떠올랐다.
정상부 모습.
의자에 앉아 가지고 온 감자떡을 따뜻한 오미자 차와 함께 취한다.
산의 8부 능선에 10여 개의 굴이 있다고 하는 데~
굴에 대한 유래는 문헌상 전해진 게 없고,
예부터 내려오는 이야기로는~
자연적으로 생성됐으나,
세월 속에 난을 피하거나 또는 그런 생활을 하기 위해 조금은 인위적인 손길이 갔고...
또는 그 부근에 망간 광산이 있었다는 동네분의 얘기도 있다.
산성과 유사하게 돌로 축조되어 있는 곳도 몇 군데 있다고 한다.
백양 1리 분들은 이곳을 마을의 진산으로 여겨 사랑하며 아끼고 있으니~
산객들은 그러한 역사의 혼이 깃든 곳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자연유산을 아끼는 마음으로 훼손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엘리시안 강촌 CC
우물굴
이심이굴
안경굴
안경굴 내부에서~~
별 것도 아닌 것을~
별스럽게 담아 보고~~
굴봉산(395m)에서 백양 1리의 도치골(100m)로 내려섰다가
다시 300m 봉을 치고 올라가야 한다.
처음 산행 때는 늘 그렇게 계곡 코스를 탔지만~
서너번 다니게 된 후로는 산허리의 골프장을 경유했다.
물론 출입금지를 권고하고 있지만 다닐만하다.
굴봉산이 유명세를 떨치기 전에는 등로가 골프장으로 되어 있었다.
5년 전 기억을 더듬으며 골프장으로 향하고 있다.
아뿔싸!!
그런데 이것이 뭔것인고?
언제 펜스를 설치했느뇨?
발 길을 되돌릴 수도 없고...
하는 수 없이 펜스 따라 산을 올랐다 내렸다 하기를 반복하고~
펜스를 넘었다 다시 넘어오곤 해야 했다.
날씨가 따뜻하니 골프장에는 아직도 사람들이 골프를 즐기고 있다.
보통은 18홀에 파72 코스지만~
이곳은 챔피언쉽 28홀로 파108 코스다.
삼악좌봉(570m)~등선봉(632m)~청운봉(546m)
삼악산의 주봉인 용화봉(654m)과 함께 뭉쳐 보여지고~
북한강 이남으로 강선봉(484m)과 검봉(530.2m)이 나란히 조망된다.
12:52 힘겹게 정상적인 등로에 도착했다.
펜스를 넘나들고, 수풀을 헤치고...
다시 조망을 한다.
짧지만 피곤함이 사라지는 순간이다.
엘리시안 강촌의 스키장
13:27 가장 높은 곳의 엘프하우스가 보이고~~
덕분에 올해 첫 눈길 산행을 한다. ㅎ~
바글바글해야 할 시즌에 스키어들이 몇몇 뿐이다.
토요일이라면 그런대로 산객들의 움직임을 볼 수 있는 데, 능선이 고요하다.
요즘 춘천지역에도 코로나19 확진자가 100여 명에 달한다.
그런 이유가 많이 작용된 듯하다.
14:34 검봉산과 문배마을을 잇는 능선에 닿는다.
걸어보고 싶은 의욕을 불러일으키는 오솔길~~
14:58 드디어 문배마을에 들어서고~~
동동주 한 잔과 비빔밥을 먹고 나서~
날이 저물세라 갈 채비를 서둘렀다.
작년 5월에 개장한 구곡폭포 국민여가캠핑장
17:20 구곡폭포 주차장.
45분 동안 버스를 기다리기 뭐해 강촌역으로 향한다.
18:00 산행과 휴식 시간을 합쳐, 5년 전보다 2시간 정도 더 지체된 느낌이다.
세월의 흐름을 누가 막을 수 있으랴~~
사브작사브작 움직일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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