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나무·네이버 합병에 고심하는 VC,
수익 극대화 전략은[Why&Next]
2025. 10. 9. 08:01
두나무 기업가치·주식 가치 상승 기대감 커져
우리기술투자 등 당분간 보유하며 회수 시점 검토
IPO 기대 소멸, 지배력↓…카카오인베, 현금화 가능성도
'너무 빨리 팔았나' 에이티넘·DSC 등 아쉬움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 합병이 전격 추진되면서 두나무에 투자한 벤처캐피탈(VC)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일부 VC는 향후 기업가치 상승에 따른 투자 수익 기대감으로 회수 시점을 늦추는 분위기를 형성하는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기업공개(IPO) 등 불확실성을 고려해 당장 현금화에 나서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잭팟 노리자" 기다리는 VC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재 두나무 지분은 카카오인베스트먼트는 10.59%의 지분을 보유해 송치형 두나무 회장(25.53%), 김형년 부회장(13.11%)에 이은 3대 주주로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기술투자는 7.20%를, 카카오벤처스는 복수의 펀드를 통해 한 자릿수 지분을 확보 중이다.
이번 합병은 네이버가 네이버파이낸셜을 통해 두나무 지분 100%를 인수하는 포괄적 주식교환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에 VC들은 보유한 두나무 지분을 네이버파이낸셜 신주로 전환받으며 엑시트(회수) 전략을 재조율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두나무의 네이버 계열 편입이 주식 가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한다. 네이버라는 대기업과의 협력으로 안정된 지배구조 아래 두나무가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어 VC들의 투자 회수 기회도 확대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에 우리기술투자, 카카오벤처스 등은 당분간 지분을 유지하며 수익 극대화 시점을 저울질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국내 VC 관계자는 "당장 현금화하기는 어렵겠지만, 네이버와의 전략적 제휴로 기업가치 안정성이 높아지고 산업적 시너지가 날 수 있어 이번 합병에 대해 우호적인 시각이 우세하다"며 "아직 주식 교환비율, 지분가치 등이 확정되지 않아 시간을 두고 최적의 엑시트 시점을 결정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불확실성 커"…
당장 현금화 움직임도
반면 카카오인베스트를 비롯한 일부 재무적 투자자(FI)는 합병 과정에서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거나 다른 재무적투자자(FI)에게 지분을 매각해 투자금을 회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두나무의 독립 상장 가능성이 낮아진 데다 합병법인 내에서 카카오인베스트먼트의 지배력 축소가 예상되는 만큼 지분을 적극 활용하기보다는 당장 현금을 확보해 불확실성을 최소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카카오인베스트먼트는 2022년 약 5780억원을 포함해 수천억원을 투입해 10%가 넘는 지분을 보유 중인데, 두나무의 기업가치가 약 14조원으로 평가받을 경우 카카오인베스트먼트 보유 주식 가치는 1조5000억원에 달한다.
이런 가운데 이미 두나무 지분을 전량 매도한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와 DSC인베스트먼트에게는 아쉬운 상황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비교적 초기에 투자한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는 총 70억원을 투입해 2021년부터 단계적 회수에 나섰다. 약 5000억원의 수익을 거두며 투자 원금 대비 70배가 넘는 성과를 냈다. DSC인베스트먼트는 2021년 두나무 구주를 인수한 뒤 1년 만에 일부를 처분했고, 이후 나머지 지분도 정리하며 상당한 수익을 올렸다. 다만 이번 빅딜 참여 기회를 놓치면서 다소 이른 엑시트였다는 평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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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나무-네이버 결합…
글로벌 빅테크와 정면승부 포석
2025. 10. 11. 09:01
IT(정보통신) 업계에 충격을 던진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의 결합을 두고 다양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이 꼽는 이번 빅딜의 핵심 키워드는 두 가지다.
‘한국판 코인베이스+페이팔’ 모델과 ‘AI(인공지능) 융합 전략’이다.
업계는 이번 거래가 한국 디지털 금융 산업의 체급을 키워 글로벌 빅테크와 정면으로 맞붙기 위한 포석이 될 것으로 해석한다.
한국판 코인베이스+페이팔...
글로벌 빅테크와 정면승부
이 구도를 한국에 대입해보면 두나무는 국내 1위이자 글로벌 4위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며 디지털 자산 시장의 중심에 서 있고, 네이버파이낸셜은 연간 80조 원 규모를 처리하는 네이버페이로 온라인 결제 생태계를 주도한다.
한 IT 전문가는 “업비트와 네이버페이는 이미 기술력과 노하우를 충분히 갖췄지만, 글로벌 빅테크와 맞설 기회는 부족했다”며 “이번 결합은 한국이 단순한 추격자를 넘어 전세계 시장에서 새로운 질서를 만드는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애플 등 글로벌 빅테크가 AI·핀테크·결제 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출하는 상황에서, 이번 결합이 갖는 전략적 의미는 더욱 커진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이 글로벌 빅테크와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규모로 성장한다는 데 상징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장기적 승부수는 ‘AI’…
융합은 더 이상 선택 아닌 필수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이번 결합의 진짜 승부수는 AI에 있다고 본다.
실제 오경석 두나무 대표는 지난 6월 주주총회에서 ‘AI’를 미래 핵심 키워드로 꼽은 바 있다.
그는 “AI는 위협이 아닌 기회”라며 “고객 응대 자동화, 자산관리 고도화 등 플랫폼 혁신을 통해 업비트를 지능형 디지털 자산 플랫폼으로 진화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흐름은 네이버도 다르지 않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2024년 4분기 및 연간 실적 발표에서 “2025년은 네이버의 온서비스 AI 전략을 본격적으로 구현하는 중요한 시기”라며 “AI 기술을 고도화해 다양한 프로덕트에 효과적으로 적용하고, 새로운 가치와 사업 기회를 창출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네이버는 자체 거대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를 기반으로 검색·커머스·콘텐츠 전반에 AI를 접목하며 국내 최대 규모의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네이버의 AI 기술력과 전자상거래·콘텐츠 생태계, 두나무의 디지털 자산 운용 경험이 결합하면 세계적으로도 드문 통합 디지털 금융 인프라가 구축될 수 있다.
조태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딜을 “최고의 윈윈 전략”이라며 “향후 ‘글로벌 최대 디지털 금융 인프라’라는 내러티브가 자리 잡는다면, 미국 나스닥에서 최소 40조~50조원 수준의 기업 가치를 예상해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산업 지형을 뒤흔드는 메가딜
이번 결합은 단순한 합병 효과를 넘어 한국 테크·크립토 산업 전반의 재평가를 촉발하는 분기점으로 꼽힌다.
한편, 양사는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논의 중이나 확정된 사안은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실제 거래 성사를 위해서는 금융당국 승인, 이사회 및 주주총회 의결 등 절차적 과제가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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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금융' 美 코인베이스·로빈후드 뛰는데…
네이버도 담을까
2025-10-10 17:25:57
벼랑끝에서 '업비트 운영' 두나무 손잡은 네이버, 주가 향방은

벼랑 끝에 몰렸던 '국민주' 네이버가 증시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 인터넷 검색 시장에선 구글에, 정보 찾기에선 챗GPT에, 온라인 상거래에선 쿠팡 및 중국 연합군(알리바바·테무)에 밀렸던 네이버.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이 기업은 두나무와 손잡으면서 반전을 노리고 있다.
기관투자자의 반응은 뜨겁다. 국내 기관투자자들은 "두나무를 품는 네이버 주식 비중을 포트폴리오에서 늘리고 있다. 국내에는 비슷한 사업 구조 자체가 없어 희소가치가 있고, 미국 디지털 금융 주식보다는 저평가 매력이 있다"며 공격적인 매수에 나섰다. 기관투자자들은 3거래일 만에 7000억원을 네이버에 쏟아부었다. 개미와 외국인들은 아직 눈치를 보고 있다. 네이버의 금융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과 가상자산(코인) 거래소 두나무가 서로 주식을 교환해 네이버가 두나무의 새 선장이 되고자 한다. 두나무는 국내 대표 코인 거래소 '업비트(UPbit)'를 운영하고 있다.
고령화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속에서 기대수익률이 높은 코인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업비트는 작년에 약 1조원의 순이익을 올렸는데, 이제 시작이란 평가다. 올해 이익이 꺾일 것으로 예상됐던 네이버에 이만한 '구원투수'가 없다.
기관투자자들은 '미래 네이버'를 '온라인상거래+플랫폼+디지털 금융'으로 정의한다. 애널리스트들은 한 단계 도약한 네이버의 비교 대상(peer group)이 없어 미국에서 그 대상을 찾고 있다. 이런 기준에선 네이버가 매우 저렴한 주식이란 분석이다.
4년여간 이 주식에 물려 있던 개인투자자들은 '보유'와 '탈출'의 갈림길에 서 있다. 보유하라는 입장에선 미국 디지털 금융 선두주자 코인베이스·로빈후드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는 예상을 한다. 이들에 대한 높은 가치 지표를 네이버에 적용하면 주가는 최소 20%에서 최대 2배가량 오를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네이버에서 탈출해야 한다는 근거는 내수주의 한계, 규제 리스크, 미약한 주주 환원 등 크게 세 가지다. 두나무를 통해 네이버가 확장할 금융 투자의 세계는 넓지만 국내로 한정돼 있다는 것. 또 코인베이스가 겪은 것처럼 금융당국과의 마찰도 예상된다. 1%도 안되는 배당수익률도 약점이다.
네이버 주가는 2021년 7월 23일 사상 최고가를 찍었다. 실적 기대감이 미리 주가에 반영됐다. 2020년 8216억원이었던 순익이 2021년 1조6392억원으로 2배가량 급증했다. 네이버의 주력 사업인 광고와 검색이 모두 좋았고, 네이버파이낸셜(네이버페이)을 통한 결제 수수료 수익도 증가했다.
그러나 곧바로 이익이 반 토막 날 줄은 시장에서 아무도 몰랐다. 2022년 네이버 순익은 6732억원으로 다시 쪼그라들었다. 일본 라인야후(Z홀딩스)와 관련된 회계 처리로 일회성 손실이 대거 발생했다. 여기에 웹툰 등 글로벌 콘텐츠 투자 증가, 국내 인건비·마케팅비도 집중됐다. 사상 최고점을 찍은 지 1년여 만인 2022년 10월 주가는 고점 대비 3분의 1 토막이 난다. 네이버는 소액주주만 약 95만명에 달하는 '국민주'다. 그런데 2020~2022년 3년간 실적이 위아래로 크게 출렁이면서 투자심리는 크게 위축됐다.
2021년 이후 4년여간 인공지능(AI)과 관련해 뚜렷한 실적도 내지 못하자 주가는 횡보했다. 벼랑 끝에 선 네이버를 구한 건 두나무와의 전략적 제휴다. 업계에선 네이버가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 등 디지털 금융 신사업 거리가 많다고 본다. 기존 네이버페이 결제망과 두나무 블록체인 시스템을 활용하면 손쉬운 사업이라는 것이다.
네이버와 두나무의 주식 교환 발표일(9월 25일) 이후 9월 29일까지 3거래일 만에 네이버 주가는 20.4% 급등했다. 이때 시가총액 43조원을 기준으로 네이버의 최근 순익(2024년 1조9320억원)을 적용하면 주가수익비율(PER)이 22.2배가 나온다. 네이버가 두나무를 100% 인수하고 두 기업 결합 시 비용 요인을 제외하자 두나무 순익(9838억원)을 모두 반영한 '네이버+두나무'의 연결 기준 PER은 14.7배까지 낮아진다. 기관투자자들 중심으로 네이버를 매수하는 대표 명분이다.
PER이 다시 22.2배를 회복한다고 가정하면 네이버 시총은 65조원까지 증가할 수 있다. 지난달 29일 종가보다 주가 상승 여력이 51%나 남아 있다는 의미다. 기관투자자들은 같은 기간(9월 25~29일) 7304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 기간 기관의 '최애 종목'이다. 명확한 매수 이유는 실적 대비 주가 저평가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코인베이스는 미국 내 코인 거래 점유율이 약 65%다. 두나무(업비트)는 국내 점유율 70% 전후로 둘 다 1등 회사다. 특히 코인마켓캡 기준으로 두 거래소 모두 하루 20억달러 수준의 코인 거래액을 기록 중이어서 비교 대상이 된다.
코인베이스의 지난 1년 기준 PER은 30.1배다. 네이버(두나무 포함)에 30배를 적용한다면 이 국내 상장사의 시총은 90조원까지 커질 수 있다. 공격적인 기관투자자들이 네이버 주가가 향후 2배 높아질 수 있다는 근거로 활용하고 있다. 다만 네이버의 사업 구조상 해외 지표를 그대로 적용해선 안된다는 지적도 있다. 매출 기준으로 네이버의 4대 사업은 서치 플랫폼(검색·광고), 커머스(전자상거래), 콘텐츠, 핀테크(금융) 등이다. 검색·광고가 전체의 36%를 차지한다. 그다음으로 전자상거래(29%), 콘텐츠(16%) 등이고 두나무가 편입될 금융은 현재 14% 수준이다.
주가매출비율(PSR) 역시 PER만큼이나 대형주 주가 평가에 유용하다. 기존 네이버의 PSR은 3.6배다. 네이버 매출의 14%(금융 부문)에 코인베이스의 PSR 12.8배를 적용해봤다. 이렇게 되면 두나무를 포함한 네이버 PSR은 4.9배가 정당하다는 논리가 된다. 현재 주가보다 약 20% 오를 여지가 있다는 뜻이다.
네이버의 또 다른 비교 대상이 될 수 있는 미국 상장사는 로빈후드다.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 도약하려는 네이버의 미래상이 현재의 로빈후드라는 의견도 있다. 로빈후드의 PER은 61.8배에 달한다. 다만 이 PER을 네이버에 적용하는 것은 무리라는 분석이다. 로빈후드는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에 코인 투자까지 가능한 플랫폼이다. 심지어 투자 목적의 대출 서비스도 제공한다.
네이버는 단순히 간편결제·송금과 소액 보험 판매로 영역이 제한돼 있다. 코인 투자를 단초로 로빈후드처럼 '투자의 모든 것'을 제공하려는 중장기 계획을 갖고 있다. 증권가 관계자는 "로빈후드는 전통 금융업에 코인과 주식까지 '금융 슈퍼 앱'을 만들었고, 네이버가 이 모델대로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네이버는 멸종해가는 '플랫폼 공룡'에서 미래 성장성이 뛰어난 '금융괴물'로 탈바꿈하려 한다. 그러나 개인투자자들은 "더 이상 마음고생하기 싫다"며 떠나고 있다. 비슷한 사업과 비전을 갖고 있는 글로벌 상장사들로 시야를 넓히면 네이버 이외에 투자할 곳이 많기 때문이다. 투자 기대수익률로 해석 가능한 순이익률 역시 네이버는 어중간하다. 두나무의 실적을 연결 순익으로 잡을 경우 높아지겠지만 현재는 지난 2분기(4~6월) 기준 17.1%다. 국내 카카오(8.5%)나 알리바바(12.1%)보다는 낫지만 기준점인 코인베이스(30.9%)나 로빈후드(39.0%)에는 한참 미치지 못한다.
더 큰 문제는 확장성이다. 온라인상거래 1등인 네이버와 코인 거래 1등인 두나무의 결합은 국내에서 이미 정점을 찍어 더 클 여지가 작다. 특히 금융 거래의 경우 국가별 장벽이 높은 편이다. 네이버의 해외 사업 비중은 전체 매출의 10% 전후로 알려져 있다.
규제 리스크도 남아 있다. 두나무는 가상자산사업자(VASP)인데 네이버는 전자금융업자다. 이 두 회사의 결합은 '빅테크+코인 사업' 구조라 제도상 전례가 없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별도 인허가를 요구하거나 코인베이스처럼 투자자 보호 장치를 마련하라고 압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의 배당수익률은 0.44%다. 지나치게 낮은 주주환원은 주주들이 계속 질타했던 부분이다. 한 소액주주는 "2020년 이후 실적과 주가 변동성이 너무 큰데 배당률은 1%도 안 돼 장기투자할 이유가 없어 최근 주가가 올랐을 때 팔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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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금융’의 새판, 네이버도 코인베이스·로빈후드처럼 날아오를까
두나무 품은 네이버, 벼랑 끝에서 금융 혁신으로 반전 노린다
두나무 손잡은 네이버, 위기의 ‘플랫폼 공룡’에서 금융 신흥강자로
한때 ‘국민주’로 불리던 네이버가 다시 시장의 중심으로 돌아왔다.
검색에서는 구글에, 정보 검색에서는 챗GPT에, 커머스에서는 쿠팡과 중국 테무·알리바바에 밀리며 존재감이 약화됐던 네이버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반전을 시도하고 있다.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는 서로의 주식을 교환하며 금융 중심의 새로운 성장축을 구축하고, 이를 기반으로 디지털 금융 플랫폼으로의 대전환을 추진 중이다.
기관투자자 ‘폭풍 매수’, 네이버의 희소가치 부각
국내 기관투자자들은 이번 제휴를 ‘네이버의 새로운 전환점’으로 평가하며 3거래일 동안 약 7000억 원을 순매수했다. 이들은 “국내에는 비슷한 사업 구조가 없어 희소가치가 높고, 미국 디지털 금융 기업들보다 저평가된 종목”이라고 진단했다.
네이버와 두나무의 결합은 네이버가 단순한 플랫폼을 넘어 ‘디지털 금융 복합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으로 평가된다.
업비트는 작년 한 해 1조 원에 육박하는 순이익을 올렸으며, 이는 네이버의 새로운 ‘현금창출원(Cash Cow)’이 될 가능성이 크다.
네이버의 새로운 피어그룹은 코인베이스·로빈후드
기관과 애널리스트들은 이제 네이버의 비교 대상을 국내 IT 기업이 아닌 미국의 디지털 금융 대표주 코인베이스와 로빈후드로 본다.
두나무와 네이버의 결합으로 탄생할 신사업 모델이 글로벌 핀테크 플랫폼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네이버가 두나무를 100% 인수하고 실적을 연결할 경우, PER(주가수익비율)은 14.7배로 낮아져 저평가 매력이 커진다.
반면 미국 코인베이스의 PER은 30배, 로빈후드는 61배에 달한다. 단순 비교로도 네이버의 시가총액은 65조~90조 원 수준까지 상승 여력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플랫폼+금융’ 융합의 상징, 디지털 금융 생태계 확장 시도
네이버는 검색·커머스·콘텐츠·핀테크 등 4대 축으로 구성된 사업 구조 중, 이번 제휴를 통해 금융 부문 비중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금융 부문 매출 비중은 약 14%에 불과하지만, 업비트의 블록체인 시스템과 네이버페이 결제망을 결합하면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결제나 디지털 자산 기반 투자 서비스 등 새로운 비즈니스가 가능하다. 이는 네이버가 단순한 결제·송금 기업을 넘어 ‘금융 슈퍼앱’으로 진화할 수 있는 중요한 발판이 된다.
코인베이스와의 유사점, 로빈후드와의 차이점
두나무(업비트)는 국내 코인 거래 점유율 70%를 차지하며, 코인베이스의 미국 내 점유율(65%)과 비슷하다. 거래 규모 또한 하루 20억 달러 수준으로 유사해 글로벌 비교가 가능하다.
다만 로빈후드는 주식·ETF·코인 거래와 투자 대출까지 제공하는 반면, 네이버는 아직 간편결제·소액보험에 머물러 있다.
전문가들은 “네이버가 두나무와 손잡고 금융상품과 코인투자, 결제서비스를 통합한다면 로빈후드 모델과 유사한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남은 과제는 ‘규제와 주주환원’
긍정적 전망과 함께 리스크도 존재한다. 두나무는 가상자산사업자(VASP), 네이버는 전자금융업자이기 때문에 제도상 결합 사례가 없다. 이에 금융당국이 추가 인허가나 규제 완화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네이버의 배당수익률은 0.44%로 매우 낮아, 개인 투자자들의 장기 보유 매력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한 개인투자자는 “3년간 실적과 주가가 출렁이면서도 배당은 1%도 안 된다”며 “단기 반등 때 매도했다”고 말했다.
‘금융 괴물’로의 변신, 네이버의 미래는
네이버는 이제 단순한 IT 플랫폼이 아닌, 금융과 디지털 자산을 결합한 ‘금융 괴물(Financial Titan)’로의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중심의 사업 구조와 규제 환경, 낮은 주주환원율은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다. 네이버가 코인베이스·로빈후드처럼 글로벌 디지털 금융 패권의 주자가 될 수 있을지, 지금이 그 시험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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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될 두나무, 네이버파이낸셜의 ‘3배 가치’…
송치형, 네이버 주인 될 수도
2025-10-15 09:11
■ What - 기업 지배구조 변화 이목
네이버가 자회사 최종 합병하면
송치형 보유지분, 이해진 넘어서

송치형(오른쪽) 두나무 회장 겸 이사회 의장과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네이버가 두나무와 합병 소식을 발표하면서 향후 거버넌스(지배구조) 변화에 시장과 재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자산가치가 더 큰 두나무가 네이버 자회사인 네이버파이낸셜로 편입된 것을 두고 일각에선 송치형 두나무 회장이 새로운 네이버의 주인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재계와 투자은행(IB) 업계 등에 따르면 이번 합병은 네이버의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가 서로 주식을 맞바꾸며 두나무가 네이버파이낸셜의 자회사가 되는 방식이다. 시장에선 두나무의 기업가치를 네이버파이낸셜의 약 3배 수준인 15조 원가량으로 분석하고 있는데, 이 비율을 적용하면 두나무 주주들이 주식 한 주당 네이버파이낸셜 주식 3주를 받게 된다. 이를 바탕으로 실제 성사 시 지분을 추산해보면 두나무 지분 약 25.5%를 보유한 송 회장은 네이버파이낸셜 지분 19.13%를 확보해 최대 주주가 된다.
시장에선 향후 네이버가 네이버파이낸셜과 최종적으로 합병하는 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경우 송 회장은 네이버 지분 6.93%를 확보해 개인 최대주주에 오르게 된다. 반면 이해진 네이버 의장은 합병 과정에서 전체 주식 수가 되레 늘어나면서 현재 보유 중인 3.73%의 지분이 2.72%로 줄게 된다. 현재 두나무 지분 13.11%를 보유하고 있는 김형년 두나무 부회장도 네이버 지분 3.56%를 확보하게 돼 이 의장을 앞지르게 된다. 송 회장과 김 부회장의 합산 지분이 10%를 넘게 될 수 있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29일 보고서를 통해 “네이버와 두나무 간의 딜이 예상대로 진행된다면 이 의장이 지배주주와 경영자로서의 지위를 송 회장에게 모두 넘기는 그림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의장이 자녀에게 회사를 물려줄 생각이 없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밝혀온 만큼 그간 네이버의 경영 승계 문제는 정보기술(IT) 업계의 큰 관심사 중 하나로 꼽혔다. 이 의장과 송 회장은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선후배 사이로 상호 간 신뢰가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장은 두 사람이 네이버 공동경영 체제를 갖출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네이버는 생성형 인공지능(AI)이 확산하면서 검색만으로는 성장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 최근 쇼핑·커머스 분야를 강화하고 있지만 시장 지배력을 갖춘 쿠팡의 공격적인 사업 확장에 고전하고 있다. 향후 송 회장이 네이버를 이끌게 되면 중심 비즈니스를 검색·쇼핑에서 스테이블코인 기반 가상 자산 등 디지털 금융의 선두 주자로 거듭나는 대전환을 추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페이·코인’ 강자들의 빅딜…
초대형 금융플랫폼 예고
■ What - 네이버, 두나무 인수
네이버, 결제 넘어선 플랫폼확대
두나무, 수수료 편중 수익원 확장
결제·송금·주식·부동산·코인
다 되는 슈퍼 금융앱 가능성
원화 스테이블코인 선점 기회
교환비율 등 주주동의 선결과제
금융·가상자산 분리 원칙 변수

‘구글이 코인베이스를 인수하는 것과 같은 거래.’
지난달 하순 네이버의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과 블록체인 기업 두나무가 포괄적 주식교환 방식으로 합병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아시아 블록체인 전문 리서치 기관 ‘타이거리서치’가 내놓은 반응이다. 최대 온라인 플랫폼과 가상자산 거래소의 결합이 그만큼 충격적이라는 뜻이다.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대 플랫폼 기업인 네이버는 토종 인터넷 기업 중 처음으로 연매출 10조 원을 넘어섰다. 두나무가 운영하는 업비트 역시 국내 가상자산 시장점유율 60%를 넘을 만큼 일방 독주하는 국내 1위 가상자산 거래소다. 지난 7월 거래대금 기준으로 전 세계 가상자산 거래소 중 4위를 기록할 만큼 세계적인 규모다. 두 회사가 만들어낼 시너지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네이버는 코스피 시장에서, 두나무는 비상장주식 시장에서 나란히 급등했다.

네이버의 두나무 인수는 온라인 결제시장을 넘어 디지털 금융 전반을 뒤흔들 수 있는 빅딜이자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는 게 시장의 기대다. 두나무 입장에서도 수익모델이 거래 수수료에 편중된 상황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규제 불확실성을 회피해 시장에 안착하기 위한 노림수란 해석이 나온다. 다만 아직 넘어야 할 산도 적지 않다. 포괄적 주식교환을 위해 기존 주주들을 설득해야 하는 데다, 금융당국의 규제와 법 적용 범위 등 법적 불확실성도 남아 있다.
◇디지털 금융시장 재편 초석 되나=네이버파이낸셜의 두나무 합병이 성사될 경우 먼저 기대되는 것은 주식에서 가상자산까지 망라하는 ‘초대형 금융 플랫폼’의 탄생이다. 앞서 네이버파이낸셜이 두나무 자회사였던 비상장 주식거래 플랫폼 ‘증권플러스 비상장’을 인수하기도 한 만큼, 결제·송금은 물론 주식·비상장주식·부동산·가상화폐 투자까지 가능해지는 슈퍼 앱이 만들어질 수 있다. 토큰증권(STO) 거래가 법적 제도화를 앞두고 있는 만큼, 비상장주식을 토큰화해 거래하는 시스템이 구현될 수도 있다.
두 회사의 결합은 금융권 최대 관심사의 하나인 원화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네이버의 결제망·커머스·콘텐츠 등 방대한 인프라가 두나무의 가상자산 플랫폼과 결합되면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발행과 유통 체계를 주도할 수 있다는 평가다. 수익의 대부분을 거래 수수료에 의존하고 있는 두나무로서는 코인베이스-서클 모델이 돌파구가 될 수도 있다. 코인베이스는 서클과 계약을 맺고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USDC의 준비금 이자를 수익으로 거두고 있다. 자체 플랫폼에 보관된 이자의 100%를 가져가고, 외부 플랫폼에 보관된 USDC 이자는 50%씩 나누는 형태다. JP모건은 코인베이스의 수익성을 분석하며 “서클과 관련된 경제적 가치는 550억~600억 달러에 달한다”고 평가했다.
두나무가 지난달 초 자체 개발해 선보인 블록체인 ‘기와(GIWA)체인’과 가상자산 지갑 ‘기와월렛’ 역시 단순 블록체인에 그치지 않고, 네이버페이·네이버 앱과 연동 가능한 디지털금융 플랫폼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실물 결제와 연계가 가능한 기와체인을 전 국민을 이용자로 둔 네이버 플랫폼과 연동할 경우 사용 범위가 한층 넓어진다. 장기적으론 은행·증권사 등 기존 금융기관 대신 블록체인 기반 위에서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웹3 금융사’의 출현을 내다볼 수 있다.
◇합병 시 지분구조는 어떻게=현재 논의되는 합병 방식은 네이버페이가 두나무 지분 100%를 인수하고, 그 대가로 신주를 발행해 두나무 주주들과 주식을 교환하는 형태다. 두나무의 자산은 약 15조3000억 원, 네이버파이낸셜은 약 3조9000억 원 수준이다. 증권가에선 두 회사의 기업가치를 각각 15조 원과 5조 원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아직 교환 비율의 윤곽이 드러나지 않았지만, 네이버페이 3에 두나무 1 수준이 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이렇게 된다면 송치형 두나무 회장은 네이버를 제치고 네이버파이낸셜의 최대주주로 올라설 공산이 크다. 두나무가 네이버파이낸셜 자회사가 되더라도 송 회장은 통합법인에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추후 네이버와 네이버파이낸셜이 합병하는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이렇게 될 경우 송 회장의 통합 법인 지분은 5~6%에 달해, 지분이 3.7%대인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이사회 의장을 넘어 개인 최대 주주가 될 수도 있다. 외형적으로는 네이버파이낸셜의 두나무 인수지만, 실질적으론 송 회장의 영향력이 네이버파이낸셜을 넘어 네이버 전반으로 확대되는 그림이다.
◇실제 성사까지 넘어야 할 산은=다만 양사 합병의 미래가 마냥 장밋빛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당장 합병 과정에서 주주들의 동의를 받는 게 선결과제다. 포괄적 주식교환을 추진하기 위해선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통과해야 하는데,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 주주 출석과 출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하다. 기업 가치 산정과 주식 교환 비율이 어떻게 정해지느냐에 따라 기존 주주들 사이에서 반대 목소리가 불거질 수도 있다.
금융당국의 판단도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현재 국내에선 ‘금가분리(금융·가상자산 분리)’ 원칙에 따라 금융회사가 직접 가상자산에 투자하거나 거래소 운영에 관여하지 못하고 있다. 두나무 역시 금가분리 원칙으로 인해 단독으로 금융업에 진출할 수 없었다. 합병이 성사될 경우 네이버→송치형→네이버파이낸셜→두나무→업비트 순으로 지배구조가 형성돼 두나무는 직접 금융사를 인수하지 않고도 금융권·결제망 접근이 가능해지지만, 전자금융거래법상 전자금융업자로 분류되는 네이버파이낸셜의 두나무 합병을 금가분리로 볼 수 있을지는 또 다른 문제로 남는다.
합병의 핵심 시너지 효과로 꼽히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둘러싸고도 아직 법적 테두리가 정해지지 않았다. 국회와 금융당국은 스테이블코인 법제화 관련 법안을 추진 중이지만, 여전히 발행 주체와 자격 요건을 놓고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다. 만약 한국은행 입장대로 은행권만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수 있도록 한다면 네이버와 두나무의 통합 법인도 직접 발행이 어려워지고 협력사로만 참여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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