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박산행

백패킹(Backpacking)

온리하프 2013. 1. 17.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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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골밥상"   강원 영월군 중동면 녹전리 770-7번지

 

 

 

 

 

 

 

 

 

 

 

 

 

 

 

 

 

 

 

 

 

 

 

 

                                               태백산 천제단

 

 

 

 

 

 

 

 

 

 

 

 

 

 

                                             여  명~

 

 

 

 

 

 

 

 

 

 

 

 

 

 

 

 

 

 

 

                                                 함백산

 

 

 

 

 

 

 

 

 

 

 

 

 

 

 

 

 

 

 

 

 

 

 

 

 

 

Part1  친환경 백패킹 트렌드 ‘BPL 스타일’ 

짐이 가벼울수록 자연과 가까워진다

 

▲ 산과 바다, 숲과 들 어디로든 쉽게 떠날 수 있는 BPL 스타일.

 

필요한 장비를 배낭에 담고 산 따라 강 따라 몇 날 며칠을 걷는 백패킹.          

미국 백패커들 사이에선 장거리 트레일 코스를 걷기 위해 불필요한 짐을 덜어내고 간편한 장비만으로 길을 나서는 ‘백패킹 라이트(Backpacking-Light·이하 BPL)’ 스타일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선선한 바람 쫓아 훌쩍 떠나고픈 가을. 미국 존 뮤어 트레일을 걸으며 BPL을 체득한 블로거 ‘귀신고래’와 함께 백패킹을 떠난다.

▲ 나침반과 지도만으로 길을 찾는 백패커.

 

BPL 그리고 LNT
백패킹 라이트(Backpacking Light)가 탄생한 미국은 수 천 킬로미터 길이의 거대한 트레일 코스가 여럿 존재한다.

미국 3대 트레일 로 꼽히는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 콘티넨탈 디바이드 트레일, 애팔래치아 트레일 을 비롯 세계 3대 트레일 에 속한 존 뮤어 트레일 이 그것이다.

이런 트레일을 몇 개월에 걸쳐 처음부터 끝까지 완주하는 것을 스루 하이킹(through-hiking)이라 부른다.

경량 백패킹을 추구하는 BPL은 거대한 트레일에 도전하는 스루 하이커들에 의해 탄생했다.

▲ 백패킹은 꼭 필요한 장비만 챙겨야 몸과 마음이 편안하다.

 

백패커는 몸을 가볍게 함으로써 자신이 머물고 있는 자연과 더 긴밀히 소통할 수 있게 된다.

꼭 필요한 짐만 챙겨 직접 등에 짊어지며 걷는 BPL을 통해 오토캠핑에서 얼핏 살필 수 있었던 자연의 겉모습과 다른 자연 본래의 모습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자연을 느끼고 상생을 생각하는 소박한 정신이 바로 BPL의 근간이다.

 

▲ 아름다운 자연을 오롯이 만끽할 수 있는 백패킹이 최근 캠핑족 사이에서 인기다. 

 

미국의 전설적인 하이커 레이 자딘 은 백패킹과 하이킹을 할 때 자연에 전달할 충격을 최소화하는 야영 스타일을 창안해 ‘스텔스 캠핑’ 이라고 불렀다.

조리와 식사, 휴식, 수면을 각기 다른 장소에서 행하면서 자연의 한 지점에 가해지는 인간의 흔적을 최소화하는 것.

‘머문 곳을 떠날 때는 반드시 원래의 모습대로 돌려놓는다’는 LNT(Leave No Trace)의 정신이 깊게 배어있는 이 야영 스타일은 오늘날 미국 하이커들의 백패킹 기본방침으로 인식되고 있다.

 

 

 

① 배낭-발포 매트리스로 프레임을 대신해보자

1박2일 백패킹을 나설 땐 1인당 10~15kg 중량의 짐만 준비해도 충분하다.

부피 40ℓ전후의 가벼운 배낭을 준비하자. 상단의 덮개나 프레임, 허리벨트가 생략된 편안한 스타일의 가방도 부족함이 없다.

등판 패드가 없는 배낭에 발포 매트를 둥글게 말아 넣어주면 흐느적거리는 몸체를 똑바로 세울 수 있다. 물건을 수납하기 쉽고 내용물을 외부 충격에서 보호할 수도 있다.

배낭이 가벼우니 무게 중심이 등 윗부분에 오도록 어깨끈을 짧게 당겨 메자. 몸에 밀착될수록 하반신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어 가벼운 여행이 가능하다.

 

 

② 취사도구 & 식기-간편한 조리로 불필요한 도구는 과감히 버리자

물만 약간 끓이는 간단한 조리법과 식재료의 간소화는 짊어져야 할 배낭의 무게를 획기적으로 줄여준다.

알파미 혹은 시중에 판매 중인 동결건조식품을 주로 섭취한다면 무거운 스토브와 코펠은 필요 없다. 200~300㎖의 물을 끓일 수 있는 간단한 장비만 준비하자.

식기는 스테인리스나 티타늄 등 가볍고 세척이 간단한 것을 선택하자. 보관시 부피를 줄이려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접목한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다.

 

 

③ 식량-잠시 쉬어가는 길인데 거창한 식사를 해야 할까

1박 일정 중 점심 한 끼 정도는 행동식 으로 때우며 꾸준히 트레일을 걷는 것 또한 백패킹의 재미다.

하지만 저녁식사는 든든히 먹자. 석식은 낮 동안 소모한 에너지를 보충하고 잘 때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중요하다.

뜨거운 물만 부으면 완성되는 동결건조식품이나 라면, 누룽지 등에 견과류 등 행동식을 곁들이면 적당하다.

간단한 식사를 통해 화석연료 사용을 억제하면 배낭의 무게도 줄이고 자연보호도 실천할 수 있어 일거양득이다.

귀신고래는 쓰레기 배출을 줄이기 위해 자택에서 음식물 포장지를 벗겨 지퍼백에 담아왔다.

 

 

④ 레인판초-다용도로 쓸 수 있는 장비를 고르자

배낭을 가볍게 만드는 또 하나의 기술은 장비 하나를 다용도로 사용해 필요한 장비의 총 가짓수를 줄이는 것이다.

옷자락이 개방돼있는 레인판초는 내부 환기가 용이한 초경량 우비다. 상황에 맞춰 그라운드시트, 비비색, 배낭커버로 활용할 수도 있다.

우천시 국내에선 레인재킷을 선호하는 경향이 크지만, 장비의 다양한 활용성을 고려해야하는 백패커라면 레인판초를 선택하는 것이 낫다.

타프로 쓸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주로 낮은 산지나 평야를 걷는 백패커가 야영할 때 자연과 더 가까워 질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낭만적인 장비다.

 

 

⑤ 다운재킷 & 침낭-가을엔 삼계절용 의복을 레이어링 하자

단풍이 물든 가을은 해가 지면 상당히 춥다.

땀을 흘려 몸이 식거나 갑작스런 비를 피하며 휴식을 취할 땐 체온을 유지해줄 방한복이 필요하다.

이럴 때 복원력이 뒤어나 작게 뭉쳐 보관할 수 있는 다운재킷이 유용하다. 이런 재킷은 잠잘 때도 요긴하게 쓰인다. 재킷을 입고 침낭 안에 들어가거나 침낭 위에 덮어 보온력을 높일 수 있다.

이런 방법을 사용할 경우 가볍고 얇은 침낭을 챙겨 백패킹을 나설 수 있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늦가을부터는 반드시 충분히 두꺼운 침낭을 사용해야 한다. 사진은 귀신고래가 애용하는 방한복 세트.

 

 

 

Part2  친환경 백패킹 트렌드 ‘BPL 스타일’

불편을 감수한 백패커는 자연을 만난다

▲ 간소하지만 아늑한 하룻밤 아방궁.

 

인위적으로 가공한 캠핑장에서의 오토캠핑과 자연 속으로 걸어들어가 즐기는 백패킹은 구분지어 생각해야 한다.

자연 속에 몸을 누이더라도 온갖 생활용품에 둘러싸여 있다면 자연을 느낄 수 있을까?

단순한 장비와 옷차림은 자연과의 교감을 이끌어 낼 뿐 아니라 백패커가 자연에 입히는 피해를 줄일 수 있다.

짐을 적게 가져가면 자연에 대한 피해를 그만큼 줄일 수 있다.

배낭이 가벼운 만큼 체력소모가 적어 음식을 적게 먹어도 된다. 식량을 줄이면 포장지 등 쓰레기가 덜 발생되고, 조리를 위한 화석연료 또한 덜 사용하게 되는 이치다.



▲ 작지만 숙박에 필요한 장비는 모조리 들어간 배낭.

 

기꺼이 몸의 불편을 감수할 마음이 없다면 BPL은 속빈 강정이나 마찬가지다. 등짐 무게를 줄인다는 표면적인 목적으로 고가의 장비를 구입하기 때문이다.

BPL은 불필요한 장비를 줄이고 가지고 있는 장비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에 대한 지침임을 명심하자.

▲ 짐을 잘 싸는 것도 백패커의 기본 소양이다. 얼마나 편리하고 콤팩트하게 싸느냐가 관건.

 

 

 

Part3  BPL 고수 ‘귀신고래’ 인터뷰
한국형 BPL을 고민한다

▲ 필요한 장비를 배낭에 담고 몇 날 며칠을 걷다보면 자연의 위대함을 몸소 느낄 수 있다.

 

임기자 : 국내에는 백패킹을 즐길 트레일 코스가 많이 없지요?
귀신고래 : 그렇습니다. 국토가 워낙 좁은 탓도 있죠.

하지만 우리 땅에 걷고 싶을 만치 아름다운 길이 그리 없겠습니까. 큰 것 보다 작은 것에 집중할 필요가 있어요.

지금 우리가 걷고 있는 태안 해변길 이나 강릉 바우길 처럼 길이가 짧지만 다양한 환경이 어우러져 있는 길은 제법 많습니다.

무리하게 새로운 트레일을 개발하기보다 기존 임도를 어느 정도 정비해서 1박2일로 즐길 만한 트레일을 여럿 만드는 것이 한국 실정에 맞는 개발방향인 것 같아요.

 

▲ 백패킹은 단순히 캠핑을 즐기는 것이 아니다. 자연과 교감하는 것이 목적이다.

 

임기자 : 최근 한국 백패킹의 트렌드는 어떤가요?
귀신고래 : 몇 년 사이에 상당히 성숙한 캠핑문화가 싹트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과시적이고 규모가 큰 캠핑에서 미니멀 스타일로 흐름이 바뀌고 있습니다.

3년 전만 하더라도 백패커들이 100ℓ 대형 배낭에 온갖 식재료와 조리도구를 넣고 다니며 캠핑장 밖에서 요리를 해먹곤 얼마나 푸짐한 요리를 했는지 자랑하는 인터넷 게시물이 참 많았어요.

자동차를 타지 않았을 뿐 오토캠핑 문화를 그대로 백패킹에 적용한 경우라고 할 수 있죠.

화석연료도 과하게 사용하고, 쓰레기도 많이 나오니 건전한 백패킹이라고 보긴 어려웠습니다. 요즘은 그런 일이 많이 줄었어요.

 

▲ 최소한의 짐을 패킹해 걸어야만 즐거운 여행이 될 수 있다.

 

임기자 : 새롭게 고민하는 부분이 있다고요?
귀신고래 : 트레일 코스가 비교적 짧은 국내 실정을 따지자면, 백패커에게 스토브가 반드시 필요한 장비일까 싶습니다. 잠시 신세지듯 머물고 가야할 자연에서 화석연료를 태우고 그만큼 한 자리에 오래 앉아있는 것은 자연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아요.

지금도 뜨거운 물만 있으면 금방 먹을 수 있는 건조식품을 주식으로 삼지만, 스토브조차 생략하고 빵이나 시리얼 바 같은 행동식 중심으로 식단을 구성해도 1박2일 백패킹은 문제가 없을 듯합니다. 조만간 시도해볼 생각입니다.


▲ 백패킹은 산과 들 그리고 바다 어디서나 가능하다.

 

 

 

Part4  백패킹 텐트 선택 요령

“너비와 바닥 모양을 확인하세요”    2013.1.14

▲ 백패킹용 텐트를 구매할 때는 텐트 폭과 바닥의 모양을 고려해 구입한다. 사진 김해진.

 

백패킹 텐트의 선택에 있어 중요한 기준은 무엇일까요?  디자인, 무게, 계절, 가격, 소재 등 고려해야 할 요소들이 많이 있습니다만 가장 기본적인 것은 사용 인원이죠.

그때 가장 중요한 것이 텐트의 너비, 바로 폭입니다.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텐트 바닥의 모양입니다.'

 

▲ 사각형 매트리스와 머미형 매트리스. 자신이 보유한 매트리스와 텐트 레이아웃과의 매칭이 중요하다.

 

 


▲ 1인용 사각 텐트와 사각 매트리스를 조합 예.

 

텐트의 너비
일반적으로 텐트 브랜드들은 1인이 누운 상태로 수면을 취할 때 차지하는 폭을 약 50~60cm 로 잡고 있습니다.

따라서 50cm을 기준으로 할 경우와 60cm을 기준을 할 경우, 같은 인원을 수용하는 텐트라도 폭은 제각기 다릅니다. 그러다 보니 좀 넉넉하게 나온 2인용과, 좁게 나온 3인용 텐트들이 있는 겁니다.

심지어 폭이 많이 좁게 나온 알파인 텐트들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 옆 사람과 머리와 발을 반대로 두는 방식으로 수면을 취하는 것을 전제로 수용 인원을 설정하기도 합니다.

중요한 것은 텐트 바닥에 매트리스를 사용할 경우 본인이 보유한 매트리스(특히 에어 매트리스)의 폭에 맞게 구성을 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일반적으로 매트의 레귤러 사이즈는 51cm(20인치), 라지 사이즈가 63cm(25인치)입니다.

체격에 따라 개인차는 있지만 대체로 성인 남성은 L사이즈, 여성과 아이는 R사이즈 가 적당합니다.

 

백패킹 텐트의 인원별 폭과 매트리스 조합

 

예를 들어, 폭이 165cm인 3인용 텐트라면, 라지 매트리스로 세팅할 경우 두 개(126cm)는 공간이 남고, 세 개(189cm)는 한참 모자랍니다.
따라서, 이를 맞게 채우려면 R(51)+R(51)+R(51)=153cm으로 사용하거나, L(63)+R(51)+R(51)=165cm로 구성해야만 제대로 채워 넣을 수가 있습니다.

특히 3인용 텐트들은 제품에 따라 바닥 폭이 매우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는 편이므로 구매 전에 꼭 바닥 폭 사이즈 스펙을 꼼꼼히 확인해야 합니다.

 

▲ 1인이 누운 상태로 수면을 할 때 차지하는 너비 설정이 텐트 브랜드나 종류에 따라 다르다. 좌측은 나란히 누운 것을 기준으로, 우측은 옆 사람과 머리와 발을 반대로 두는 방식으로 누운 것을 기준으로 수용 인원을 정했다.

 

사각 타입 vs 사다리꼴 타입
텐트 폭과 함께 텐트 선택 시 간과하기 쉬운 것은 바로 바닥의 모양입니다. 앞서 설명 드린 내용은 전적으로 바닥의 형태가 직사각형이고, 매트리스 역시 사각일 때의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사각 타입의 텐트뿐만 아니라 사다리꼴 타입의 텐트 역시 대표적인 백패킹 텐트의 형태입니다.
쉽게 말해 이너 텐트 양쪽 끝의 폭이 서로 다른 형태를 말하는데, 특히 초경량(UL) 계열의 텐트들이 대체로 머리 쪽 보다 발끝이 좁아 드는 이러한 사다리꼴로 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럼 사각 텐트와 사다리꼴 텐트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간단히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사각 타입 텐트 vs 사다리꼴 타입 텐트

 

사다리꼴 텐트의 경우 발쪽의 폭을 줄여서 조금이라도 텐트 무게를 더 경량화 하려다 보니 울트라 라이트 계열의 텐트가 보통 이런 디자인을 따르고 있습니다.

이럴 때 본인이 보유한 에어 매트리스가 머미형 타입이라면 괜찮지만 사각형이라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3인용 사다리꼴 텐트라면 머미형 매트리스는 3개를 설치할 수 있지만, 사각형은 대부분 2개 밖에 설치할 수 없습니다. 반대로 사각 텐트의 경우에는 머미형과 사각형 매트리스 모두 설치가 가능합니다.

메이커들은 사이즈 표기 시, 이 부분을 정확히 표현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어, 저도 실제로 텐트를 펴고 매트리스를 넣어보고 맞지 않아 낭패를 본 경험이 있습니다.
따라서 보유한 매트리스와 텐트 레이아웃과의 매칭이 중요합니다.

사다리꼴 텐트를 구매 하고자 한다면 머미형의 에어 매트리스를 구입하는 것이 중복 구매를 막고, 다양한 텐트와도 조합이 가능합니다.

반면에 머미형 매트리스는 사각타입에 비해 공간 활용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는 만큼 텐트 선정 시 본인이 보유하고 있는 매트리스와의 조합과 텐트 사이즈를 충분히 확인해 본 다음 선택해야 합니다.

 

 

Part5  어디든 자유롭게…`백패킹` 어때요 !

입력: 2012-06-26 15:31 / 수정: 2012-06-26 15:36

초경량 텐트
K2 '캉첸2' 무게 980g…밀레 '푸파' 결로현상 방지

많이 넣을 수 있는 배낭
노스페이스 '알테오50' 용량 52ℓ…아이더 '크로노스' 상하단 분리

주머니에 쏙~ 바람막이 의류
코오롱 '아폴로' 100% 방수…라푸마 '쿨맥스' 땀 빠르게 건조

  

백패킹(backpacking)은 ‘짊어지고 나른다’라는 뜻이다. 1~2인용 야영장비를 짊어지고 마음 내키는 대로 산과 들을 여행하는 방식이다.

최소한의 장비만 갖춰야 한다는 단점도 있지만 자신이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다는 매력이 있다.

영국에서는 ‘하이킹(hiking)’, 독일에서는 ‘반데룽(wanderung)’이라고 한다.

한국에서는 아직 초기 단계지만 최근 싱글족들이 많아지면서 백패킹을 즐기는 사람이 늘고 있다. 백패킹을 하려면 어떤 장비들이 필요한지 알아보자.

 

 

○노트북보다 가벼운 텐트
우선 숙박을 위해 텐트를 갖춰야 한다.

백패킹용 텐트의 특징은 일단 가벼워야 한다는 것. 무거운 짐을 메고 산과 계곡을 자유롭게 누빌 수는 없어서다.

다만 산속에서 야영할 때 주변 나무 등에 훼손될 수 있기 때문에 강도가 우수한 원단을 사용한 텐트인지 살펴봐야 한다.

K2 '캉첸2' 텐트

 

K2의 ‘캉첸2’는 전체 무게가 980g(1인용에 한함)에 불과한 초경량 2인용 텐트로 가벼울 뿐만 아니라 내구성까지 높인 제품이다. 1개의 메인 폴과 2개의 서브 폴로 형태를 잡을 수 있어 설치가 간편하며 유선형 구조로 강한 바람에도 잘 버틸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텐트 내부에도 여러 개의 수납 주머니를 만들어 개인 짐을 보관하는 데도 좋다. 2인용으로 무게는 4.57kg이며 가격은 384,000만원이다.

밀레의 ‘푸파’는 전면부에 공기 순환 시스템을 만들어 이슬이 맺히는 ‘결로 현상’을 방지해준다. 40데니어 실리콘 코팅 원단을 사용해 가볍고 방수력이 뛰어나다. 변화무쌍한 한국의 사계절 기후에 상관없이 안락한 쉼터를 제공한다. 무게는 케이스까지 포함해 2.3㎏이다. 가격은 43만원이다.

( X-PUPA : MXGUM902 는 326,800원 )


몽벨의 ‘스텔라릿지’ 텐트는 얇고 가벼운 원단과 강도가 높고 가벼운 두랄루민 소재의 폴을 사용했다. 덮개를 포함한 무게가 1.25㎏에 불과하다. 1인(49만원)·2인(53만원)·4인용(70만원) 세 가지 제품이 있다. ( MB 5 OT 12*021 는 478,000원)

스텔라릿지(2인용) 1.81kg. 530,000원

 

전문가용 파이오니아돔(2인용) 2.5Kg. 440,000원

 

3계절용 크로노스돔(2인용) 1.95Kg.  330,000원

 

3계절용 U.L. 돔 셀터 2(2인용) 890g. 600,000원(자립형)

 

 

 

○가볍고 많이 넣을 수 있는 배낭

 

텐트를 갖췄다면 장비들을 담을 수 있는 배낭이 필요하다. 오래 걸을 수 있도록 가벼우면서도 캠핑 장비를 담을 수 있을 만큼 용량이 큰 제품이 좋다.
노스페이스의 ‘알테오 50’ 배낭은 오래 메도 쾌적함을 유지할 수 있는 특수 소재로 만들었다. 경량 배낭이지만 2박3일 산행에도 적합할 만큼 넉넉한 용량(52ℓ)을 갖고 있다. 등산 스틱을 고정할 수 있는 스틱 고리와 레 인 커버가 내장돼 있으며 앞부분에 양방향으로 열 수 있는 앞지퍼가 있어 물건을 쉽게 넣고 뺄 수 있다. 가격은 25만원.

 

아이더 "크로노스" 배낭.     밀레 "윈드스타퍼 하이브 리드" 조끼

아이더의 ‘크로노스’ 배낭은 가볍고 내구성이 뛰어난 나일론 원단을 사용해 무게를 줄였다. 심플한 후드형 배낭으로 상하단을 분리할 수 있어 넉넉한 수납공간을 제공하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짐을 다양하게 챙길 수 있다. 등판에는 충격 흡수 기능과 통기성이 뛰어난 ‘에어 메시’ 소재를 사용해 쾌적함을 유지할 수 있다. 용량은 45ℓ이며 색상은 오렌지, 바이킹 블루 등 두 가지다. 가격은 18만9000원이다.

○접으면 주머니에 쏙

백패킹을 떠나기 전에 다양한 장비를 챙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야외에서 하루를 보내는 만큼 옷차림 역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1박 이상을 지내는 경우 큰 일교차와 소나기 등 갑작스러운 기후 변화에 노출되는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에 몸을 안전하게 보호해줄 수 있는 옷들이 필요하다. K2의 ‘쉘러 마이크로 재킷’은 스위스 수입 초경량 소재를 사용해 가볍고 편안한 착장감이 특징이다. 작게 접어 별도의 주머니에 넣을 수 있어 휴대가 편리하다. 가격은 18만9000원이다. 코오롱스포츠의 ‘아폴로’는 100% 방수, 투습 기능을 갖춘 ‘팩라이트’ 소재를 사용한 경량 고어 재킷이다. 하단 포켓은 방수 지퍼를 사용했으며 탈부착이 가능한 후드로 활동성을 높였다.

라푸마의 ‘쿨맥스’ 반팔 티셔츠는 땀을 흡수해 빠르게 건조시켜 쾌적함을 유지시켜 준다. 무게도 가벼워 여름 산행에 적합하다. 오렌지, 라임 2가지 컬러로 나왔다. 가격은 11만8000원이다.

 

밀레의 ‘윈드스타퍼 하이브리드’ 조끼는 바람이 불거나 갑자기 한기가 느껴질 때 몸을 따뜻하게 보호할 수 있는 ‘윈드스토퍼 액티브쉘’ 소재를 사용했다. 초경량이라 입지 않은 듯 가벼우며 땀을 빨리 말려 격한 움직임 후에도 쾌적함을 유지시켜 준다. 가격은 15만9000원이다.

 

백패킹 전문 '백패킹하우스'

▼백패킹 여행 장비를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온 · 오프매장 백패킹하우스(backpackinghouse.com)가 문을 열었다.

백패킹하우스의 특징은 배낭,텐트,그늘막,버너,코펠 등의 국내외 신상품은 물론 중고 제품을 사고 팔 수 있다는 것.

정상가 46만8000원인 명품 배낭 브랜드 '그레고리 데바60' 신상품은 32만8000원,중고품은 24만5000원에 나와 있다.

상품의 상세한 사진과 설명,상품상태에 대한 등급도 달아놓았다.

서울 서교동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인근의 매장에선 백패킹 전문가황훈 대표의 조언과 함께 장비를 직접 착용하거나 설치 · 해체해 볼 수도 있다. 1661-7472

설치와 해체, 난방 효율 좋은 돔형 텐트

주택으로 비교했을 때 돔형 텐트는 원룸의 개념이다.

전실이 딸려 있다 해도 밥을 해 먹고, 쉬고, 잠자는 모든 활동이 한 공간에서 이뤄진다.

돔형 텐트는 대개 천장이 낮고 공간이 넓지 않아 활동 반경이 거실형 텐트에 비해 좁다.

하지만 텐트 내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지 않고, 밖에서 활동을 하다 숙박의 용도로 캠핑을 한다면 돔형 텐트가 거실형 텐트에 비해 보온과 난방에 훨씬 유리하다.

게다가 텐트 설치와 해체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는다.

▲ 가볍고 설치 시간이 짧고 바람이 들이치지 않는 싱글월 돔형 텐트.

 

▲ 더블월 돔형 텐트. 통풍이 잘 되는 이너 텐트로 인해 결로 현상이 최소화된다.

 

그런 이유로 백패킹은 물론, 미니멀 캠핑을 즐기는 캠퍼들은 돔형 텐트를 선호한다.

돔형 텐트는 싱글월과 더블월 두 종류가 있는데, 쉽게 말해서 텐트 천이 한 겹이냐 두 겹이냐는 차이다.

겨울에는 가볍고 설치 시간이 짧고 바람이 들이치지 않는 싱글월이 좋다는 의견과 통풍이 잘 되는 이너 텐트로 인해 결로 현상이 최소화되는 더블월이 좋다는 의견으로 나뉜다.

방수와 통풍 기능을 함께 갖춰 결로 현상을 줄인 싱글월 텐트도 출시되어 있지만, 매우 고가다.

무게에 아주 민감한 경우가 아니라면 국내 환경에서는 더블월 텐트가 더 낫다. 다만 텐트 내부로 바람이 들이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플라이에 스커트가 딸린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좋다.

 

 

Part6  배낭 신제품_멘 듯 안 멘 듯… 산행이 가벼워졌다

입력 : 2011.11.30 03:18

겨울철 산행에서 배낭은 빼놓으면 안 될 아이템이다. 

배낭은 무게중심을 분산시켜 미끄러운 겨울철 산행에서 더욱 안정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도와줄 뿐 아니라 혹시나 뒤로 넘어졌을 때 완충작용을 해 큰 사고가 나는 것을 방지한다.

1 잭울프스킨 '앳모스피어' 2 노스페이스‘알테오 50’3 몽벨‘만도우 40’4 네파‘메가마우스 샤크’
노스페이스가 내놓은 '알테오 50'은 2박3일 산행에 알맞은 가방이다. '윈드터널 팩 패널' 시스템을 적용해 통풍이 잘되고, 앞부분에 지퍼가 있어 물건 꺼내기도 편리하다.가격은 25만원이다.

 

'콩코드 40'은 전문 등산가를 위한 가방. 초경량 원단으로 만들어 무척 가볍다. 가격은 40L 기준으로 17만원.

네파는 암벽 등반이나 산악 마라톤 등을 즐기는 사람을 위한 가방을 내놨다. '메가마우스 샤크 45L'(23만원)는 통풍이 잘되는 원단으로 만들어졌을 뿐 아니라 비 올 때 덧씌우는 레인 커버, 휴대폰 주머니까지 따로 있어 편리하다.'우파루파 35L'(18만원)는 배낭 앞부분에 잘 늘어나는 주머니가 달려 모자는 물론 재킷까지 넣을 수 있다.

블랙야크는 오은선 대장이 히말라야를 오를 때 멨던 대형 배낭 '야크 53+5'(33만5000원)를 새롭게 출시했다. 큰 가방 앞에 야크 형상이 그려진 또 다른 미니 배낭을 붙였다 뗄 수 있는 형태로 만들었다. 밑면엔 둥근 주머니가 달려 침낭을 넣고 빼기 편하다. 무게를 분산시키기 위해 힙 벨트를 적용했고, 머리·배낭 옆 부분에도 주머니가 많이 달려 수납이 편하다.

몽벨은 중거리 산행에 유용한 제품을 내놨다. '만도우 40'(17만5000원)은 알루미늄 틀을 집어넣어 형태가 잘 망가지지 않고 견고한 것이 특징이다. 등판엔 그물 원단을 사용해 땀을 효과적으로 배출할 수 있도록 설계했고 방수 지퍼를 적용했다.

잭울프스킨은 '에어 컴포트 시스템'을 적용해 공기 투과성이 높은 '앳모스피어(Atmosphere)'를 내놨다. 가방을 오래 메면 등이 뜨거워지는 단점을 보완, 항상 시원하면서도 청량한 착용감을 자랑한다. 남성용은 17만8000원, 여성용은 15만8000원. 용산직영점 (02)799-7798

 

 

짐 꾸리는 법
무거운 짐은 위로…자주 사용하는 물건은 후드에


등산에서 배낭은 신체의 일부분이라고 할 만큼 중요하기 때문에 착용감과 기능이 뛰어나야 한다. 배낭의 기능과 용량은 등반 형태에 알맞은 것이 좋다.

이상적인 배낭은 가볍고 튼튼해야 하며 부착된 장식물의 기능이 충분히 발휘되도록 디자인되어 있어야 한다. 또한 사용하기 편리해야 하며 등판과 멜빵 시스템이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돼 몸에 자연스럽게 밀착돼야 한다.

배낭은 크게 외부 프레임 배낭과 내부 프레임 배낭으로 나뉜다.

외부 프레임 배낭은 짐의 무게를 어깨와 엉덩이 사이에 편안하게 분배하도록 설계된 단단한 프레임(알루미늄)을 외부에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쉽고 편안한 지형과 코스에서 큰 짐을 운반하기에 좋다. 내부에 많은 저장 공간이 있어 등과 배낭 사이에 공기가 잘 순환돼 쾌적한 느낌을 준다. 가격 또한 저렴하다. 하지만 비슷한 크기의 내부 프레임 배낭보다 더 크고 무거우며 부피가 큰 경향이 있다. 짐을 가득 채웠을 때 상대적으로 중력이 높은 중심을 가지게 되기 때문에 거칠고 험난한 지형에서 활동할 때 균형을 잡기 어렵다.

내부 프레임 배낭은 국내에서 사용되는 대부분 대형 배낭이 취하고 있는 형태로 배낭 내부에 짐의 무게를 엉덩이와 어깨 사이에 효과적으로 분배시켜주는 구조적인 프레임 장치가 있다. 사용하기 쉽고, 균형을 잡기도 쉽다. 유선형이어서 배낭을 맨 채로 움직이기에 더 자유롭고 좁은 공간을 통과하기가 더 쉽다.

하지만 대부분 제품이 통자루와 같은 수납공간을 갖고 있으며 바깥에 주머니가 거의 없다. 등과 배낭 사이에 통풍 공간이 거의 없거나 전혀 없어서 등이 덥고 땀이 잘 마르지 않는다.

◆ 배낭 구입 시 고려사항=사용 목적에 맞아야 한다는 것은 기본 중 기본이다. 짐을 싸고, 풀고, 정돈하기 쉬운 배낭이 좋다. 소형 배낭의 경우에는 수납이 편리하도록 배낭 앞판쪽을 반타원형 지퍼로 여는 패널 로드형 배낭이 좋다. 반면 많은 짐을 싸야 하는 대형 배낭은 배낭 윗부분을 자루와 같이 조이고 뚜껑을 덮는 형태인 톱 로드 방식 배낭이 좋다.

보조 주머니는 체력 소모를 늘리고 가격을 높이는 요인이기 때문에 꼭 필요한 보조 주머니가 알맞게 달려 있는 배낭을 고른다. 잘 맞는 배낭을 찾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구입하기 전 내부에 짐을 조금 넣은 후 배낭이 몸에 잘 맞는지 시험해 보는 게 좋다.

짐의 가장 무거운 부분이 어깨뼈 사이의 중간 지점에 놓여야 하고, 가능한 한 등에 밀착돼야 한다.

◆ 배낭 꾸리기=가벼운 것은 아래로, 무거운 것은 위로 넣되 무거운 부위가 어깨선 아래부터 허리뼈 위에 놓이도록 해야 한다. 자주 사용하는 물건은 주머니나 윗부분(후드)에 넣되, 배낭 바깥에 수통이나 여러 가지 물건을 매다는 것은 좋지 않다.
※도움말= 원종민 코오롱등산학교강사

 

 

 

Part7  Backpacking|영남알프스

 

①Prologue

백패커의 성지 ‘하늘억새길’

 

▲ 계절마다 보여주는 절경은 왜 이곳이 ‘백패커의 성지’인지 말해준다.

영남과 알프스. 참 안 어울리는 조합이다. 영남은 어딘가 구수하다. 알프스는 멀고 낯설다. 이 둘의 조합은 오묘하다. 백패킹이라면 국내에서 안 가본 데 없는 사람이 우리나라 최고의 백패킹 장소로 꼽은 곳이 영남알프스였다.

영남알프스는 특정 산이 아니다. 밀양과 양산, 울주, 청도에 걸친 7개의 산군을 지칭하는 말이다. 간월산(1083m) 신불산(1209m) 영축산(1059m) 가지산(1240m) 재약산(1108m) 고헌산(1032m) 천황산(1189m)이 그 주인공이다. 모두 천 미터가 넘는 이들 산군의 풍경이 유럽 알프스만큼 아름답다 해서 ‘영남알프스’라는 이름이 붙었다.

하지만 ‘영남’과 ‘알프스’ 두 단어 조합은 여전히 어색한 데가 있다. 왜 항상 우리 국토는 외국 지명을 빗대야 설득력을 얻는 것일까. ‘한국의 나폴리, 통영’처럼 말이다. 우리 산하는 우리 이름만으로 충분히 아름답지 않은가. 이런 의문에 답이라도 하듯 지금 이곳엔 ‘하늘억새길’이라는 아름다운 이름이 생겼다. 하늘억새길은 다시 단풍사색길, 달오름길, 억새바람길, 단조성터길, 사자평억새길의 5가지 코스로 나뉜다. 듣는 것만으로 길의 특성이 그대로 드러나는 순하고 선명한 이름들이다.

봄과 여름에 초록으로 펼쳐지는 평원, 가을에 장관을 이루는 억새밭과 황홀한 단풍, 그리고 눈 덮인 겨울의 고요한 설경. 영남알프스는 계절마다 절경을 보여준다. 일곱 개 산이 계절마다 보여주는 절경은 왜 이곳이 ‘백패커의 성지’인지 말해준다.

하지만 하나의 계절만 택해야 한다면 두말없이 늦가을이다. 간월산 일대에서 출렁이는 억새의 은빛 물결. 만추를 택해야 하는 이유는 이걸로 충분하다. 확신컨대 유럽 알프스 어디에 가도 이렇게 멋진 억새길은 없을 테니까.

 

②Gear

한겨울 낭만캠퍼? 장비 없인 노숙자

 

   
<니모> 고고 엘리트
폴대 없이 공기를 주입하여 설치하는 에어빔형태의 1인 비박 텐트다. 외부에서는 물론 내부에서도 쉽게 공기를 주입할 수 있다. 텐트 원단 중 가장 가벼운 OSMO ELITE를 사용해 부피 및 무게를 줄였다. 49만8천원. 엠케이아웃도어.

   
<니모> 텐시
산에서는 물론 베이스캠프에서도 사용이 가능한 2인용 텐트. 무게가 2kg에 불과해 편의성이 좋다. 설치가 간편해 협소한 장소나 고지대 어디서든 쉽게 설치할 수 있다. 98만원. 엠케이아웃도어.

   
<니모> 메타TM 2P
앞뒤로 등산용 스틱 2개를 끼워 설치할 수 있는 2인용 텐트다. 폴대가 필요 없어 텐트 전체의 무게를 줄여 쉽게 이동할 수 있다. 천장이 높고 길이가 넉넉해 장비 보관이 용이히다. 48만8천원. 엠케이아웃도어.

   
<니모> 탱고 듀오
한 개의 무게로 두 명을 수용할 수 있는 2인용 침낭. 뒷면이 없지만 하단부를 매트리스에 씌워 발을 따뜻하게 감쌀 수 있다. 700 필 파워 다운을 사용해 초겨울까지 사용 가능하다. 56만8천원. 엠케이아웃도어.
   
<니모> 녹턴
기존의 머미형이 아닌 스푼 모양의 침낭이다. 무릎 부분이 가장 넓게 제작되어 다리가 움직일 공간이 충분하다. 신체와 흡사한 스타일로 어떤 자세로도 편안하게 수면을 취할 수 있다. 52만8천원. 엠케이아웃도어.

   
<니모> 스트라토 로프트
양쪽이 지퍼형식으로 되어 있어 다른 스트라토 제품과 연결이 가능한 침낭이다. 신축성 있는 구조로 설계되어 모든 체형을 수용할 수 있다. 텐트를 응결현상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하단부가 방수 및 투습처리 되었다. 49만8천원. 엠케이아웃도어.
   
<니모> 코스모 인슐레이티드
발로 밟아 공기를 주입할 수 있는 풋 펌프가 내장되어 있어 설치가 쉬운 매트리스. 8cm에 이르는 두께와 수평 베플 구조로 폭신하고 편안하게 쉴 수 있다. 길이는 193cm다. 21만8천원. 엠케이아웃도어.

   
<니모> 조르 스탠다드
405g으로 가볍고 단열이 우수한 에어매트리스다. 부피가 작아 공기를 쉽게 주입할 수 있고 작게 패킹되어 배낭의 공간을 넉넉히 활용할 수 있다. 폭은 51cm, 길이는 183cm다. 11만8천원. 엠케이아웃도어.

   
<니모> 조르 XL
설치 전 미리 에어벨브를 열어 놓으면 공기가 50~60% 정도 들어가는 자충식 에어메트리스다. 가로·세로 양방향 공기터널 구조로 효과적으로 냉기를 차단한다. 폭 62cm, 길이 193cm. 14만8천원. 엠케이아웃도어.

   
<니모> 헬리오 프레셔 샤워
풋 펌프로 압력을 가해 11리터의 물을 공급하는 간이 샤워기이다. 몇 번만 압력을 가하면 약5~7분간 안정된 수압으로 샤워할 수 있다. 물이 필요한 어떠한 아웃도어 활동에도 다목적으로 이용 가능하다. 가격 미정. 엠케이아웃도어.
   
<지에스아이> 피나클 솔로이스트
취사도구를 최소한의 공간으로 수납할 수 있는 제품이다. 무게가 387g으로 가볍고 냄비가 테프론 코팅처리 되어 조리 시 인체에 유해한 성분이 발생하지 않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10만5천원. 쎄로또레.

   
<지에스아이> 피나클 듀얼리스트
미국 GSI에서 출시한 2인용 코펠이다. 전용팩이 방수처리 되어 설거지통으로 활용할 수 있다. 메인냄비(1.8L)측면에 제품을 패킹하는 방법이 그림으로 나와 있어 쉽게 수납이 가능하다. 16만원. 쎄로또레.

   
<도이터> 액트라이트 50+10
무게 1580g으로 가볍고 견고하게 만들어진 배낭. 수납 공간이 상하로 분리되어 있어 효과적인 패킹이 가능하다. 스트랩이 많아 외부 결속이 쉽고 허리벨트가 폭신해 착용감이 좋은 제품이다. 24만3천원. 디케이크리에이션.

 

 

③Walking

Oh my 도가니!

   
▲ 흐드러진 억새 사이로 한 줄기 길을 끝없이 따라 걷는다.

삐그덕 삐그덕, 내리막을 걷자니 도가니에서 소리가 난다. 무릎이 시큰하다. 문득 이 배낭이 대체 몇 킬로그램이나 나갈까 궁금해졌다. 어깨에 들쳐 멘 배낭의 무게는 견딜 만했다. 다만 ‘도가니’가 문제였다. 언덕을 오를 때마다 저릿한 하체의 펌핑이 또 문제라면 문제였다. ‘아, 백패커는 멋진 풍경으로 눈은 호강하지만 퇴행성 관절염으로 노후가 고생이겠구나!’ 그래. 도가니가, 문제다.

 

걷다 보니 문득 ‘소고기라도 사올걸 그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배도 고프고 무릎도 아프다. 옆에 개그맨 김대희가 함께 걷는다면 이렇게 나직이 읊었겠다. “니 힘드나? 니 그래가꼬 걷다가 지치믄 소고기 사 묵겠지. 소고기 사 묵으면 힘나겠지. 힘 나믄 또 걷겠지. 걷다 보면 도가니 삐그덕 거리겠지. 도가니 삐그덕 거리면 또 소고기 사 묵겠지….”
이런, 소고기도 문제다.

   
▲ 멀리 간월재로 올라오는 임도가 보인다. 한시적으로 차량 통행이 가능했으나 지금은 전면 금지되어 누구든 두 다리로 걸어 올라와야 한다.

   
▲ 총 5개 구간 29.7km 하늘억새길은 데크와 계단이 잘 갖춰져 있다.
   
▲ 숨차면 잠시 쉬고 기운 차려서 또 다시 걷는 것. 백패킹은 삶의 축소판이다.

   
▲ 걷는 자의 마음은 비슷한가보다. 하나 둘 쌓아올린 돌이 탑이 되었고 지나가는 여행자가 또 다시 마음을 더한다.

   
▲ ‘앞으로~ 앞으로~ 앞으로 앞으로!’ 지구는 둥그니까 자꾸 걸어 나가는 것이 백패커의 미덕.

 

 

 

④Camping

“텐트 날아간다 빨리 잡아!”

   
▲ 오늘의 안주는 은은한 달빛, 춤추는 억새 그리고 아름다운 울주군의 야경.

저녁 7시. 젊음만 믿고 오후 늦게 산을 오른 게 잘못이었다. 덜덜덜. 사방에서 불어오는 바람 때문에 몸이 사시나무처럼 떨린다. “날아간다! 빨리 잡아!”하는 소리에 뒤를 돌아보니 텐트가 날아가고 있었다. 전쟁터가 따로 없다. 낮에 만난 등산객이 했던 말이 귓가에 맴돈다. “캠핑? 얼어 죽어요.” 강풍과 싸운 끝에 데크 위에 팩 다운만 하면 된다.

 

그런데 망치가 없다. 아휴, 꽁꽁 언 손으로 조심스럽게 팩을 나무 데크 틈에 끼워 넣는다. 1시간 만에 겨우 보금자리가 완성됐다. 바람을 피해 텐트 안으로 들어와 몸을 녹인다. “벌써 한 해가 저물어 가는구나. 올해도 수고했다”며 소주 한 잔을 기울여본다. 초겨울의 은은한 달빛, 사르륵 소리를 내며 춤을 추는 억새 그리고 사랑하는 친구.
“이 세상에 이보다 더 좋은 안주가 또 있을까.”

   
▲ 어둠과 바람 소리뿐인 간월재 데크.
   
▲ 살았구나. 혹한의 추위를 견디고 한자리에 모인 세 친구.

   
▲ 간밤 억새소리에 잠을 설치고 맞이한 아침 풍경.

 

 

 

⑤Healing

암자 가는 길 마음 비우는 길

   
▲ 석탑 앞에 멈춰 저마다 가슴속에 품은 소망을 잠시 빌어본다.

절 만큼 힐링에 어울리는 곳도 드물다. 대개 고즈넉한 산속은 공기가 맑고 깨끗하며, 딱 외롭지 않을 만큼 인적이 오간다. 법당에는 은은하게 불경 외는 소리가 들리고 마음 풀어주는 향내까지 풍긴다. 템플스테이는 자연스럽게 힐링의 대명사가 됐다.

 

통도사는 큰 절이다. 양산의 명소로 첫손에 꼽힐 만큼 거대한 규모를 자랑한다. 예로부터 합천 가야산 해인사, 전남 순천 송광사와 함께 삼보사찰(三寶寺刹)로 꼽혔다. 여기선 1년 365일 내내 템플스테이를 운영한다.

하지만 진짜 힐링은 통도사가 품고 있는 작은 암자들에 있다. 백운암, 비로암, 자장암 등 통도사가 품고 있는 암자는 19개. 딱히 목적 없이 느긋하게 산책하기 좋은 암자들이다. 통도사는 이 암자들을 돌아보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큰 절 통도사가 마련한, 작지만 확실한 힐링이다.

   
▲ 영축산을 내려오면 삼보사찰 중 하나인 통도사에 갈 수 있다.
   
▲ 긴 세월 동안 빛바랜 사찰 단청은 본래 가지고 있던 나무의 결을 그대로 드러낸다.

   
▲ 00원짜리 동전에 담긴 소망은 어떤 파문을 일으킬까.

   
▲ 영산전 앞에 잠시 앉아 경내 풍경을 둘러본다. 내리쬐는 오후의 햇살이 따사롭다.
   
▲ 통도사의 풍경을 화첩에 담고 있는 프랑스인 여행자. 전국을 돌며 수채화를 그리는 작업은 그에게 힐링의 과정이다.

 

 

 

⑥Epilogue

   
 
어둠이 내리면 영남알프스는 거대한 신전으로 변한다. 신전으로 들어가는 관문 간월재에서 텐트를 쳤다. 신전에 어둠이 주둔하는 동안 텐트는 작은 불빛에 지나지 않는다. 그 불빛에 기대어 바라보는 저 어둠 너머의 고원은 거대한 피아노. 억새꽃들이 흰 건반처럼 꽂혀 있다. 어둠과 억새꽃을 번갈아 타건하며 바람은 야상곡을 풀어낸다. 그 선율은 광포하다가도 어느 순간엔 여린 노래로 바뀌곤 했다.

 

우리는 그 무엇이 허기져 이토록 높은 데까지 올라 왔을까. 강줄기처럼 흘러가는 산 아래 도시의 불빛이 희미해지면 그 허기를 채울 수 있을까.

밤이 깊을수록 머리맡에는 식은 달빛이 쌓여갔다. 좁은 텐트 안에서 몸을 뒤척일 때마다 수시로 음표를 바꾸는 저 소리는 무엇일까. 수은주가 영하로 떨어지고 새벽녘 누군가 잠결을 파고든다고 느꼈을 때 텐트를 들추고 들어온 한 줄기 바람. 그가 떨리는 목소리로 자신을 신전의 주인이라고 말했을 때, 밤새 들었던 그 소리는 우리의 허기진 내면이 일으킨 변증법의 과정일 뿐 그 어떤 노랫소리도 울음소리도 아니었던 것이다.

 

 

 

Part8  Backpacking  대곡야영장

 

①Prologue

가을과 겨울의 문턱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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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산 속의 야영장은 다락방처럼 아늑해 숲을 어루만지는 바람 소리에 마음이 설렌다.

 

가을 숲은 고요하다. 파란 하늘도 고요하고, 다람쥐 발걸음도 사뿐사뿐 조용하다. 가을 숲은 요란하다. 울긋불긋 단풍도 요란하고, 사람들 발걸음도 자박자박 시끄럽다. 가을 숲은 건조하다. 청량한 공기도 빳빳하고, 마른 낙엽은 바스락 바스락 거린다. 가을 숲은 촉촉하다. 포근한 흙길이 푹신하고, 들국화 꽃잎은 탱글탱글 하다.

이렇듯 반전의 매력이 곳곳에 즐비한데, 어찌 숲 속을 거닐지 않고 가을을 보낼 수 있을까! 폭죽처럼 팡팡 터지는 가을의 풍성한 색감을 보고 그 결을 어루만져 보고 싶다면 치악산이 제격이다. '치떨고 악쓰며 오른다'는 치악산의 악명에 지레 겁먹고 바라만 보는 것으로 만족했다면 대곡야영장을 베이스캠프로 삼고 세렴폭포까지만 거닐면 된다. 야영장까지 땀방울 흘리기 어려울 정도로 완만한 산책로가 놓여있다. 비로봉에 올라야만 치악산에 다녀온 것은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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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곡야영장에 검은 어둠이 내리자 숲 속에 지어 놓은 안식처의 불빛이 더욱 환하고 따뜻하게 느껴진다.

 

대곡야영장은 1990년 치악산국립공원의 야영장 중 가장 먼저 조성되어 맏형격이다. 오토캠핑장인 구룡자동차야영장과 금대야영장과는 달리 대곡야영장은 치악산 품에 안겨있어 탐방안내소부터 야영장까지 40여분을 걸어 들어가야 한다. 보통 7~8월에만 여는데, 올해는 6월부터 10월까지 개방했다.

구룡사의 사유지이자 문화재 보호구역이라 한시적 개방을 하기 때문에 여름 휴가철만 아니면 비교적 한산하다. 산에서 취사·야영조치가 내려진 이후 합법적으로 산에서 백패킹을 즐길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인 셈이다. 산 속에 있는 것치고는 호화롭고, 40동 규모의 캠핑장에 비해서 너른 개수대와 약간 거리가 있지만 깨끗한 공원 화장실이 딸려 있다.

해가 능선 너머로 꼴깍 넘어가면 가을이 맴돌던 대곡야영장에는 겨울이 내려앉는다. 치악산은 어느새 계절의 틈새에 자리하고 있었다. 숲 속에 지어 놓은 안식처의 불빛이 그래서 더욱 환하고 따뜻했다. 가을과 겨울이 동침을 한 자리에 나 역시 몸을 누인다.

 

②Gear

백패커에게도 품격이 있다

   
▲ <힐레베르그> 10XP
   
▲ <힐레베르그> 솔로

01 <힐레베르그> 10XP
컬론SP원단을 사용해 강하면서도 가벼워 무게가 970g에 불과한 타프. 여섯 군데에 연결부가 있어 다양한 스타일로 설치할 수 있다. 28만원.

 

02 <힐레베르그> 솔로
2.2kg의 1인용 텐트. 폴대 두개를 교차해 끼우고 네 군데에 팩 다운을 하면 설치가 끝난다. 자립형으로 한 방향으로만 출입구가 있고, 넓은 베스티블이 구성되어 있어 짐 보관이 편리하다. 97만원.

   
▲ <사바나> 라이트콧
   
▲ <힐레베르그> 날로4GT

03 <사바나> 라이트콧

무게가 1.4kg인 초경량 야전침대. 내하중이 130kg이나 되며, 패킹 사이즈도 1.5L 생수병 정도로 작아 백패킹용으로 안성맞춤이다. 가격 미정.

 

04 <힐레베르그> 날로4GT
스웨덴 프리미엄 텐트 브랜드 힐레베르그에서 출시한 터널형 4인용 텐트. 넓은 베스티블로 이너텐트만한 전실 공간이 확보된다. 3.4kg의 무게로, 폴대 3개를 끼운 후 팩 다운 하면 설치가 끝날 정도로 간단하다. 139만원.

   
▲ 힐레베르그> 날로3

05 <힐레베르그> 날로3
터널형 3인용 텐트로, 앞뒤로 폴 2개를 끼우고 4개의 팩만 기본적으로 박으면 완성되는 텐트로 설치가 무척 쉽고 간편하다. 2.4kg으로 가벼우며 전실공간도 넓다. 109만원.

 

   
▲ <헬레> 헬레GT
   
▲ <사바나> 호빗랜턴

06 <헬레> 헬레GT
노르웨이 브랜드 <헬레>에서 출시한 나이프. 장인의 숙련된 기술에 의해 생산되는 제품으로 무게가 150g이며, 칼날은 삼중 라미네이션 스테인리스로 제작됐다. 16만5천원.

 

07 <사바나> 호빗랜턴
전구색의 LED를 사용해 아늑하고 은은한 불빛을 보여주는 건전지 랜턴. 무게가 168g로, 가장 환한 불빛에서는 5시간, 가장 약한 불빛에서는 40시간까지 사용할 수 있다. 9만8천원.

   
▲ <사바나> 아나킨90(좌), 아나킨45
   
▲ <에이오쿨러> 카본시리즈 12팩

08 <사바나> 아나킨90, 아나킨45
AAA 건전지 3개가 들어가는 헤드랜턴. 아나킨90(좌)은 사용거리가 최대 55m, 아나킨45는 사용거리가 최대 20m다. 각각 120시간, 180시간 사용할 수 있으며 배터리를 제외하고 무게가 50g이다. 아나킨90은 4만5천원, 아나킨45는 3만4천원.

 

09 <에이오쿨러> 카본시리즈 12팩
캔 12개와 2.3kg의 얼음이 들어가는 사이즈의 소프트 쿨러. 타포린 라이너를 적용해 새거나 외부에 결로가 생겨 흘러내리지 않으며, 49도의 폭염 속에서도 얼음을 24시간 유지할 수 있다. 9만원.

   
▲ <사바나> 대나무 식기 세트
   
▲ <사바나> 티탄 시에라컵

10 <사바나> 대나무 식기 세트
가볍고 수납성이 좋은 대나무 집성목을 사용한 식기세트. 6개의 다양한 크기의 그릇과 수납케이스로 구성되어 있다. 8만7천원.

 

11 <사바나> 티탄 시에라컵
티타늄을 사용해 무게를 줄인 시에라컵. 310ml 용량으로, 밥그릇, 국그릇, 컵 등 다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컵과 메쉬주머니가 한 세트. 2만5천원.

   
▲ <트란지아> 캠핑 세트

12 <트란지아> 캠핑 세트
2.5, 1.75, 1.5L의 세 개의 냄비와 지름 20cm의 프라이팬, 1.0L의 주전자와 전용 손잡이가 포함된 코펠. 무게는 1.16kg이며, 논스틱 코팅으로 표면에 음식이 눌러 붙지 않아 세척이 용의하다. 15만5천원.

 

 

 

 

③Walking

비로봉에 올라야만 치악산이랴

만추의 치악산은 입구부터 풍성한 색감을 선보인다. 사람들의 발길로 잘 다져진 흙길을 따라 늘씬한 금강소나무들이 줄지어 섰다. 과거 '황장봉산'이라 불렸다는 치악산의 별칭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원통문이라는 현판을 단 구룡사의 일주문을 지나며 휴대폰을 끈다. 1박2일만이라도 속세의 일은 살포시 접어두는 것이다. 옹기종기 모인 부도탑을 바라보며, 부도마다 담겨있을 고승들의 일생을 헤아려 본다.


커다란 등짐을 메고 걷다 잠시라도 그 무게를 덜게 되면 절로 웃음이 난다.

치악산 입구에서부터 세렴폭포까지는 길이 완만하고 평탄해 편안하게 트레킹을 즐길 수 있다.
의상대사가 아홉 마리의 용을 쫓아내고 창건했다는 구룡사의 고즈넉한 경내는 마음을 고요하게 가라앉힌다. 절 앞 노랗게 한껏 물 오른 은행나무는 가을의 금전을 우수수 뿌려줄 준비를 마치고 있었다. 숲의 그윽한 정취를 즐기기에는 그만인 계곡길을 따라 구룡소에 닿는다. 알록달록한 단풍 아래 초록색을 머금은 소의 맑은 물빛이 신비롭기 그지없는데, 아기자기한 맛이 있는 세렴폭포까지 타박타박 발걸음 따라 마음이 절로 정화되는 풍경이 펼쳐진다.

하늘에는 파란 물감을 붓고, 땅에는 노란 물감을 흩뿌려놓았다.

구룡사 앞을 지키는 은행나무. 바람이 불면 가을의 금전이 머리 위로 풍족하게 떨어질 것이다.

청량한 공기와 따뜻한 햇볕과 아름다운 단풍이 어우러진 달콤한 휴식.

고운 은사를 2단으로 늘어뜨리는 세렴폭포. 사진을 찍지 않고는 못 배길 풍경이다.


④Camping

도토리처럼 잘 영근 가을 아침

가을 숲의 아침은 그 빛과 향기, 그리고 습기만으로도 풍족하다. 쫑쫑쫑 새 지저귀는 소리가 조간신문처럼 텐트 앞에 툭 떨어지면, 텐트에서 나와 높다란 하늘을 향해 기지개를 쭉 편다. 허파를 깨우는 서늘한 아침 공기 사이로 낱알이 잘 영근 가을 햇볕이 우수수 쏟아진다. 구수하면서도 은근한 숲의 향기는 한지에 먹물이 번지듯 대기에 스며 있다.

치악산을 향해 "강원도공기는 역시 다르구나"고 첫인사를 건네고 따스한 커피 한 잔으로 몸을 훈훈하게 데운다. 잘 영근 가을 아침과 마주하게 되면, 바로 어제 치악산 품에 안긴 대곡야영장까지 무거운 배낭을 이고 지고 와서 잠자리를 펼치는 수고로움과 간밤에 다소 불었던 바람과 영하의 기온으로 인한 고생은 아무것도 아닌 게 된다. 매일매일 똑같던 하루가 아닌, 자연이 선사한 특별한 하루의 시작이다.

결이 고운 아침 햇살이 숲 속으로 내려앉는 가을날의 아침을 온전히 누리려면 치악산 대곡야영장만한 곳이 없다.

밥 한 공기에 찌개 한 냄비면 식사 준비 끝. 입구에서부터 걸어온 수고로움 뒤에 따르는 꿀맛 같은 식사시간.

낮에는 가을, 밤에는 겨울의 모습을 보여준 대곡야영장.

계곡을 따라 늘씬한 소나무들이 그늘을 드리운 대곡야영장에는 40여동의 텐트를 자유롭게 칠 수 있다.

숲 속은 가장 훌륭한 커피숍.

단풍나무가 텐트 위로 간밤에 여린 손자국을 하나 내놓았다.

⑤Epilogue

야영장에 두고 온 단풍

   
 

 

 

 

 

 

 

 

 

 

 

 

야영장에서 보내는 하룻밤은 왜 그리 짧은지, 숲을 뚫고 쏟아지는 아침 햇살이 원망스러웠다. 텐트 출입구를 열고 나오자 간밤에 나누었던 이야기들은 찬 이슬로 맺혀 있다. 속세의 아침은 번잡하지만 야영장의 아침은 여유롭다. 이 여유를 즐기기 위해 우리는 큼직한 배낭을 메고 이 깊은 산 속까지 온 것인지 모른다. 한껏 게으름을 피워도 허물이 되지 않는 아침은 보약과도 같다. 그러나 자연이 아무리 위대한들 인간의 삶을 대신해 줄 수는 없다. 돌이켜보라, 우리의 삶에서 위대한 순간은 짧고 치졸한 나날은 목숨처럼 긴 것을. 다시 배낭을 꾸리면서 생각한다. 간밤에 아무도 찾지 않은 이 야영장에서 우리가 얻은 것은 무엇일까. 고독일까, 자유일까. 대곡야영장에 두고 온 늦가을은 어느새 계절의 문턱을 넘어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