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

온리하프 2023. 1. 1.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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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원 한탄강 주상절리

 

 

춘천에서 철원으로 이동하면 산은 멀어지고 들은 점점 넓어진다.

오르내림이 거의 없는 드넓은 평원이 눈 닿는 데까지 펼쳐진다.

평균 해발 300m, 철원평야는 강원도에서 가장 큰 들판이다.

 

약 45만 년 전~12만 년 전 사이 여러 차례에 걸쳐 분출한 용암이 일대를 평평하게 뒤덮었다.

 

넓은 들판을 적시는 강물은 이상하게도 잘 눈에 띄지 않는다.

대지로 스며든 물은 스스로 길을 내고 바위를 깎아 제방이 필요 없는 수십 미터 협곡을 만들었다.

들판보다 훨씬 낮게 흐르는 한탄강이다.

 

 

 

 

 

‘철원 주상절리길 잔도’는 순담매표소에서 드르니매표소까지 약 3.6㎞ 연결된다.

 

13개의 교량이 놓였고 3곳의 전망대, 10곳의 쉼터를 갖췄다.

처음에는 아찔하지만 발길을 옮길 때마다 드러나는 비경 속으로 빠져드는 길이다.

 

한탄강은 독특한 지형으로 2020년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에 이름을 올렸다.

북한 평강군 장암산에서 흘러내린 용암이 굳으면서

현무암 협곡, 주상절리와 폭포 등 다양하고 아름다운 지형과 경관을 연출한다.

 

제주도·청송·무등산에 이어 국내 4번째, 강을 중심으로 형성된 지질공원으로는 최초다.

 

 

 

 

 

입구에서 조금만 걸으면 바로 순담계곡 쉼터 겸 전망대가 나온다.

 

순담은 순채(蓴菜)가 자라는 연못이란 뜻이다.

열을 내리고 부기를 가라앉히는 데 효과가 있다.

 

순조 때 우의정을 지낸 김관주가 이곳에서 요양하며

연못을 파고 제천 의림지에서 가져온 순채를 재배했다고 한다.

 

 

 

 

 

순담을 지나면 본격적으로 벼랑으로 이어지는 잔도를 걷는다.

길게 이어진 강줄기 양쪽으로 수직의 바위 절벽이 감싸고 있다.

 

순담 스카이전망대.

발아래 검푸른 강물이 여울져 흐르고,

물가에 흩어진 크고 작은 바위에는 전날 밤 내린 하얀 눈이 덮였다.

 

 

 

 

 

교량과 쉼터는 지질공원의 특성을 반영해 이름 지었다.

 

단층교에서는 단단한 지층이 엿가락처럼 휘어지거나 끊어진 모양을 관찰할 수 있고,

돌개구멍교 아래서는 암반을 뚫은 원통 모양의 구멍을 찾을 수 있다.

회색 빛깔의 매끈한 암반지대가 형성된 곳에는 화강암교,

시루떡같이 층층이 돌이 쌓인 모양을 관찰할 수 있는 곳에는 수평절리교가 놓였다.

경사가 급하고 물의 흐름이 빨라 깎아 세운 것처럼 바위가 남아 있는 곳에는 선돌교라는 이름이 붙었다.

 

 

 

 

 

지역에 전해오는 이야기를 반영한 작명도 있다.

 

구리소 쉼터는 한탄강 여울이 가마솥 끓는 소리 같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그러나 지금은 얼어 있어 그 소리를 들을 수 없다.

 

 

 

 

 

주상절리길 잔도에서 가장 아찔한 구간에는 동주황벽 쉼터가 있다.

맞은편 절벽이 햇살을 받으면 황금색으로 변한다는 곳이다.

 

이백의 시 촉도난(蜀道難)은 촉나라로 가는 높고도 험난한 길목을 노래한다.

동주(철원의 옛 이름)의 황토빛 주상절리길엔 즐거움만 가득하다는 의미를 담은 작명이다.

 

 

 

 

 

한탄강의 비경 속을 헤매다 보면 어느새 드르니 스카이전망대에 닿는다.

‘드르니’는 들르다에서 따온 작명이다.

생각 없이 들렀다가 예상하지 못한 비경과 마주하는 곳이니 일부러라도 들를 만한 곳이다.

 

잔도는 전망대 부근에서 끝나고,

계단을 조금만 오르면 드르니매표소에서 두어 시간의 겨울 강 산책이 마무리된다.

 

 

 

 

 

한탄강 주상절리길 입장료는 1만 원, 그중 5,000원을 철원상품권으로 되돌려준다.

지역의 식당이나 편의점, 주유소 등 대부분 업소에서 사용할 수 있다.

 

드르니매표소에서 순담매표소까지 택시 요금은 약 1만 원, 상품권으로 계산한다.

 

 

 

 

 

한탄강 지질공원을 즐기는 또 하나의 방법은

태봉대교에서 순담계곡까지 강을 따라 걷는 약 8㎞ ‘물윗길 트레킹’이다.

강물 위에 설치된 부교를 따라 걸으며 한탄강의 비경을 감상하는 색다른 여행 방법이다.

 

 

 

 

 

아치형 조형미를 자랑하는 승일교는

북한에서 공사를 시작해 한국에서 완공한 특이한 역사를 간직한 다리다.

 

1948년 8월 공산 치하에서 철원 주민들이 노력공작대로 동원돼 시공하다 한국전쟁으로 중단됐고,

1958년 대한민국 정부에서 완공했다.

 

 

 

 

 

 

하류 고석정은 철원을 대표하는 국민관광지다.

 

신라 진평왕(579∼632년 재위)과 고려 충숙왕(1294∼1339년 재위)이 머물렀다는 기록도 있어

오래 전부터 철원의 명승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의적 임꺽정이 고석바위의 큰 구멍에서 숨어 지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물윗길 트레킹도 입장료 1만 원을 내면, 철원상품권 5,000원을 돌려받는다.

 

태봉대교와 은하수교, 고석정에 매표소가 있다.

 

 

 

 

 

은하수교는 동송읍 장흥리와 갈말읍 상사리를 연결하는 보행 전용 현수교다.

 

주탑은 철원을 상징하는 두루미가 커다란 날개를 펼친 모양을 형상화했다.

다리 중간에 투명 유리가 설치돼 있어서 한탄강의 맑은 물줄기가 훤히 내려다보인다.

 

다리 건너 산책로를 따라 낮은 언덕에 오르면 철원평야가 바다처럼 펼쳐진다.

전망대가 들어설 자리다.

 

 

 

 

한탄강 주상절리길 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