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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민·군 합동조사단(합조단)이 지난 5월20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국방부에서 열린 천안함 조사결과 발표에서 공개한 어뢰의 프로펠러 부분. 합조단은 어뢰의 흡착물과 천안함 함체의 흡착물질 모두 폭발로 생긴 알루미늄 산화물로 동일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
[토요판] 커버스토리
‘화공학회 강연취소’ 김광섭 박사의 논문 살펴보니
합조단, 어뢰의 흡착물질이 알루미늄산화물이란 건 어뢰설 스스로 부정하는 꼴~
수중 폭발에선 나올 수가 없다.
선체 전체로 퍼졌다는 흡착물도 알루미늄, 철 판재에서만 발견, 부식이 원인일 가능성 보여줘.
반합조단 과학자들의 실험은 바닷속 환경과 너무 달라 폭약조차 쓰지 않은 건 허점.
김광섭 박사는 민군 합동조사단(합조단)과, 이승헌 미국 버지니아대, 양판석 캐나다 매니토바대, 정기영 안동대 교수로 대표되는 이른바 ‘반합조단’ 과학자들 사이의 논쟁에서 제3의 독자적 견해를 보였다.
그의 주장은 천안함과 백령도 인근 해역에서 수거된 어뢰 추진부품의 흡착물질(백색 분말)의 성분과 매직잉크로 쓰인 ‘1번’ 글씨의 연소 여부를 놓고 합조단과 반합조단 모두 잘못된 실험과 분석에 입각해 논쟁을 벌여왔다는 것이다.
브릭 커뮤니티에서 “흡착물질 종결자”로 통해
그는 2010년 7월 영국 과학전문지 <네이처>에 글을 쓴 이래 15편 이상의 과학 기술적인 보고서와 논평을 통해 이런 견해를 밝혀왔다.
예를 들어 흡착물질이 합조단이 주장하듯이 비결정성 알루미늄산화물이라면 그것은 어뢰의 수중 폭발에서 생성되는 물질이 아니므로 스스로 어뢰설을 부정하는 자가당착에 빠진다는 것이다. 합조단이 주장하는 비결정성 알루미늄산화물은 해수에 존재하는 황산이온과 반응할 수 없다. 그러나 합조단 최종보고서에는 모든 흡착물에 상당한 양의 황산이온이 존재한다고 되어 있어 모순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런 물질이 수중 폭발에서 생성됐다거나 생성될 가능성이 있다는 보고가 없다는 것이다.
반면에 흡착물질이 비결정성 알루미늄산화물이 아니라고 의문을 제기한 이승헌 교수의 반박도 허점이 있다는 것이다.
이 교수의 주장은 알루미늄 분말을 공기 중에서 1100℃로 가열하여 녹인 뒤 물에 넣어 냉각시킨 자신의 실험 결과에 근거를 두고 있다.
그러나 그의 실험은 실제 바닷속 폭발과 유사한 실험이 전혀 아니었다. 가장 취약한 점은 그의 시뮬레이션 실험에서는 폭약이 사용되지 않았기 때문에 생성된 알루미늄산화물은 결정성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합조단의 수조폭발 실험은 폭약을 사용했다. 그러나 이 역시 잘못된 것이었다. 알루미늄 입자의 크기나 그 양이 얼마인지도 문제지만 폭약을 탄두라는 외피 없이 바닷물 속에 직접 넣었기 때문이다.
모든 해군의 어뢰에 사용되는 알루미늄 합성 폭약은 폭발 순간엔 폭탄 자체의 분해물이나 폭탄 제조 때 미리 넣어둔 산화물질과 즉각 그리고 최대한 반응하도록 설계돼 있다. 주변의 물이나 산소와 반응하는 것은 폭발 뒤 탄두의 외피가 파괴되고 그때 바닷물과 접촉하면서다.
또 이 폭발은 알루미늄 분말 입자의 크기, 폭약과의 성분 비율, 산화제의 첨가 여부 등에 따라 충격파, 버블제트, 온도 등이 각각 다르게 나타난다.
김 박사에 따르면 그러므로 어뢰 제조에 사용된 똑같은 알루미늄 합성 폭약 없이 시뮬레이션(실제와 비슷한) 실험을 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이미 1940년대부터 성능이 뛰어난 어뢰를 개발하기 위해 미국 해군의 주도로 흡착물과 관련된 실험적 이론적 연구들이 있었다. 김 박사는 그럼에도 합조단과 반합조단 누구도 그런 연구를 참고한 흔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김 박사의 이런 제3의 과학적 분석은 많은 언론들이 합조단과 반합조단의 치열한 공방에 치우치면서 거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여기엔 그의 분석을 제대로 이해하고 판단하기 어려웠던 탓도 있다.
그의 논문에 나오는 복잡한 화학식을 이해하려면 화학 일반은 물론이고 열·유체역학 흡착 등에 관한 전문적 지식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논문 조작을 밝혀낸 과학자(생명공학)들의 누리집 브릭 커뮤니티엔 천안함 카페 ‘과학의 눈으로 본 천안함 사고 원인’(bric.postech.ac.kr/scicafe/?SciCafeId=warship)이 있다. 이곳의 일부 논자들은 그를 ‘흡착물질 논쟁의 종결자’로 부른다.
“알루미늄산화물이 부분적으로 황산화”
김 박사가 준비했던 지난 4월 말 한국 화공학회 총회 발표 논문은
“천안함 침몰사건: 흡착물과 1번 글씨에 근거한 어뢰설을 검증하기 위한 버블의 온도 계산”(파워포인트 60여쪽)이다.
이 논문은 알루미늄 폭약의 수중 폭발에 관한 기존 연구와 새로 개발한 이론과 합조단·반합조단의 실험 자료의 해설을 근거로 하고 있다. 논문의 초점은 흡착물질의 형성과 그 성분, 버블제트의 온도를 계산하는 것이다. 초청 강의는 취소됐지만 김 박사는 이를 학술적인 논문으로 재작성해 국제학술지에 게재할 예정이다.
이 발표 논문에서 김 박사는 우선 흡착물질의 성분을 비결정성 알루미늄산화물(AlxOx)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젤라틴화된(흡착성의)’ 알루미늄수산화물의 부분적으로 황산화된 물질(SaGAHs)로 제시했다. 이는 폭발로 생성된 알루미늄산화물이 물과 반응해 젤라틴화된 수산화물로 변하고 해수의 황산이온을 흡착·흡입해 형성된 것이다.
그리고 바닷물의 황산이온과의 화학적 변화를 거쳐 생성된 것이다. 무엇보다도 합조단 최종보고서 부록에 포함된 흡착물질의 열분석 실험자료(TGA/DTA)가 이를 확인해주고 있다고 김 박사는 밝혔다.
그에 따르면 합조단의 알루미늄산화물 주장에 대해서는 여러 오류를 지적할 수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흡착물질이 천안함 선체, 선미 가운데 알루미늄과 철의 판재에서만 발견되는 것을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합조단의 흡착물질 생성에 대한 견해를 ‘총알설’로 비유한다. 버블의 붕괴 과정에서 폭약에서 유래한 흡착물질이 총알처럼 날아와 선체 선미 등에 분산돼 붙어 있게 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흡착물질이 알루미늄 및 철의 판재에서만 발견된다. 그뿐만 아니라 폭발의 영향권 밖에서도 발견되고 있다. 이 문제는 반합조단 쪽의 의뢰로 양판석, 정기영 교수가 독자적으로 흡착물질을 분석해 내린 결론에도 해당된다. 이들은 폭발에 의해 생성된 알루미늄 산화물이 아니며 침전에 의해 생성된 물질(알루미늄황산염수화물, 바스알루미나이트)로 밝혔다.
그러나 침전설은 이런 흡착을 설명 못한다는 것이다.
김 박사는 자신의 ‘SaGAHs 설’은 해수에 의한 분산과 수소결합에 의한 흡착으로 이를 설명할 수 있다고 밝혔다. 흡착물에서 얻어진 모든 실험 결과와 그에 관련된 모든 관측들이 설명 가능하다는 것이다.
합조단은 1번 어뢰 잔해의 프로펠러 등에서 발견된 흡착물질을 알루미늄 폭약에 의해 생성된 물질로만 봤다.
이 폭발로 생성된 흡착물질만 해도 합조단이 분석한 것처럼 균일하거나 단일한 물질이 아니다.
무엇보다도 흡착물질과 관련한 김 박사의 주장 가운데 또다른 핵심적인 논거는 이 흡착물질(SaGAHs)이 폭발로만 형성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알루미늄 판재들이 철과 전기적으로 연결되면 이른바 갈바닉(Galvanic) 부식(이종금속 접촉부식) 현상에 의해 흡착물질이 형성되는데, 이는 알루미늄 폭약의 폭발로 생성된 흡착물질과 화학적으로나 육안으로 봐도 거의 같다는 것이다.
따라서 수거된 어뢰 부품의 프로펠러가 50일간 해수에 있었다면 그 흡착물질은 폭발이 아닌 부식에 의한 것일 수도 있다. 알루미늄과 물질 분석에 전문성이 있는 과학자들은 폭발인지 부식인지 답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합조단은 이를 구분하지 않았다.
따라서 자신들의 실험에서 나온 백색 분말과 1번 어뢰, 선체 등에서 발견되는 백색 분말의 동질성을 증명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흡착물에 대한 재조사가 필요한 이유다.
김 박사의 이런 주장은 수중 폭발에 의한 버블제트를 부정해 온 반합조단과는 달리 알루미늄 폭약의 버블제트 폭발을 전제로 하고 있다.
그 전제에서 보더라도 합조단은 1번 어뢰의 천안함 공격이라는 결론을 입증하는 과학적 논거를 전혀 제시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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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4월24일 인양되는 천안함. 뱃머리가 바지선에 안착되고 있다.(한겨레) 자료사진 |
‘1번 글씨’ 연소 논쟁이 소모적인 이유
특히 수중 폭발에서의 버블 온도 계산은 흡착물질의 형성과 특성을 파악하는 데 중요한 열쇠가 됨에도 합조단은 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그러다 엄청난 폭발이 있었다면 매직으로 쓴 1번 글씨는 당연히 타 없어져야 한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합조단은 뒤늦게 송태호 카이스트(한국과학기술원) 교수의 열역학 이론을 바탕으로 한 버블 온도에 관한 연구발표(0.1초 만에 28℃로 냉각)를 받아들였다. 송 교수에 따르면 버블 온도와 압력, 그 전달속도, 거리 등을 계산해보면 폭발열은 어뢰 후미부의 글씨를 태울 수 있는 온도가 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송 교수의 버블 온도 계산은 이승헌 교수가 반론을 제기한 바 있다.
그러나 김 박사는 그 반론은 적절치 않은 것이었다면서 “버블이 파괴됐을 때는 고온이지만 저압(0.01기압)이므로 접촉되는 물체가 열로 인한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충격파로 고열이 전달되기 전에 어뢰 후미부가 원래 위치보다 폭발 지점으로부터 크게 밀려났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런 버블 현상은 “부상병이나 주검에 화상 흔적이 없는 것을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송 교수의 버블 온도 계산이 잘못됐다는 데 있다는 것이 김 박사의 지적이다.
그는 송 교수의 연구가 알루미늄 폭약 모델을 사용하지 않았기에 “천안함 사건의 폭발과는 어떤 관계도 없는 것이 됐다”고 지적했다.
또한 알루미늄 산화도 계산, 폭발에너지의 충격파와 버블로의 배분, 그 분배에 알루미늄이 끼친 영향 등을 고려하면 알루미늄 폭약의 최저 온도는 1500℃로 계산됐다.
김 교수는 따라서 1번 글씨의 연소 여부로 버블제트 폭발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고 본다. 애초에 1번 글씨는 천안함을 침몰시킨 어뢰라는 걸 입증하는 직접적인 증거가 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런 점에서 1번 글씨를 둘러싼 논쟁은 비생산적이라는 게 김 교수의 판단이다.
처음부터 합조단에 대해 공정하고 능력있는 독립적인 조사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됐다.
김 박사는 그건 합조단이 국방부에 속하는 기구(국방과학연구소 등)와 많은 조사 인원을 국방부 내의 조직에서 차출한 데서 원인을 제공했다고 본다. 실제로 흡착물질 조사와 분석에서 보듯이 합조단은 무능하고 정직하지 않은 태도를 보였다.
미국도 비슷한 사례가 있다.
그는 1989년 미국 전함 아이오와 포탑 폭발사건으로 해군 장병 47명이 사망했을 때 미국도 논란에 휩싸였다고 말했다.
미국 해군 자체조사는 한 장병이 의도적으로 폭약을 폭발시킨 것이라는 결론을 발표했다.
유가족, 언론과 많은 상·하원 의원들은 믿지 않았다.
논쟁의 소지가 있는 사건에 대한 자체조사는 신뢰를 얻기 힘들다. 특히 군이 자체조사에 나서는 경우에는 상명하복의 조직문화 때문에 더욱 불신을 받는다.
결국 이 사건은 미국 의회 회계감사원이 나서 독립적인 조사기관인 샌디아 국립연구소에 과학기술적인 조사를 맡도록 했다. 샌디아 연구소가 40명의 과학기술자를 동원하여 철저한 조사를 한 결론은 이 사건의 책임이 장병이 아니라 해군에 있다는 것이었다.
김 박사는 국정조사를 통해
“합조단이 미 해군의 조사처럼 이미 정해진 결론을 지지하는 방향으로 조사를 이끌려고 했었는지를 밝혀내야 한다”
고 강조했다.
강태호 기자 kankan1@hani.co.kr
미 잠수함전문가“천안함 어뢰피격확률 0.0000001%” |
재미과학자 김광섭·안수명 한겨레에 “합조단-미군 결론 달라” “흡착물 분석 잘못”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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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2-06-22 18:31:06 노출 : 2012.06.23 22:10:37
사고발생 2년 여를 훌쩍 넘긴 천안함 침몰의 진실을 규명하는 데 제3의 재미과학자들이 등장해 새로운 분석으로 국방부와 민군 합조단의 어뢰피격설을 논박하고 나섰다.
22일 오후 한겨레가 토요판용으로 온라인에 올린 기사에 따르면, 미 샌디애고에 거주하고 있는 버클리대 전기·컴퓨터공학 박사 출신의 유도무기와 대잠수함전 전문가인 안수명 박사(69)는 지난해 6월부터 정보공개법에 따라 미 해군쪽에 천안함 자료를 요청한지 1년이 다 된 이달초에야 ‘미 해군 토머스 에클스 제독의 보고서’와 ‘다국적정보지원분과 보고서’만을 건네받았다.
안 박사에게 처음으로 공개된 에클스 보고서와 관련해 안 박사는 “에클스 제독이 내린 결론(요약)이 천안함 합조단의 중간 보고서(최종보고서도 동일)의 결론과 다르다”고 의문을 제기했다고 한겨레는 전했다.
‘천안함이 북한 잠수함의 CHT-02D라는 어뢰에 의해 침몰됐다’는 합조단 보고서에 대해 에클스의 보고서는 “어뢰가 유력(most likely a torpedo)”. “가능성으로 그러나 매우 낮지만(Possibly, but very unlikely, a moored mine) 계류기뢰”라고 밝혔다는 것. 안 박사는 “에클스는 자신이 서명한 합조단 보고서와는 달리 여기선 기뢰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안 박사는 백령도 인근 해상의 조건에서 기뢰가 아니라면 (기뢰가 아닌 조건이) 어뢰에도 해당되며, 거꾸로 어뢰라고 하는데 왜 기뢰는 안되느냐는 의문을 제기했다고 한겨레는 전했다. 또한 지난 1977년 국방과학연구소와 제일정밀공업 등이 육상조종기뢰(MK-6 폭뢰)를 설치한 것과 관련해 안 박사는 “아직 남아 있는 2차대전 때의 기뢰도 폭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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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수명 박사가 출간한 보고서. |
| 이른바 ‘1번 어뢰’의 음향탐지 가능성에 대해서도 안 박사는 백령도와 같은 서해 인근 해상의 조건에서는 탐지음파 대 소음(Signal to Noise ratio)의 차이를 모르기에 음향에 수중탐지나 추적은 거의 (수학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영화에서 많이 봤기 때문에 어뢰의 공격 성공률이 높은 것으로 착각하는데 현실과는 거리가 있다”고 분석했다고 한겨레는 전했다.
무엇보다 천안함 아래 3~6m(수심 6~9m), 가스터빈실 아래(프레임 75), 천안함 중앙(용골) 부근 약 3m 지점에서 어뢰가 버블제트 폭발로 두동강 났다는 합조단 분석에 대해 안 박사는 천안함 선폭(가로)은 10m, 어뢰의 속도를 30 노트(kts)로 보면 초당 15.3m인데, 어뢰가 천안함 선체에 머물 수 있는 시간은 약 0.6 초라며 “그 순간에 합조단이 파악한 버블 지점을 찾아가 터져야 한다”고 반박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안 박사는 서해바다라는 현실의 조건과 잠수정의 공격능력, 어뢰가 목표물을 탐지해 찾아가는 음향신호 처리의 관점에서 보면 그 확률은 소숫점이 얼마가 되든 0.0000001% 수준으로 거의 제로에 가깝다고 봐야 한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한겨레는 전했다.
안 박사는 앞서 지난 2월 출간한 ‘북한 잠수함이 남한 천안함을 침몰시켰는가’라는 보고서에서 천안함 잠수정 어뢰피격이라는 합조단의 결론에 대해 “그것이‘어떻게 가능했는지에 대한 논증은 하나도 없다”는 의문과 판단을 담았다고 한겨레는 전했다. 이와 별도로 안 박사는 1년 여 전인 지난해 6월부터 변호사를 통해 자료공개를 요구해왔다.
이와 함께 미국 퍼듀대 화학공악 박사로 알루미늄 촉매·부식 및 폭약전문가인 김광섭 박사는 지난 4월25~27일 제주 서귀포에서 열린 한국화학공학회 총회 분과 학술강연에 초청받았으나 강연 직전 ‘정치적 영향’을 이유로 돌연 김 박사 강연이 취소된 것으로 밝혀졌다고 한겨레는 전했다.
김 박사의 논문은 ‘천안함 침몰사건-흡착물과 1번 글씨에 근거한 어뢰설을 검증하기 위한 버블의 온도계산’으로, 김 박사는 강연 발표문에서 천안함 합조단의 알루미늄 흡착물질 분석이 잘못됐다는 점과, 1번 어뢰의 인양장소가 ‘1번 어뢰설’을 증명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지적했더니 발표가 취소됐다고 한겨레와 전화 및 이메일 인터뷰에서 밝혔다.
이 발표 논문에서 김 박사는 합조단이 주장한 흡착물질의 성분이라는 ‘비결정성 알루미늄산화물(AlxOx)’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흡착성을 갖는(젤라티노스)’ 황산화알루미늄수산화물(SaGAHs)로 제시했다. 이는 알루미늄 폭약이 수중 폭발 그리고 바닷물의 황산이온과의 화학적 변화를 거쳐 생성된 것으로, 그 근거에 대해 김 박사는 “합조단이 최종보고서에 부록 포함시킨 흡착물질의 열분석 실험자료(TGA/DTA)가 이를 확인해주고 있다”고 밝혔다고 한겨레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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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수명 박사가 출간한 보고서. |
| 그는 합조단의 견해에 대해 “충격파와 버블의 붕괴과정에서 폭약에서 유래한 흡착물질이 총알처럼 날아와 선체 선미등에 분산돼 붙어 있게 됐다”는 총알설에 비유하면서 “현실은 흡착물질이 알루미늄 및 철의 판재에서만 발견된다. 뿐만 아니라 폭발의 영향권 밖에서도 발견되고 있다”고 정면 반박했다. 양판석, 정기영 교수의 흡착물질 분석 결론과도 유사하다.
다만 그는 양판석·정기영 두 교수의 침전물(알루미늄황산염수화물,바스알루미나이트)이라는 분석에 대해서도 “이런 흡착을 설명 못한다”며 “(자신의) ‘SaGAHs 설’은 해수에 의한 분산과 수소결합에 의한 흡착으로 이를 설명할 수 있다”고 밝혔다고 한겨레는 전했다.
흡착물질과 관련한 김 박사의 주장 가운데 또 다른 핵심적인 논거는 이 흡착물질이 폭발로만 형성되는 게 아니며 따라서 하나가 아니라, 알루미늄 판재들이 철과 전기적으로 연결되면 이른바 갤바닉(Galvanic) 부식현상에 의해 흡착물질이 형성된다는 것. 이는 알루미늄폭약의 폭발로 생성된 흡착물질과 화학적으로나 육안으로 봐도 거의 같다는 분석이다.
수거된 어뢰 부품의 프로펠러가 50일간 해수에 있었다면 그 흡착물질은 폭발이 아닌 부식에 의한 것일 수도 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고 한겨레는 전했다. 김 교수는 “그러나 합조단은 이를 구분하지 않았다”며 “따라서 자신들의 실험에서 나온 백색분말과 1번 어뢰, 선체 등에 발견되는 백색분말의 동질성을 증명할 수 없었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한겨레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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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번 어뢰에 붙어있는 흡착물질.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
| 한편, 김 박사가 지난 4월 열린 학회 강연 취소와 관련해 화공학회쪽으로부터 받은 이메일을 보면 “화공학회는 정치적으로 중립을 지켜야 하는데 (김 박사의) 논문은 금년에 두번 있는 선거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대목이 있다고 한겨레는 전했다. 1962년 창립한 한국화학공학회는 회원 5700명이 활동하는 공학 분야 최대 학회로 꼽힌다.
또한 김 박사는 “국방부쪽에도 미리 논문을 보내 증명이 안된 1번 어뢰설을 수정하라고 제안했는데, 그때 화공학회 강연예정 사실도 알렸다”고 밝혔다고 한겨레는 전했다. 그러나 국방부는 이 수정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화공학회는 김 박사의 강연을 취소했다. 외압에 의해 초청 강의는 취소됐지만 김 박사는 이를 학술적인 논문으로 재작성해 국제학술지에 게재할 예정이라고 한겨레는 전했다.
이와 함께 미 해군으로부터 천안함 자료 두 건 외에 다른 전체 천안함 자료를 받지 못한 안수명 박사는 미 해군이 지난 12일 “존재 여부에 관한 확인도 불가능하다”고 통보해왔다고 밝혔다고 한겨레는 전했다.
천안함 사건의 진실에 다가서기 위한 김광섭, 안수명 두 박사의 노력이 각각 한국과 미국에서 큰 암초를 만난 것이라고 한겨레는 분석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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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두 개의 문
재미과학자 안수명씨의 진실찾기 분투
회공학회선 강연취소, 미 해군은 정보제공 거부
미국 퍼듀대 화학공학 박사로 알루미늄 촉매·부식 및 폭약 전문가인 김광섭(72) 박사는 지난 4월25~27일 제주도 서귀포에서 열린 한국화학공학회 총회 분과 학술강연에 초청받았다. 그러나 학회는 강연 직전 '정치적 영향'을 이유로 돌연 김 박사에게 강연이 취소됐다고 통보했다.
김 박사가 준비했던 논문 제목은
'천안함 침몰사건-흡착물과 1번 글씨에 근거한 어뢰설을 검증하기 위한 버블의 온도 계산'
이었다.
또 미 버클리대 전기·컴퓨터공학 박사로 어뢰 등 유도무기와 대잠수함전 전문가인 안수명(69) 박사는 지난해 6월부터 정보공개법(FOIA)에 따라 미국 해군 쪽에 천안함 관련자료의 공개를 요청했다. 그러나 미 해군은 이달 초까지 전체 자료 가운데 우리 쪽 민·군 합동조사단(합조단)에 참여한 토머스 에클스 제독의 보고서와 다국적정보지원분과 보고서만 내줬다.
미 해군은 지난 12일 안 박사가 요구한 전체 천안함 관련자료와 관련해 "존재 여부에 관한 확인도 불가능하다"고 통보해 왔다.
천안함 사건의 진실에 다가서기 위한 김광섭, 안수명 두 박사의 노력이 각각 한국과 미국에서 큰 암초를 만난 것이다.
김광섭 박사는 <한겨레>와의 전화 및 전자우편 인터뷰를 통해
"당시 강연 발표문에서 천안함 합조단의 알루미늄 흡착물질 분석이 잘못됐다는 점과, 1번 어뢰의 인양 장소가 '1번 어뢰설'을 증명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지적했더니 발표가 취소된 것 같다"
고 말했다.
그는 화공학회 쪽으로부터 '한국의 특수한 실정 때문에' 강연을 취소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사과를 받았다고 전했다.
김 박사가 받은 화공학회 전자우편을 보면
"화공학회는 정치적으로 중립을 지켜야 하는데 (김 박사의) 논문은 금년에 두번 있는 선거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는 대목이 있다.
1962년 창립한 한국화학공학회는 회원 5700명이 활동하는 공학 분야 최대 학회로 꼽힌다.
김 박사는
"국방부 쪽에도 미리 논문을 보내 증명이 안 된 1번 어뢰설을 수정하라고 제안했는데, 그때 화공학회 강연 예정 사실도 알렸다"
고 밝혔다.
그러나 국방부는 김 박사의 이 수정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화공학회는 김 박사의 강연을 취소했다.
안수명 박사가 처음 미국 해군에 천안함 자료를 공식 요청한 것은 지난해 6월이었다.
미국 정보공개법을 보면 민원인이 정부 문서 공개를 요청하면 해당 부처가 20일 이내에 가능 여부를 통보해주기로 돼 있지만, 안 박사는 1년이 지난 이달 초에야 자료 가운데 일부를 건네받았을 뿐이다.
안 박사는 "미국 정부는 내가 요구하는 문서를 공개하지 않으려면 그에 따른 분명한 사유도 함께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두 재미 원로 과학자의 주장은 한·미 양국 군이 북한을 천안함 침몰사건의 '범인'으로 지목한 만큼, 이를 입증할 책임 또한 양국 군, 곧 합조단에 있다고 말한다. 또 합조단 조사 결과에는 '주장'만 있고 '입증'은 없다는 게 두 사람의 공통된 비판이다.
강태호 기자kankan1@hani.co.kr
'애클스 보고서' 찾은 유도무기 전문가 안수명 박사 "북한 범행 입증할 압도적 증거 없어"
▶ 천안함 민·군 합동조사단의 최종 조사보고서는 그동안 숱한 의혹과 논쟁의 대상이 됐으며, 최근에 이르러서는 시대착오적 사상검증의 잣대로 악용되고 있다. 두 재미 한국인 과학자인 안수명·김광섭 박사의 문제제기는 또 하나의 논쟁을 추가하자는 게 아니다.
물질분석 열역학의 화공학, 전기·컴퓨터 공학이라는 과학과 잠수함전 유도무기 등 군사기술에 입각한 본격적인 검증 작업이다.
기뢰도 배제 못해…어뢰 공격설이 맞을 확률 0.0000001%
에클스 제독이 내린 결론은 합조단 보고서와 미묘한 온도차
어뢰는 음향탐지로 표적 식별
바닷속에선 매우 어렵고 섬 주변엔 소음 많아 더 불가능
안수명 박사는 천안함 사건에서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이 말한 '북한의 범행을 입증할 압도적 증거'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안 박사는 대잠수함전에 관한 한 국제적으로 공인된 전문가다.
그가 설립한 회사 안테크는 미 국방부와의 계약에 따라 1급 비밀로 분류된 대잠수함전에 관한 1천여건의 기술적 논문·보고서를 작성해 왔다.
그는 이런 전문성을 바탕으로 합조단의 결론에 의문을 제기했다.
천안함 합동조사단은 북한의 잠수정에 의해 천안함이 침몰했다고 결론을 내렸지만 그것이 어떻게 가능했는지에 대한 논증은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의문과 판단을 <북한 잠수함이 남한 천안함을 침몰시켰는가:역사적·비과학적·비양심적>이라는 보고서(소책자 및 전자책(e북) 형태로 2월 출간. www.ahnpub.com에서 구입 가능)에 담았다.
그리고 이와는 별도로 1년여 전인 2011년 6월부터 변호사를 통해 미 정보공개법을 근거로 미 해군의 관련자료 공개를 요구해왔다.
안된다면 해상 조건상 기뢰가 어뢰도 안돼
안 박사가 지난해 6월 미 해군당국에 공개를 요청한 문건은 천안함 민군 합동조사단에 참여한 토머스 에클스 제독이 이끄는 미국 대표단의 활동을 거의 망라한다.
이에 대해 미 해군의 정보공개 담당 부서는 지난 5월 초 처음으로 에클스 제독의 보고서를, 그리고 6월11일에는 또다른 다국적정보지원팀의 보고서만을 보내왔다.
또 안 박사는 2011년 5월 이래 에클스 제독의 보좌관을 통해 면담 또는 이메일 의견교환을 요청했다.
그러나 에클스쪽은 이런 저런 이유를 들어 응하지 않고 있다.
미군 당국의 이런 비협조적인 태도는 뭔가 '불편한 진실'이 있기 때문이라는 의문을 낳을 수밖에 없다.
처음으로 공개된 이 에클스 보고서에 대해 안 박사가 제기하는 의문은
"에클스 제독이 내린 결론(요약)이 천안함 합조단의 중간보고서(최종보고서도 동일)의 결론과 다르다"
는 것이다.
합조단 보고서는
"천안함은 북한의 잠수함이 쏜 CHT-02D라는 어뢰에 의하여 침몰되었다"
고 단정했다.
이에 반해 에클스의 보고서는
"어뢰가 유력(most likely a torpedo)".
"가능성으로 그러나 매우 낮지만, 계류기뢰(Possibly, but very unlikely, a moored mine)"
라고 밝히고 있다는 것이다.
안 박사에 따르면
"에클스는 자신이 서명한 합조단 보고서와는 달리 여기선 기뢰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
이라고 말했다.
파워포인트 14쪽 분량의 이 에클스 보고서는 2010년 5월27일 작성(천안함 중간보고서가 나온 지 사흘뒤)한 것이다.
보고서는 에클스 제독의 신중하고 객관적인 자세를 시종일관 보여주고 있다.
우선 보고서 제목을 'Loss of ROKS CHEONAN'(한국 천안의 손실)이라고 해 Sinking(침몰) 또는 피격(Attacked), Incident(사건)라는 표현을 쓰지 않고 있다.
또 CHT-02D 어뢰를 언급하면서도 북한 어뢰라 지칭하지 않고 '알려진(known)'이라고 표현하고 있으며, 침몰지점 또한 특정하지 않은 채'백령도 인근'으로만 밝히고 있다.
수거된 어뢰 잔해에 대한 정보평가 및 분석과 관련한 대목들도 다른 부분들이 영어로 작성된 데 반해 굳이 한글로 된 한국쪽 자료의 내용들을 그대로 전재하면서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주석에서) 보고서(brief)는 백령도 인근에서 상실된 천안함의 원인을 규명하는데 사용된 기초적인 방법들을 설명하는데 있다는 점을 밝히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 보고서가 천안함이 북한 CHT-02D 어뢰에 의해 침몰됐다는 결론을 굳이 담거나 강조할 필요는 없는 셈이다. 게다가 이 보고서가 합조단의 결론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안 박사가 에클스 제독이 기뢰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데 의미를 두는 건 나름 이유가 있다.
우선 합조단 최종보고서(79쪽)를 보면
"계류기뢰 운용 시 3~5노트(Kts)의 빠른 유속, 4m 이상의 조수간만의 차, 47m의 수심 등은 큰 장애요소로 작용하며, 또한 사건 당일 천안함이 불규칙 항로를 유지하면서 사건 발생 이전까지 동일지점을 10회 이상 항해했음에도 이상이 없었다"
고 돼 있다.
또한 보고서(191쪽)는 백령도 해역의 경우 증거물을 찾기가 어려웠다면서
"안개가 잦아 시계가 100~2,000yds(91m~1,828m) 정도이고, 평균 3~5kts의 강한 조류가 흐르며, 수심이 40~50m로 많은 제한이 있었다"
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계류기뢰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안 박사에 따르면 백령도 인근 해상의 조건으로 보건대 기뢰가 아니라면, 그건 어뢰에도 해당된다는 것이다. 또 거꾸로 어뢰라고 하는데 왜 기뢰는 안 되는가라는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다.
실제로 윤덕용 합조단장은 2010년 5월26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어뢰 잔해를 발견하지 못했다면 발표 내용은 달랐을 것인가"
라고 묻자
"기뢰 가능성을 완벽하게 배제하지 못했을 것"
이라고 말했다.
"최신 기뢰는 어뢰와 거의 같은 기능을 하기 때문"
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윤 단장은 기뢰의 가능성을 배제한 이유를
'그런 상황에서 (북한) 군인들이 기뢰는 쓰지 않을 것'
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또다른 기뢰가 존재한다고 있다면 얘기는 다르다.
합조단의 보고서(88쪽)는 77년 국방과학연구소와 제일정밀공업 등이 육상조종기뢰(MK-6 폭뢰)를 설치했으며, 그 뒤 어민들의 요구로 2008년에 ○○발을 회수했다고만 밝히고 있다. 아직도 기뢰가 남아 있다는 걸 시인한 것이다.
게다가 보고서(87쪽)에는
"육상조종기뢰를 설치한 제일정밀공업의 기술자들은 기뢰폭발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으나 국방과학연구소 폭발물 전문가들이 그런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해서 배제했다"
고 돼 있다.
그러나 안 박사는 "아직 남아 있는 2차대전 때의 기뢰도 폭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합조단은 보고서에서 MK-6 폭뢰는 폭발되더라도 폭약량이 작아(136㎏) 47m의 깊은 수심에서는 선체를 절단시킬 수 있는 폭발력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 쪽 전문가들은 천안함 하부의 동축 샤프트에 그물이 걸려 있듯이 천안함이 그물과 함께 이 해저에 있던 기뢰를 끌어올릴 수 있는 가능성을 제기했다. 어뢰가 천안함 하부 6~9m에서 폭발하듯이 천안함에 아주 근접해 기뢰가 폭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어뢰의 공격 성공률? 현실과는 거리 있다
안 박사는
"인간에겐 오감이 있지만 어뢰는 음파와 자기장이라는 두개의 센서에만 의존한다"
고 말한다.
그러나 바닷속이라는 조건에서는 음향의 특성상 탐지가 매우 어렵다. 음파는 물속에선 에너지를 뺏긴다. 이 때문에 전달거리가 짧아진다.
또 수중의 온도차에 의한 층 음파를 아래로 굴절시키거나 수면으로 반사시킨다.
바닷속에는 각종 선박의 소리, 파도나 조류 소리, 고래 새우 등 수중생물의 소리가 혼재한다. 인근에 섬이 있는 경우 해류의 흐름은 더욱 복잡하다.
백령도와 같은 서해 인근 해상의 조건에서는 탐지음파 대 소음(Signal to Noise ratio)의 차이를 모르기에 음향에 수중탐지나 추적은 거의 (수학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천안함 사건 당시 인근의 속초함은 레이더상의 새떼를 북한 전투기로 오인해 발사했다. 물속에선 표적을 식별할 확률이 그보다 낮을 수 밖에 없다.
안 박사는 흔히 2차대전 당시 독일 U보트가 영국 해협에서 연합군 쪽 상선을 공격하는 것을 영화에서 많이 봤기 때문에 어뢰의 공격 성공률이 높은 것으로 착각하는데 현실과는 거리가 있다고 말했다.
합조단은 천안함이 두동강 난 것은 천안함 하저 3~6m(수심 6~9m), 가스터빈실 아래(프레임 75), 천안함 중앙(용골) 부근 약 3m 지점에서 어뢰가 버블젯 폭발을 했기에 가능했던 것으로 분석했다.
천안함 선폭(가로)은 10m, 어뢰의 속도를 30노트(kts)로 보면 초당 15.3m다. 어뢰가 천안함 선체에 머물 수 있는 시간은 약 0.6초인 셈이다. 그 순간에 합조단이 파악한 버블 지점을 찾아가 터져야 한다는 것이다.
서해바다라는 현실의 조건과 잠수정의 공격능력, 어뢰가 목표물을 탐지해 찾아가는 음향신호 처리의 관점에서 보면 그 확률은 소수점이 얼마가 되든 0.0000001% 수준으로 거의 제로에 가깝다고 봐야 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어뢰의 음향탐지 방식은 수동식이기 때문에 음향탐지 속도가 느리다. 이에 따라 잠수정이 어뢰를 발사할 때는 적함의 속도와 방향, 어뢰의 속도 등을 정확하게 계산해서 발사하지 않으면 안된다.
강태호 기자 kankan1@hani.co.kr
안수명(69).
서울대 전기과. 조지아 테크 석사. 버클리 대학에서 전기·컴퓨터 공학 박사. 현재 미 샌디에이고 거주. 30년 경력의 대잠수함전 전문가.
록히드와 제네럴 다이내믹스 등 미 군수산업체에서 순항미사일 등 유도무기 개발에 참여했으며 1984년 미 국방부 비밀 취급허가를 받은 안테크(www.ahntech.com)를 설립해 대잠수함전 프로젝트 관련 1천여건의 기술보고서를 작성.
잠수함과 어뢰 등 유도무기 분야의 최고 전문가.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미 전기전자학회와 항공 우주학회 두 단체의 정회원으로 선출됨.
▶ 김광섭 박사 "천안함 합조단도 반합조단도 모두 잘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