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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 랭 글 g p s
인제 원통에서 약초원을 운영하고 있는 고향 까마귀가 한 마리 있다.
오래간만에 바람 쐬러 가는 중에
길목에 있는 원대리 자작나무 숲엘 들렸다.
어라?
놀래지 많을 수 없었다.
사진에서 보는 봐와 같이 출입금지다.
당연히 코로나19 상황의 2.5단계 기간이기 때문이다.
공기 맑고 신선한~
시골 깊은 산속이라 이런 일이 벌어지리라곤 미쳐 생각지도 못했는 데...
자작나무 숲 한 바퀴 도는 데, 3시간 정도면 될 것이고...
그래서 점심시간 정도쯤에 도착할 것이라고 얘기했는 데~
이 지경이 되어버렸으니 남는 시간을 어쩌?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시간을 때워야지~
체면 불구하고 출입구 옆의 숨은 산등성을 오른다.
하얀색이 곱다.
자작나무는 "겨울 숲의 귀부인"이다.
늦가을이 되면 자작나무는 눈부신 흰색 나신(裸身)을 드러낸다.
중부 이남에서는 어딜 가든 소나무를 볼 수 있다.
어릴 적 솔가지와 솔방울로 군불을 때서 밥을 해 먹고~
태권도 격파 시범 때는 늘 송판이 필요했다.
그리고 나이가 쇠하면 송판으로 만든 관에 들어가 하늘로 갔다.
소나무는 늘 우리 곁에 있다.
추운 북방지역에선~
자작나무 껍질로 만든 지붕 아래서 태어나고,
자작자작 소리 내며 타는 껍질로 불쏘시개를 하고,
그 껍질에 다시 몸을 싸 하늘로 보냈다.
개마고원 너머 넓은 자작나무 숲엔 죽은 이의 영혼이 머문다고 믿었다.
정령이 잠들어 있는 숲 속...
그렇게 몸 숙이고,
말소리 죽여~
자작나무 숲 오르는 길의 중간쯤 임도에 도착하여 안도의 한 숨을 쉬는 데~
관리원들이 위쪽에서 내려온다.
망할...
정상에 근접도 못하고 꼼짝없이 잡혀 하산~~
죄 진 놈이 무슨 할 말이 있겠는가?
그냥 죄송하게 되었습니다. 꾸벅 인사하고 출입구를 벗어나게 되었다.
고향 까마귀 두 마리와 함께 셋이서
새벽까지 이러쿵 이러쿵...
다음 날 늦게 일어나 밖을 보니
첫눈이 내린다.
눈은 마음을 동심의 세계로 이끄는 힘이 있다.
배고프고, 춥고, 모질었던 세상...
그 거칠었던 일상 속에서 늘 옆에 있었던~
정 하나로 맺어진 우정들...
그때로 되돌아 갈 수는 없지만~
그 친구들이 옆에 있어 행복하다.
어제 그리고 오늘...
우린 밤 깊게
또 다른 우정을 깊이 새겼다.
눈 맞은 장독대의 항아리처럼~~
기담약초원의 기담 선생께서는 여러 한약재와 자연 생필품을 제공하고 연구하신다.
친구여 승승장구하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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