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권역/춘천 무명산 찾아보기

우두산~아리산

온리하프 2022. 12. 22.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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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두산과 아리산  

 

 

북한강은 한강 지류 중에서 가장 긴 강으로 강원도 회양군 금강산 금강천에서 시작한다.

 

신포리에서 인람리, 지암리, 오월리까지 흐르는 강을 모진강~

그곳에서 부터 용산리 앞으로 흐르는 강은 자양강~

소양강과 자양강이 합쳐져 덕두원리와 의암리 앞을 흐르는 강을 신연강이라 했다.

 

소양강도 마찬가지다.

양구에서 흘러 내리는 물을 웅진강~

샘밭에서 소양1교까지를 우두강~

소양 1교에서 근화동을 거쳐 신연강으로 스며들기 전까지를 대바지강이라고 했다.

 

소양댐(1967~1973)이 착공되기 전~

소양로에서 우두강까지 경관이 아직도 기억 있다.

 

 

 

중도의 고산(99m)은 춘천에서 가장 낮은 산이고,

마주 보고 있는 신매리의 서주봉(105m)은 봉우리 중에서 가장 낮다.

춘천댐과 의암댐이 없다는 개념하에 그 사이를 흐르고 있을 자양강을 상상해 본다.

 

조선조 때~~

"자양강에서 바라보는 고산의 경치가 실로 감탄할 만하다"라고~

오성대감 이항복(1556~1618) 선생이 말할 정도였다.

 

자전거를 타고 고산 옆을 지나칠 때마다, 오를까 말까 몇 번 망설였다.

이것을 산이라고 보기에는 실망스러울 정도로 낮다.

하기사 오성대감이 감탄한 600년 전 풍경을 지금과 비교한다는 자체가 무리다.

내년 따스한 봄 날에 자전거 타고, 고산과 서주봉을 연달아 올라봐야겠다.

 

오늘은 자양강어귀 용산리에 나지막이 솟아오른 아리산이 목적지다.

오르기 전, 여기저기 산에 대한 유래나 정보를 구해보려 했지만 찾을 수 없었다.

 

혹시?

윗산에 살고 있는 동네 사람들이 아랫산, 아랫산... 부르던 것이~

아래산에서 아리산으로 와전된 것은 아닐까? 하는 나만의 생각이다.

 

 

 

13:08   충렬탑 입구

13:33   여우고개

15:12   구릿고개(방고개)

16:23   신북읍 지내리 727

17:16   아리산

17:39   용산 3리 정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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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렬탑 입구.

 

산아님과 12시 반쯤에 만나기로 했는 데, 30여 분 정도 늦었다.

 

집에서 시내버스 시간에 맞춰 퇴계현대 3차 정류장까지 거의 다 갔는 데~

아이젠 챙겨 놓은 것을 배낭에 넣지 안아, 집으로 되돌아 와야 했다.

 

아이젠을 배낭에 넣고 카카오맵을 보니 중앙하이츠 1차 정류장에서 탑승하고

남춘천역 환승센타에서 소양댐 가는 버스로 환승하면 된다고 한다.

 

중앙하이츠 1차 정류장에서 5분, 남춘천역 환승센타에서 15분 기다렸다.

 

 

 

 

 

버스에서 내려 기쁜 마음으로 산아님과 조우한다.

국사봉에서 일어났던 사고 뒤로 오래간만에 산행하게 된다.

늦어 미안하기만 한데~~^*^

눈이 많으니 아이젠을 신으라고 알려 준다. 

 

충렬탑을 향해 언덕 길을 오르는 데, 전방이 희미하게 보인다.

이상하다 싶어 얼굴을 만져보니 안경이 없다. 이런~!!!

머물렀던 곳은 집, 중앙하이츠 1차 정류장, 남춘천역환승센터 세 곳인디 ...

 

와이프한테 급히 전화 걸어 집에 찾아보라고 하니, 없다고 한다.

남춘천역환승센터에서 15분 정도 앉아 있었는 데, 거기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더니~

와이프가 갔다 와서 전화해준다고 한다.

에효~~ 어쪄...

 

 

 

 

 

건망증이거나, 치매 증상이 있어 그런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되지만, 그렇치는 안을 것이다.

어제 당직을 서고 나와 잠이 부족해 머~~엉 해서 그런 것 뿐이라고 스스로를 위안한다.

 

산아님께 "심하다 심해~" 소리를 듣는다. ㅋㅋ~

 

그나져나 경치가 너무 좋다.

새벽부터 내린 눈으로 설경이 걸작이다.

 

 

 

 

 

언덕을 오르면서 산아님이 충렬탑 주차장에 있는 안내문을 꼭 읽어 보라고 했다~~

 

 

 

 

 

난 뭐 우두산에서 있었던 치열한 전투와 관련있나 했더니~

쌩뚱맞게 본인이 선산김 씨란다. 

 

안경 잃어버리고, 잠 못 자 컨디션 별로인데, 짜증 폭발이다.

 

티내면 지는 거라고~

난 안동김 씨인데, 안동에 있는 하회마을이 다 우리 거라고 했다. ㅋㅋㅋ~

대처 수상이 방문기념으로 찍은 사진이 우리집 앞마당에 크게 걸려 있다고... ㄲㄲㄲ~

 

 

 

 

 

우두산 충렬탑(133.6m)

 

농담 치기 하는 바람에 묵념하는 것도 잊어 먹고 그냥 올라가 버렸다.

 

 

 

 

 

우두산은 도솔지맥의 끝이다.

(2017/03~06에 종주했음)

 

백두대간 매자봉에서 갈라져 나온 도솔지맥은 구례산을 지나~

도솔산, 대암산, 사명산, 봉화산, 오봉산, 수리봉을 지나서 우두산에 이르러 모든 행도를 마친다.

 

화대와 육구 종주 그리고 천마*화악*명지*축령 지맥을 종주했고~

설악 서북능, 영남알프스, 충북 알프스, 불수사도북

지리산둘레길, 11국기봉, 춘천분지, DMZ평화의을 완주했다.

한북정맥, 한강기맥, 외씨버선길 일부...

나름 여러곳을 거닐었지만, 그중 도솔지맥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춘천지맥과 도솔지맥 사이의 골짜기 물들은 소양강으로 모여 흐르고~

한북정맥과 도솔지맥 사이의 모든 물줄기는 북한강으로 모여 흐르고~

그 두 강의 큰 물줄기가 합쳐지는 곳에 우두산이 있다.

 

 

 

 

 

일제강점기 때 우두산 위의 고분.

 

뒤로는 도솔지맥 수리봉이 보인다.

그 우측으로는 경운산이 보이고~~

 

 

 

 

 

충렬탑 뒤로 길을 잇는다.

 

 

 

 

 

잠시 후 여우고개에 닿고~~

 

5~7살 때 쯤 일 것이다.

아랫샘밭 앞을 흐르는 우두강에서 동돌을 들추며 누나들과 함께 다슬기 줍던~

율문교 아래서 물놀이하고 있다가 미군이 지나가면 헬로헬로를 연발한다.

그러면 지프차를 세워 아래로 딱딱한 분유 덩어리를 던져줘서 맛있게 먹었던...

어린 시절 유일한 기억 속의 하나이다.

 

여우고개는 사랑마을(사랑말)과 연관이 있다.

 

고려시대 찬성사를 지낸 박항(1227~1281) 선생은 춘천 박씨의 시조다.

고향이며 말년에 낙향하여 살다 명을 다한 곳이다.

 

"사랑마을"은 박항대감이 사랑에 나와 오가는 손님을 맞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여우고개는 "엿보는고개"였다고 한다.

길손들이 우두산 고개를 넘으면서 박항 대감이 안녕한가? 살피고 가는 곳이었다고 한다.

박항 대감이 사랑채에 나와 있으면 조심하면서 고갯길을 통과했다.

엿보는고개는 그래서 붙여진 이름이다. 나중에 여우고개로 된 것은 와전된 것이다.

 

 

 

 

 

길을 건너 계단을 올라 우측으로 진행하면서 도솔지맥과 같이 한다.

 

 

 

 

 

많은 산꾼들이 도솔지맥을 걸음으로서 길이 뚜렷하다.

 

 

 

 

 

야전병원(현 국군병원)이나 여우고개는 어렸을 적부터 듣던 소리라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갑자기 전화벨이 울린다.

길을 걷느라 잠시 잊고 있었는데~~

남춘천역환승센터 의자에 있던 안경을 찾아 집으로 왔다는 와이프 전화였다.

 

고맙소이다~~^*^

 

 

 

 

 

방고개 지내리 쪽에 닿는다.

율문리에서 지내리로 넘나들던 옛 고갯길로 율문리 쪽에서는 구릿고개로 칭한다.

 

원래는 태양광발전시설의 펜스를 따라 방고개 정상으로 길을 이어야 했는 데~

오늘은 도솔지맥 종주가 아니라, 아리산 찾기에 나선 것이니 별 상관없다.

 

 

 

 

 

국군병원 앞을 지나 방고개(구릿고개) 정상에서 다시 도솔지맥을 따른다.

국군병원 자리에는 옛날에 미군 유도탄부대가 자리하고 있던 곳이다.

국군병원은 옛날에 샘밭 야전병원으로 있다가 지금의 자리로 옮긴 것이고~~

 

아주 어렷을 적, 야전병원에서 예방주사 맞고선 울던 기억이... ㅎ~

 

 

 

 

 

산 중턱 묘에 눈이 휩싸인 모습이 이채롭게 보인다.

 

오늘은 새벽부터 눈이 내리더니 종일 흐려 어둠이 일찍 온다.

 

 

 

 

 

지내리저수지 위쪽 마을로 내려 섰다

 

 

 

 

 

이곳은 금광길로 칭하는 데~

옛날에 금광이라는 부자가 살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금광대(金光垈) 또는 금광리로도 불렸다.

 

 

 

 

 

날이 흐려 어둠이 빨리 찾아와 지름길인 신북읍 지내리 727 골짜기로 들어 섰다.

 

농가가 있어 잠시 휴식하며 따스한 물 한 모금 마시는 데, 강아지가 반긴다.

이 녀석이 나를 잘 따른다. 아주 순하고 착하게 생겼다.

손에 들려져 있는 먹던 떡을 줬더니 아주 좋아라 받아 먹는다.

 

짐을 챙기고 길을 떠나 산속으로 들어서는데 녀석이 앞, 뒤에 서며 안내견 역할을 한다.

혹여 집을 잊어 먹을까 염려되어 산중턱에서 내려 보냈다.

가라고 하니까 집으로 내려갔다.

말도 잘 듣는다.

착한 녀석~~!!!

 

 

 

 

 

오늘은 높이 150여 m도 안 되는 나지막한 산 여러 개를 오르락내리락했다.

늘 보아왔던 산 풍경이지만~

막상 와서 걸어보니 보여지는 것과 다르게 꽤 넓었다.

 

능선에 올라 멀리 아리산을 바라본다.

 

 

 

 

 

좌측으로 가면 저울골이며 용산저수지가 있다. 

이곳을 올랐다가 내려서서 다시 봉우리를 오르면 오늘의 목적지인 아리산이다.

그러나 시간이 너무 늦은 관계로 우측의 편한 길을 따라 역골로 내려선다. 

 

역골은 소리개고개 조금 못 미쳐 있는 골이다.

놋점과 소리개 사이에 있다.

놋점 남동쪽에 있는 마을로 조선시대 역이 있었다고 한다.

 

놋점은 용산 3리 마을회관이 있는 곳이다. 옛날 놋그릇 만드는 가게가 있었던 마을이다.

소리개고개는 용산 3리에서 지내리로 넘어가는 고개로 쑥고개라고도 한다.

 

 

 

 

 

아리산 정상이다.

 

정상석이 있을 것이라고 바라지는 안았지만, 삼각점마저 없다.

정상 2m 정도가 푹 꺼져있는 것을 보고 놀라지 안을 수 없었다.

 

봉우리 한 가운데에 군 벙커를 넓게 만들어 놓았는 데~

사용 안 한지 오래되어 구조물 전체가 무너져 흉물스럽게 보였다.

 

삼각점이라도 있을 듯한 봉우리인데, 벙커를 짖느라 없어졌나?

아쉬운 부분이다.

 

 

 

 

 

이 낮고 볼품없는 산에 누군가 왔다 간 흔적이다.

꼬리표 두 개 있는 것을 보면...

그들 역시 산꾼임에 틀림 없으리~~

 

 

 

 

 

배낭에 있는 와라바라산악회 시그널을 찾아 매달아 놓는다.

 

외지에서도 왔다 갔다는 표시를 해놓았는 데~

체면상 춘천의 꼬리표 하나쯤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오늘 산행 시간이 너무 늦었다.

서둘러 순환도로로 내려선다.

 

 

 

 

 

용산교차로로 내려서서 좌측으로 걸어간다.

 

 

 

 

 

용산 3리 마을회관 앞의 용산3리 정류장에서 오늘 산행을 마무리한다.

 

그저 무심하게 지나치기만 했던 산~

가까이 있는 그 아리산을 알게 되어 보람을 느낀다.

 

날이 늦어 저녁을 먹고 들어가기로 한다.

사우사거리에서 소양2교 건너기 전에 "화룡양꼬치"라고 있다.

나는 후평동에 있는 "양꼬치집"이 입맛에 맞아 다니는 곳인데~

여기서 거기까지는 거리가 너무 멀어 이곳에 자리 잡는다.

 

"양등갈비+양꼬치+마파두부" 세트메뉴에

최병서 얼굴 사진이 있는 설원 450ml 한 병을 시켰다.

설원은 흑용강성 청정지역에서 빚은 깔끔한 술로 알콜 30% 함유로

기름기 있는 중국요리랑 같이 마시면 찰떡인 고량주다.

 

고량주란 이름은 대만에서 왔다.

대만 진먼다오(金門島)나 산둥반도 옌타이(煙臺)가 유명 산지라

이 지역 출신 화교가 주로 자리 잡은 우리나라 중국 음식점에서 판매했다.

 

‘배갈’이라 불리는 중국 술은 백주(白酒)  즉, 바이주에 속한다.

배갈은 흰 백(白)자에 ‘수분이 거의 없는 알코올’을 뜻하는 간(干)이 합쳐진 배간(白干)에서 유래했다.

중국 현지에서는 배갈을 ‘바이간’ 혹은 ‘바이간얼(白干兒)’이라고 읽는다.

 

배도 부르고, 거나하게 취해 집에 도착하니 10시 가까이 되었다.

즐겁고 보람찬 하루였다.

 

다음 산행은 먼저 가기로 하고 아리산 때문에 밀려버린~

모란봉, 한봉(칠금봉), 까투리봉을 이어 걷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