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에 있는 산과 봉」
국립지리원 1/25,000 지도와 1/1,000 지도를 보면
춘천에는 산 42개와 봉 43개를 합해서 총 85개의 산과 봉이 있다.
가장 높은 산은 가리산(1,060m)으로 춘천시 동면과 북산면의 경계에 있고
가장 낮은 산은 상중도에 있는 고산(99m)으로 춘천시 중도에 소재한다.
가장 높은 봉은 화악산 응봉(매봉 1,436m)으로 춘천시 사북면 지암에 있고
가장 낮은 봉은 서주봉(105m)으로 서면 신매리에 있으며,
가장 낮은 산인 고산과 북한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다.
산도 유행을 탄다.
입문했을 때는 유명 산만 오르고 싶어 한다.
그러다 차츰 익숙해지면 고도를 높여 설악산, 지리산, 한라산을 찾고~
더 나가서는 외국 2000m 이상 산들을 찾게 된다.
나 역시 그런 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이제는 고향의 나지막한 산을 찾아다닌다.
산이라고 할 수도 없는 낮고, 볼품없고, 조망도 없거니와~
늘 가까이서 보아왔으니 기대치나 신비감이 떨어진 탓 일수도 있을 게다.
그러나 접근성이 용이해서 좋고, 늦게 출발해도, 늦은 시간에 내려와도 괜찮다.
배낭에 짐 많이 챙기지 안아서 좋고, 아무 때나 떠날 수 있어 좋다.
춘천에 대해 몰랐던 것을 알아가는 재미도 있고...
그렇게 "춘천 무명산 찾아보기"를 시작한 지가 5년쯤은 되었으리라 본다.
오늘은 고산과 까투리봉을 다녀오기로 한다.
물론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며, 들머리에서 부터는 걸어야 한다.
1) 자택 : 춘천시 퇴계로 220-20
2) 고산(98.6m) : 춘천시 중도동 205-1
3) 까투리봉(204m) : 춘천시 송암동
4) 태봉(111m) : 춘천시 서면 현암리 산 52-1
5) 장군봉(188.1m) : 춘천시 서면 금산리 산 66
6) 서주봉(106m) : 춘천시 서면 신매리 산 63-1
트 랭 글
2) 중도의 고산에 들렸다 집으로 돌아오는 코스다.
1) 집에서 출발하여 까투리봉을 먼저 오르고
12:35 집에서 출발할 때 트랭글을 구동시켰어야 했는 데 까먹고 그냥 나왔다.
사진을 찍으려고 하니 이제야 생각이 난다.
3.4km/14m 거리와 시간이 덜 기록되었다.
남춘천여중 옆 도로에서 호반장례식장 방향으로 자전거를 몬다.
사거리를 지나 직진하여 낮은 언덕을 오르면 된다.
호반장례식장 앞 사거리.
직진하여 강원체고 앞으로 가야 한다.
강원체고 앞에는 춘천공공사격장이 들어서고~~
강원체고 앞에서 송암스포츠타운 방향으로 좌회전한다.
송암스포츠타운 주 경기장 뒤로 보이는 산이 오늘 목적지이다.
뒤로는 드름산~의암봉 능선이 보이고,
그 앞으로 까투리봉 능선이 있다.
삼악산은 박무로 인해 조망이 별로다.
드름산, 의암봉, 삼악산, 까투리봉이 한눈에 들어오고~~
사농동현대아파트에 살고 있는 산아님을 여기서 만난다.
집에서부터 북한강자전거길을 따라 걸어오는 중이라고~~
2015년 9월 28km/7h30m 걸려 종주했던 기억이 난다.
갈길이 반대니, 소양 2교 부근에서 다시 만나기로 했지만 성사가 될지 모르겠다.
막걸리 아니면 저녁식사라도 함께 해야 되는 데...
옛 선배님들 말이 하나도 틀린게 없다.
술이 땡기면 아직 건강한 거라고~~
요즘은 자꾸 피하고 싶어 진다.
일주일이나 열흘에 한 번이 딱 좋다.
1급 발암물질이라지만 우리나라 술 인심은 법에서도 허용되지 않는가?
술을 먹으면 알코올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유전자 독성 화합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가 발생한다.
그것을 해독하려면 알데히드 탈수소효소가 필요한데~
유전적으로 부족한 경우 간암, 구강암, 식도암, 인두암, 대장암, 유방암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
한국인의 20∼25%가 유전적으로 알데히드 탈수소효소가 부족하다고 한다.
건강검진 때마다 대장에서 용종, 선종을 떼어낸다.
귀여운 손주 녀석들 커가는 모습 오래도록 보려면 더 노력해야 한다.
그런데 오늘 술 약속이 있다.
13일, 16일 그리고 오늘 22일.
열흘 동안 세 번을 먹게 된다.
그래 오늘 먹고 4/1일까지 먹지 말자.
강원체육회관 앞에 까투리봉이 위치하고 있다.
13:04 여기서부터는 자전거를 세워 놓고 등산을 해야 한다.
돌담 끝에 좁은 돌계단이 만들어져 있다.
양지바른 쪽에 봉분이 만들어 있고~~
까투리봉 정상이 보인다.
13:24 까투리봉 정상에는 만산동호회, 안평의 시그널이 보이고
작년 12월 말에 올라와서 달아 놓은 와라바라산악회 꼬리표도 보인다.
잣나무 숲을 지나고~~
간혹 우측으로 송암스포츠타운이 스쳐 지나간다.
생강꽃이 피었다.
올해 처음 만난다.
그윽한 향이 너무 좋다.
햇볕이 잘 드는 곳이나 반그늘 지역에 자라며 습기가 있는 토양에서 핀다.
산동백나무라고도 하며 꽃이 지면 잎이 돋는다.
꽃봉오리 두 개를 따서 양쪽 콧구멍에 들이민다.
호흡이 깊어지니 향기가 가슴속 깊은 세포까지 파고드는 느낌이다.
확실히 산행 횟수가 많이 줄어들었다.
이제야 생강꽃을 만나니 말이다.
한참 때 산 70%, 테니스 30% 였던 것이~
이제는 테니스 60%, 자전거 30%, 등산 10%로 바뀌었다.
무릎관절 보호를 위해 운동량을 좀 더 줄여야 하는 데...
여기도 묏자리가~~
죽어서 이렇게 좋은 자리에 있으면 뭐하노?
살아 있을 때 이런 곳에서 먹고, 자고 해야지...
전생이나 윤회는 존재하는 걸까?
소양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지점~~
붕어섬이 살짝 보인다.
강 건너는 박사마을이 있는 서면이다.
능선의 숲길을 따라 봉우리 끝까지 가보기로 한다.
13:52 여기가 까투리봉 능선 끝부분이다.
좌측의 의암봉이 한층 높아 보인다. ㅎ~~
잣나무 숲을 다시 지나고~~
까투리봉 정상의 삼각점에는 아무 표시도 없다.
갈림길 조심~~
좌측으로 가야 원점회귀다.
14:14 한 시간 십 분 동의 까투리봉 산행이 끝나고 원점회귀했다.
그런데 산행이 아니고 봉행이라고 해야 하나?
등산은 산에 오르는 것이고, 등봉은 봉우리에 오르는 것으로 구분해야 하나?
산과 봉은 어떻게 구분되는 걸까?
독립적으로 있는 봉우리는 높이가 낮더라도 산이란 명칭을 부여하지만,
산 안에 속하는 봉우리는 아무리 높아도 봉이란 명칭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자전거를 보니 기쁘다. 요즘 자전거 타는 즐거움에 흠뻑 빠졌다.
2년 전에 만난 저 자전거는 내 무릎보호 역할을 톡톡이 해준다.
어디를 가나 타고 다닌다.
나의 수족이나 마찬가지다.
전해준 사람을 어찌 잊으리오~~
의암호자전거길로 내려와 까투리봉 능선을 바라본다.
봉우리가 두 개 있으니 산이 아니고 봉이다.
우측의 봉우리가 없으면 까투리산이 되었으리라~~
의암호자전거길은 정말 잘 만들어 놓았다.
공지천-의암-서면-신매대교-소양2교-공지천 : 28km
거기에 춘천댐을 플러스시키면 43km.
소양2교-우두산-소양7교-내수면자원센터-철새도래지-소양2교 : 19km
공지천-서면-춘천댐-소양2교-우두산-소양7교-철새도래지-공지천 : 60km
춘천역-춘천대교-상중도-하중도-춘천대교-춘천역 : 14km
호반의 도시 춘천에 사는 기쁨 중에 산도 많고, 강도 많지만~
이렇게 호수를 바라보며 자전거를 탈 수 있는 기쁨은
때로 지쳐있는 마음에 위안을 주곤 한다.
춘천삼악산호수케이블카
춘천대교.
저 다리가 어서 서면까지 연결되어야 하는 데...
공지천 "춘천시야외공연장"에서는
"세계 물의 날 사랑 축제"가 열리고...
춘천대교를 건너며 춘천시 밀집지역을~~
의암호와 드름산, 향로산 그리고 삼악산~~
늘 봐도 아름다운 풍경이다.
하중도에 자리 잡은 레고랜드.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곳~~
미래에 이곳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
춘천의 진산인 봉의산과 강북지역을~~
봉의산과 춘천 시내 방향 그리고 지나온 춘천대교~~
다음 기회에 자전거 타고 가야 할
서면행정복지센터 뒤의 장군봉~~
그 뒤로는 북배산이 높게 솟구쳐 있다.
어릴 적 기억이 많이 남아 있는 소양로와 우두벌~~
상중도에 들어와서 고산을 향해 가고 있다.
앞에 보이는 숲이 고산(99m)이라고 하면 헛기침부터 나오지 않을까? ㅎㅎ~
그래도 실망마시라~
어엿이 다음, 네이버 지도에 등록되어 있는 산이다.
15:17 자전거 타느라 몇 번을 스쳤지만, 이렇게 오르기는 처음이다.
덤불 사이로 길이 어렴풋 나있고~~
일부러 면바지를 하나 사 입었다.
자전거 복장으로는 어림없다.
잠시 후 정상에 닿고~~
역방향이라 사진이 좀...
와우~~
조망은 그럴듯하다.
봉의산을 중심으로 시내가 한눈에...
대룡산 아래 춘천시내~~
몽가북계 능선과 서면 박사마을 그리고 북한강~~
멀리 삼악산과 몽가북계 능선~~
북한강은 의암호에 잠들고..
북배산으로 지는 노을 경치가 그만인데...
고산 정상의 시그널~~
만산동호회와 서울합정동은 춘천 곳곳 안 다니는 곳이 없다.
여긴 내가 처음일 거야? 하면~~
늘 그들의 인기척이 먼저 놓여 있다.
만 산을 언제 다 다니뇨...
고산에 기암도 있고~~
15:43 기암 사이로 빠져나오는 등로가 있다.
산 허리를 감싸는 도로를 따라 잔차 있는 곳까지는 채 1분이 걸리지 않는다.
그만큼 산이 작다는 얘기다.
하지만 그렇게 볼 것도 아니다.
수 백 년 전에는 많은 문인들이 이곳에 올라 멋진 시 한 수를 읊었을 게다.
의암댐이 없다고 상상해 보라~
이곳 고산은 신사우동과 맞물린 육지이고
앞으로는 자양강이 흐르고, 뒤로는 우두강이 흐르는 삼각지 위에 솟은 고산이었을 게다.
고산의 여러 풍경들~~
[한시로 본 춘천] 옥산포와 고산 그리고 명농정
춘천의 고대 역사박물관
고대 춘천은 소양강과 매강 사이에 신북읍~우두벌~중도로 연결되는 축을 중심으로 역사가 진행되었다.
이 축을 중심으로 고대 맥국 관련 유물이 국내 최대로 발굴되고 있으며 지금도 진행형이란 점에서,
이 축은 고대사 야외박물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고대 맥국의 중심지 가운데 하나였던 중도는 의암댐 건설로 만들어진 섬이다.
중도는 의암호가 형성되기 이전에는 섬으로 인식되지 않았다.
즉, 의암댐 건설 이전에는 중도는 신사우동과 이어진 뭍으로 인식되었다.
고대 춘천의 중심은 신북읍 발산~우두산~고산
신북읍 발산과 우두동 우두산이 고대 춘천의 중심적 기능을 한 산이었고,
우두벌은 고대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춘천 일대의 최대 곡창지대였다.
지금 상중도에 있는 고산 또한 고대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주요한 지점이라고 할 수 있다.
즉 고대부터 신라가 춘천을 다스릴 때까지 춘천의 중심은 신북읍 발산~우두산~중도 고산이 된다.
고산의 또 다른 이름 옥산
조선 시대 매월당 김시습도 고산에 올라 세상의 부귀와 명리(名利)를 버려버리고 자연 속에서 살고 싶다는 시를 쓰면서 문헌에 나타난다. 여기에 고산만이 지닌 외형적 특징에 의미 있는 설화가 결합하여 이름이 생겨났으며, 여기에는 지역의 주권 주체인 주민의 뜻이 반영되기도 하였다. 이러한 의미로 생겨난 이름이 부래산(浮來山)과 봉추대(鳳雛臺)이다.
성현(成俔, 1439~1504)이 기록한 《황정명농정기(黃正明農亭記)》를 살펴보면 고산의 또 다른 이름을 찾을 수 있다.
장백산(長白山)의 줄기는 남쪽으로 구불구불 이어져서 동쪽 경계 수 백리를 지나 강원도(江原道)에 이르러서 우뚝하게 자리를 잡으며 큰 고개를 이루고, 능선이 나누어져 동서로 아름다운 구역을 무수하게 이룬다. 춘주(春州)의 들판은 관서(關西)에서 최고가 되는데, 그 진산(鎭山)을 ‘봉악(鳳岳:봉의산)’이라고 부른다. 고을의 북쪽 교외(郊外)에 또 우뚝하게 솟아 길게 이어진 것이 있으니, ‘우두산(牛頭山)’이라 부른다. 두 개의 큰 하천이 있으니, 그 하나를 소양강(昭陽江)이라 부르는데, 인제(麟蹄)로부터 나와서 우두산을 품고 봉악(鳳嶽)의 북쪽 끝에 닿고 흘러간다. 그 다른 하나를 모진강(母津江 : 또는 매강)이라고 부르는데, 낭천(狼川)으로부터 나와서 우두산 서쪽을 등지고 소양강으로 흘러 들어간다. 두 강물 사이로 깎아지른 듯이 우뚝 솟아 기괴함을 드러내고 있는 것을 ‘옥산(玉山)’이라 한다. <성현(成俔, 1439~1504) 《황정명농정기(黃正明農亭記)》>
소양강과 모진강 사이에 깎아지른 듯이 우뚝 솟아 기괴함을 드러내고 있는 봉우리가 있으니, 그 봉우리는 다름 아닌 고산이다. 이 고산을 가리켜 성현은 옥산으로 분명하게 기록하고 있다. 이를 통해 신사우동 위도 앞 ‘옥산포’는 옥산으로 가는 배 터였음을 알 수 있으며, 그 옥산이 바로 고산이었음을 알 수 있다.
옥산과 명농정 그리고 시 한 편
황정 《황정명농정기(黃正明農亭記)》에서 ‘황정(黃正)’은 제용감정(濟用監正)을 지낸 황윤형(黃允亨)의 별명.
《황정명농정기(黃正明農亭記)》에 나오는 명농정이 정확히 어디에 있었는지 알 수 없다. 다만, ‘고산(옥산, 玉山)’에서 바라다보이는 곳이며, 춘천의 최대 농작지인 우두벌도 조망할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성현은 명농정 관련하여 시를 다음과 같이 읊었다.
작은 정자 홀로 우뚝하여 잔잔한 호수를 베고 小亭孤絶枕平湖
언덕을 낀 청산은 엎어놓은 술잔 같구나. 夾岸靑山似覆盂
샘 달고 땅은 기름지며 굽이굽이 구비길 泉土肥甘盤谷路
연기 낀 숲은 어둡고 조용하여 망천이라. 煙林暗澹輞川圖
무성한 목화는 안갯속 뾰족한 싹을 내고 芊綿翠霧秧針秀
웃자란 벼는 저물녘 구름에 이삭을 팼네. 䆉稏黃雲稻穗敷
농사나 밝히며 돌아가 은거하려 하였으나 欲遂明農歸隱計
조정에 정사(正邪)의 일로 괴로이 얽혔네. 鵷庭朱紫苦相紆
명농정은 관직 생활을 그만두고 춘천으로 돌아와 농사를 짓고자 했던 황윤형이 지은 농막에 붙인 당호다. 그곳에서 바라보는 경치가 아름다워서 왕유와 관련된 망천에 비유되기까지 한 정자이기도 하다. 명농정은 황금벌판인 우두벌과 홀로 고고했던 고산이 바라다보이던 곳에 있었으며, 또 하나의 춘천 절경 지였기에 소양 8경에 하나인 고산낙조(孤山落照)에 명농정을 함께 보태보고자 한다.
허준구 (춘천문화원 춘천학연구소장)
출처 : 《춘천사람들》 - 시민과 동행하는 신문 (http://www.chunsa.kr)
16:30 날이 따뜻하니 봄은 봄이로다.
이제 차츰 연녹색의 어린 새싹이 피어오르겠지?
그 고운 색깔이 너무 기다려진다.
내게 남은 봄은 몇 개나 될까?
생강나무꽃 향기가 벌써 그리워진다.
'춘천권역 > 춘천 무명산 찾아보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덕두원 태실~용산리 태실 (0) | 2023.04.08 |
---|---|
태봉-장군봉-서주봉 (0) | 2023.03.25 |
고산-태봉-장군봉-서주봉 (0) | 2023.02.09 |
모란봉-한봉-드름산-의암봉-까투리봉 (0) | 2022.12.26 |
우두산~아리산 (0) | 2022.12.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