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고른 텐트 하나, 열 호텔 안 부럽다.
월간마운틴 글 안준영 입력 2014.04.08 09:48 수정 2014.04.08 09:50
백패킹이란?
캠핑과 트레킹에 필요한 장비를 짊어 메고 자연 속을 트레킹하며 다니다가 자연 속에서 야영을 하는 아웃도어 활동을 가르키는 말이다.모든 장비를 자신의 힘으로 들고 가야 하니 당연히 부피와 무게에 민감해질 수밖에 없다.
↑ 서곡 야영장 모습
그래서 백패커들은 오토캠핑에서 사용하는 패밀리 텐트보다 더 작고 가벼운'알파인 텐트'를 사용한다.
또는, 오토캠핑을 하면서도 장비를 간소화하려는 이들도 알파인 텐트를 선호하고 있다.
알파인 텐트는 주로2~3인용으로 출시되고 있으며, 패밀리 텐트에 비해서 주거성이 떨어지므로 가족 단위 캠퍼들에게는 다소 맞지 않을 수도 있다.
● 가벼운 캠핑이 좋아-알파인 텐트
↑ 마운틴하드웨어 옵틱2.5
마운틴하드웨어 옵틱2.5
두 개의 문이 붙어 있으며,주변 경관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게 특징이다.
2인용이며,백패킹용으로 사용하기 좋다.
무게: 2.6kg. 바닥 면적: 3.4㎡. 패킹 사이즈: 18 x 58cm. 재질:본체- 20D메쉬
바닥- 70D나일론 타프다3000mm내수압. 플라이- 75D폴리에스터 타프타1500mm내수압
폴- DAC프레스피트. 가격: 310,000원
구입·문의:마운틴하드웨어(kr.mountainhardwear.com) 02-540-0277
↑ 이스턴 림락1•2•3
이스턴 림락1•2•3
사각 형태로 자체 지지가 되는 알파인 텐트다. 1인용부터3인용까지 있으며,큰 출입문이 있어 출입이 편리하다.
무게: 1.43kg/2.4kg/2.69. 규격: 1.9㎡/3.25㎡/4.1㎡
패킹 사이즈: 38 x 15.2cm/58.4 x 17.8cm/58.4 x 20.3cm
재질:본체- 40D메쉬. 바닥- 70D나일론3000mm내수압
플라이- 68D폴리에스터1500mm내수압. 폴-이스턴 프리미엄 알루미늄
가격: 298,000원/399,000원/490,000원
구입·문의:쎄로또레(www.cerrotorremall.com) 02-903-9714
↑ 인테그럴 디자인MK2라이트
인테그럴 디자인MK2라이트
인테그럴의 익스페디션 시리즈 중 하나인 텐트로,별도로 판매하는MK2 Vestibule을 이용해 텐트 출입구를 확장하여 장비 보관용 창고로 활용할 수 있다.또한, MK2링크를 이용하면 두 개의MK2·3텐트를 연결할 수 있다.
무게: 2kg. 규격: 130 x 225 x 110(H)cm. 패킹 사이즈: 60 x 16cm
재질:본체- 15D eVent원단. 바닥- 70D나일론. 폴- DAC FL. 가격: 990,000원
구입·문의:카라반캠프(www.caravancamp.co.kr) 02-956-2895
↑ 테라노바 솔라 포톤2
테라노바 솔라 포톤2
3계절·2인용이며,무게1kg이 채 안 되는 초경량 텐트다.텐트 팩으로 티타늄을 사용했다.
무게: 975g. 규격: 130 x 225 x 110(H)cm. 패킹 사이즈: 40 x 15cm. 재질:바닥- 5000mm내수압.
플라이- 3000mm내수압. 폴- 8.5mm / 8mm DAC Y-pole. 가격: 590,000원
구입·문의:아웃도어브릿지(www.odbridge.com) 02-2242-1919
↑ 블랙다이아몬드 피츠로이
블랙다이아몬드 피츠로이
2~3인용의 텐트이며,벽면이 가파르게 설계되어 있어서 비나 눈이 잘 흘러내린다.
무게: 3.2kg. 규격: 236 x 152 x 102(H)cm. 바닥면적: 3.34㎡. 패킹 사이즈: 23 x 48cm
재질: Todd-Tex원단. 벽면- 7,000mm내수압. 바닥- 10,000mm내수압. 가격: 1,290,000원
구입·문의:비디코퍼레이션(www.blackdiamondkorea.com) 1644-4807
↑ 블랙다이아몬드 아와니
블랙다이아몬드 아와니
4계절·2~3인용의 텐트이며,양방향으로 열 수 있는 출입구가 특징이다
무게: 3.14kg. 규격: 229 x 135 x 114(H)cm. 바닥면적: 3.08㎡. 패킹 사이즈: 20 x 48cm
재질: Todd -Tex원단. 벽면-7,000mm내수압. 바닥-10,000mm내수압. 가격: 1,160,000원
구입·문의:비디코퍼레이션(www.blackdiamondkorea.com) 1644-4807
↑ 블랙다이아몬드 스카이라이트
블랙다이아몬드 스카이라이트
2~3인용의 텐트이며,앞면은 큰 메쉬 소재의 이중 벽면으로 설계됐다.
무게: 2.26kg. 규격: 224 x 178 x 107(H)cm. 바닥면적: 3.4㎡. 패킹 사이즈: 18 x 30cm
재질:나노쉘드 윈드 원단. 벽면- 900mm방수. 바닥- 2,000mm방수. 가격: 860,000원
구입·문의:비디코퍼레이션(www.blackdiamondkorea.com) 1644-4807
● 텐트도 무겁다,더욱 가볍게! -비비색
↑ 블랙다이아몬드 바이파드 비비
블랙다이아몬드 바이파드 비비
스크린 통풍구를 통해 공기순환이 원활하며 호흡시 공기가 밖으로 배출된다.지퍼 개폐식의 대형 출입구를 채용하여 출입이 수월하며,방수 테이핑 처리를 하여 우천 시 누수현상을 개선했다.
무게: 830g. 규격: 234 x 76 x 51(H)cm. 바닥면적: 1.72㎡.
패킹 사이즈: 18 x 30cm. 재질: Todd-Tex원단. 가격: 443,000원
구입·문의:비디코퍼레이션 (www.blackdiamondkorea.com) 1644-4807
↑ 블랙다이아몬드 스포트라이트 비비
블랙다이아몬드 스포트라이트 비비
나노쉘드 원단을 사용한 비비색으로,바이파드 비비보다 더 가볍고,작고 가격도 저렴한 편.
무게: 510g. 규격: 234 x 76 x 51(H)cm. 바닥면적: 1.7㎡
패킹 사이즈: 10 x 19cm. 재질: Todd-Tex원단. 가격: 443,000원
구입·문의:비디코퍼레이션(www.blackdiamondkorea.com) 1644-4807
기술수업 | 롤 매트리스를 수납하는 8가지 방법
공기 주입식 매트리스는 스폰지나 폼 형태의 롤 매트리스(roll mattress)에 비해 부피와 수납에 있어 백패커들에게 혁신적인 기여를 해주었습니다. 요즘 가벼운 무게와 함께 편안함과 높은 R-Value까지 더해져 많은 백패커들이 선호하고 있습니다.
사실 공기 주입식 매트리스 기술이 많이 발전했다 해도 아직까지 전통적인 롤 매트리스가 가진 간편함을 따라갈 수는 없습니다.
이는 며칠에 걸쳐 떠나는 백패킹이나, 추운 겨울철에 더욱 그러합니다.
힘든 트레킹을 마치고 피곤한 몸으로 텐트를 치고 난 후, 공기 주입식 매트리스를 불려고 할 때 현기증이 날 정도입니다.
또한 한겨울에는 매트리스에 입으로 바람을 불어넣을 경우 습기가 매트리스 안으로 들어가 얼기 때문에 잠잘 때 냉기가 더해질 수 있습니다. 이런 기온차이로 인해 매트리스 안쪽의 공기 부피가 변해 구멍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애써 불어 놓은 매트리스의 바람이 빠져있는 것을 쉽게 경험합니다.
근래에는 입으로 부는 대신 펌프를 이용해 비교적 쉽게 매트리스를 부풀릴 수 있지만, 철수할 때 무릎으로 눌러 일일이 바람을 빼고 조그만 가방에 잘 접어 넣은 일은, 매우 귀찮고 철수를 더디게 하는 '고역' 중 하나 입니다.
반면 간편하고 손쉽게 펼치고 접을 수 있는 롤 매트리스는 신속한 설치와 간편한 철수, 그리고 휴식 때에도 쉽게 꺼내어 쓸 수 있으므로, 기동성이 매우 좋습니다. 반면 가장 큰 걸림돌은 커다란 부피입니다.
레귤러 사이즈 매트리스의 폭은 약 50cm로 성인 남성이 편안하게 눕기에는 다소 좁고, 그렇다고 60cm의 라지 매트리스를 쓴다면, 말아서 외부 수납 할 때 배낭 폭을 많이 벗어나기 때문에, 운행에 불편을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요사이 공기 주입식 매트리스의 편안함에서 점점 간편한 롤 매트리스로 '귀의' 하는 백패커들을 많이 봅니다.
어쩌면 '귀차니즘'과 '빨리빨리'에 익숙한 국내 백패커들에게 전통적인 롤 매트리스가 더 어울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롤 매트리스를 배낭에 수납하는 다양한 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보유한 배낭의 디자인과 구조를 잘 살펴보세요. 대부분 대형 배낭은 롤 매트리스를 수납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들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다양한 웨빙홀을 설치하여 외부 수납확장성을 높이기도 하는데, 혹 이러한 기능이 제공되지 않더라도 비너나 스트랩을 이용해 다양한 위치에 응용하여 매트리스를 수납할 수 있습니다.
물론 배낭의 디자인과 개인의 패킹 스타일에 따라 다양하고 자유롭게 거치 할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운행 중에 안정적으로 매트리스를 매다는 것입니다.
자 그럼 여러분은 어떤 방법을 가장 선호하시나요
1. 배낭 하단 수평 거치
가장 일반적인 거치 방법입니다. 많은 대형 배낭들이 스트랩 홀을 제공 하고 있으며 안정적으로 매트리스를 매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위치에 가벼운 매트리스 외에 무게가 나가는 텐트 등을 수납하게 되면 어깨와 허리에 하중이 많이 부하되어 무리가 가므로 가급적 가벼운 매트리스나 담요 정도를 수납하는 것이 좋습니다.
2. 배낭 헤드 수평 거치
배낭 헤드에 주로 제공되는 스트레치 코드나 스트랩 홀을 이용해서 수납할 수 있습니다.
스트레치 코드로 매트리스를 수납할 경우 매우 타이트하게 조여야만 운행 중 흔들리는 것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3. 배낭 측면 수직 거치
부피가 작은 지라이트(Z-lite) 등과 같은 접이식 매트리스에 효율적인 거치 방법입니다.
꽤 실용적인 방법이기는 하나, 일명 '각' 을 중시하는 유저들에게는 그리 선호되지 않기도 합니다.
4. 배낭 바닥 수평 거치
대형 배낭의 경우 바닥 쪽 에어매트리스 연결용 스트랩 홀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이 부분에 매트리스를 거치하게 되면 배낭 바닥도 보호할 수 있지만, 반대로 매트리스가 손상될 수 있으니, 커버를 씌워 주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5. 배낭 중앙 수직 거치
일부 배낭들은 중앙에 세로로 매트리스를 거치할 수 있도록 웨빙홀을 제공하는 모델이 있습니다.
이는 매트리스로 인한 운행 폭이 늘어나는 것을 방지해 주므로 매우 효율적인 거치 방식입니다.
6. 배낭 중앙 수평 거치
배낭 디자인에 따라 헤드 포켓을 연결하는 스트랩 틈을 이용해 중앙 쪽에 매트리스를 수평으로 거치할 수도 있습니다.
7. 헤드 포켓 하단 거치
짐을 넣고 헤드 포켓을 덮기 전에 매트리스를 걸치고 그 위로 헤드 포켓을 덮는 방식입니다.
안정적으로 매트리스를 수납할 수 있지만, 짐을 많이 넣을 경우, 배낭 키가 커져 여분의 공간이 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8. 배낭 내부 수납배낭
외부에 주렁주렁 다는 것을 싫어하고, '각'을 중시하는 국내 등산인분들이 선호하는 방법입니다. 매트리스를 넓게 펼쳐 배낭 안쪽 외곽으로 두른 후 내부에 장비를 수납하는 방식으로 배낭 각을 잡아주는 데는 좋지만, 그만큼 내부의 수납공간이 줄어들어, 공간 활용에는 비효율적인 면도 있습니다.
트레킹 | 겨울 울릉도 나리분지 야영
호텔보다 근사한 설동에서 보낸 하룻밤 월간 아웃도어 글 사진 쟈니 블랙 입력 2014.04.07 18:03
섬!
육지와는 떨어져 있으며 사면이 바다로 둘러 쌓여있는 그곳은 언제나 필자의 마음을 설레게 만드는 신비로운 매력이 가득한 곳이다.
그중에서도 울릉도는 다른 섬이 가지고 있지 않은 몇 가지 특별한 매력이 있는 곳으로, 오래전부터 '언젠가는 꼭 한번 가보고 싶다'고 다짐했던 곳이기도 하다.
흔히들 눈꽃 산행이나 동계 비박 산행의 명소로 선자령이나 덕유산 등을 꼽는다. 하지만 울릉도를 다녀온 필자가 확실하게 장담할 수 있는 것은 울릉도의 적설량은 국내 그 어떤 곳에서도 맛볼 수 없는 극한을 경험하게 해준다는 것이다.
지금부터 결코 의도하지 않았던 9박 10일간의 울릉도 대탐험을 2회에 걸쳐 써내려가고자 한다.
울릉도에서 직접 판 설동에서 한 컷.
갓 잡은 울릉도 오징어는 꿀맛
이번 여정은 전라도 지역을 여행하며 알게 된 호진이와 캐나다 친구이자 서핑제자인 브랜든이 함께했다.
오래전부터 이번 울릉도 여행을 계획했던 우리는 집결지인 포항으로 모였다.
그러나 이번 여행은 처음부터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포항과 울릉도를 오가는 배편이 기상 악화로 인해 결항된 것이다.
결국 우리는 이틀 후에 강원도 묵호항에서 출발하는 배편을 이용하게 됐다.
설레는 마음도 잠시,
한번에 800명 이상이 탑승할 수 있는 거대한 페리가 파도에 속수무책으로 요동치기 시작했다. 여기저기에서 배멀미를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미 필자는 정신줄을 놓고 바닥에 드러누운 지 오래. 배멀미가 심할때엔 바닦에 눕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먼저 예약한 배는 결항으로 놓치고 이틀 뒤에 타게 된 울릉도행 페리호.

현지주민이 직접 낚시한 오징어. 먹어본 오징어 중 최고의 맛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하늘은 온통 먹구름이 가득 차있었고 쉴 새 없이 진눈깨비가 내리고 있었으며 도동항 주변은 뾰족한 산들로 둘러 쌓여있었기 때문이다.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도착한 도동의 한 식당에서 주인아저씨는 이런저런 정보를 알려 줬다.
일단 성인봉으로 가는 모든 루트는 어제부터 내린 눈으로 폐쇄됐다는 것. 나리분지는 그곳을 향하는 유일한 도로인 천부에서 나리분지까지 이어진 길이 모두 폐쇄되었다고 했다.
버스에서 내려 해안도로를 따라가며 적절한 야영지를 구축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처음부터 만만치 않았다. 차가 다니는 도로를 제외하고는 모든 길에 눈이 덮여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코너를 몇 번 돌아 나오니 적당한 정자가 하나 나타났다. 진눈깨비를 피하게 해줄 유일한 구조물이었다.
우선 가지고 간 눈삽과 슬링을 이용해 텐트의 플라이를 고정해 야영지를 구축했다.
아래쪽 갯바위에서는 바다낚시를 즐기는 동네 분들이 우리에게 생물 오징어 2마리를 건넸다. 아무렇게나 던져진 오징어를 눈 위에서 해체작업을 하고 큼직하게 썰어 프라이팬으로 구웠다. 살면서 오징어가 그렇게 맛있게 느껴지기는 처음이었다.
3박 4일 일정을 무보급으로 진행할 생각이었기에 저마다의 배낭에는 각종 장비와 식량까지 대략 25kg 이상이 들어있었다.
게다가 이곳은 어디 하나 온전한 길이 없는 눈밭이었다. 그렇게 눈을 헤치며 우리는 태하등대까지 도착했다. 평소 같으면 30분이면 충분한 거리를 몇 시간이나 걸려 도착했다.
그러나 눈앞에 펼쳐진 경치는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나리분지를 가기 위해서는 해안가에 자리한 천부 마을까지 버스로 이동한 뒤 그곳에서 마을버스를 타야 한다.
그런데 그 유일한 길이 제설작업이 전혀 되어있지 않아 천부마을에서 나리분지까지는 걷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이었다.
천부마을에서부터 나리분지까지는 대략 4.5km,
'까짓것 별거 아니지 뭐'라고 생각했으나 나리분지의 눈은 장난이 아니었다.
발은 푹푹 빠지고 습설이 달라붙은 아이젠은 미끄러지기 일쑤였다.
아니 어떻게 이렇게 처음부터 끝까지 오르막일 수가 있는 건지. 게다가 도착한 날부터 시작된 눈은 끝날 줄 모르고 내리고 있었다.
천부버스터미널을 출발한 지 3시간 반 만에 드디어 눈에 들어온 나리분지는 온통 흰 눈의 세상이었다. 집들은 이미 온통 눈에 덮여있었고 주민들은 하나같이 지붕에 쌓인 눈을 치우고 있었다.
언제 배가 다시 뜰지도 알 수 없는 상황. 이때부터 우리는 '에라 모르겠다' 모드로 전환, 그냥 정신줄 놓고 이곳을 즐기기로 했다.
우리는 이곳 나리분지에 베이스캠프를 만들고 가볍게 설피와 운행 장비만을 가지고 성인봉을 오르고자 했다.
그러나 우리의 계획은 얼마 지나지 않아 무모해도 너무나 무모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마을에 쌓인 눈과 성인봉 가는 길에 쌓인 눈은 차원이 달랐다. 등산로 또한 매우 협소해 한사람이 겨우 다닐 정도의 길이 대부분이다.
또한 곳곳에 골짜기가 많은데 이 골짜기들에 눈이 쌓이면 깊이 6~10m의 눈구덩이가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혹시라도 실족하면 다음 해 눈이 녹을 때쯤에나 실종자를 찾을 수 있다고 한다.
실제로 설피가 없이는 한걸음도 앞으로 나아 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혹여 넘어지기라도 하면 일은 더 커진다. 울릉도의 눈은 성질이 매우 부드럽다. 다시 말해 다져지며 쌓인다기보다는 소복하게 위로 위로 쌓인다. 한번 넘어지면 어딘가 딛고 일어설 수 있는 곳이 없게 된다. 손으로 짚는 모든 곳이 푹푹 내려간다. 실제로 설피를 신지 않은 브랜든이 넘어지자 그 친구의 가슴높이까지 들어가 버렸다. 그렇게 우리들의 성인봉 도전은 눈밭 뒹굴기로 끝이나 버렸다.
파고 또 파고 그렇게 다 큰 어른들의 눈놀이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계속됐다. 처음에는 그냥 길게 동굴을 만들 생각이었으나 파내다보니 욕심이 끝이 없었다. 선반도 만들고 등을 기댈 의자도 만들고 이것저것을 걸어둘 나뭇가지 기둥도 만들었다.
브랜든은 왼쪽 나는 오른쪽을 맡았다. 각자 자기 자리에 매트를 깔고 천장에는 45도 각도로 비스듬하게 벤틸레이션 구멍도 만들었다.
미리 만들어둔 스노우 블록으로 입구도 적당히 막으니 그야말로 최고로 아늑한 호텔이 되었다.
온통 사방이 하얀 눈으로 되어있는 설동은 생각보다 훨씬 아늑하고 따뜻했다. 그렇게 잠든 우리들. 그러나 새벽 4시 드디어 일이 터지고야 말았다. < 다음달에 계속 >
쟈니 블랙|
20여 년 동안 산·들·바다·강 어디가 됐건 아웃도어라면 사족을 못 쓰고 싸돌아 다녔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아웃도어를 섭렵하는 그날까지'를 모토로 블로그(blog.naver.com/helix136)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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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 2013년 9월 20~22일
장소: 태기산 ~덕고산~봉복산
코스: 신대리 ~낙수대(일박)~덕고산 ~봉덕산
차편 : 승용
회비:5~6만원
개인 준비물
배낭 75L 이상 | 침낭700그람 이상 | 매트리스 | 스틱1조 | 중등산화/샌달 |
가을/우모복 | 텐트슈즈 | 스패츠 | 여분 양말 /장갑 | 모자/반바지 |
여벌 의류(상.하) | 자켓/ 우의 | 수저세트/세면도구 | 의자/시에라컵 | 크린랩/지퍼백 |
물티슈 /화장지 | 행동식/가스 | 라이터/건전지 | 수통 1L 0.7L | 쌀 4컵/김치 |